이방인의 삶

알베르카뮈_이방인

by 아시시

“오늘 엄마가 죽었다.” 로 이 책은 시작합니다.

뫼르소. 그는 <이방인>의 주인공입니다. 엄마와 함께 살았으나, 뫼르소는 경제적인 여건 상 친어머니를 양로원에 보내고, 어느 날 친모의 장례를 치릅니다. 집에 돌아와 여자 친구 마리를 사귀고, '창고 감독'이라 불리는 이웃, 레몽과 친구가 됩니다. 또, 레몽의 정부의 오빠인, 한 아랍인에게 총을 다섯 발 쏘며 감옥 신세를 지게 됩니다.


살인한 이유를 묻자, “태양” 때문이라고 답하는 뫼르소의 대답을 이해할 수 없었던 법정은, 사건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이들을 바탕으로 해결하는 것이 아닌, 주변인을 통해 그의 평소 성격이나 최근 큰 일을 치른 어머니 장례식에 관한 그의 일화를 들춰가며 그를 사건 속에 껴맞추기 합니다. 그는 ‘살인죄’라는 죄목으로 재판장에 섰으나 막상 '살인'에 대한 이야기는 거의 언급되지 않습니다.


뫼르소의 변호사는 참다못해 “도대체 피고인은 어머니의 장례를 치렀다고 해서 기소된 것입니까, 아니면 살인을 했다고 해서 기소된 것입니까?”라고 묻죠.

‘신성한’ 법정이기에 분명, 모든 사람은 사실을 말합니다. 그러나 모든 것이 다 사실이고 어느 것 하나 사실인 게 없는 재판이 벌어집니다. 분명 명확한 사실을 증인들이 말하고 있으나, 뫼르소 편에서 '사실 속의 진실'을 이야기하려고 하면 재판장이 손짓을 하며 증인을 데리고 나가는 패턴이 반복됩니다.

심지어, 변호사는 분명 뫼르소를 위해 변호하는 듯 하나, 유죄를 인정하며 변명을 붙이고, 검사는 유죄를 고발하되 변명의 여지를 주지 않는 것이 이 재판의 현상황입니다. 이에, 묵묵히 입을 열지 않던 뫼르소도 한마디 참견을 하려 했으나, 사건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변호사가 그를 막습니다.



사람들은 나를 빼놓은 채 사건을 다루고 있는 것 같았다. 모든 것이 나의 참여 없이 진행되었다. 나의 의견을 묻는 일 없이 나의 운명이 결정되고 있었다(p.120).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요?

주인공은 자신의 상황을 받아들였습니다.


그래, 그러면 나는 죽는 거지 뭐.

사람은 누구나 죽으니까요. 지금 죽든 몇십 년 후에 죽든 말이죠. 어찌 보면 이미 죽음을 초월한 삶을 살고 있는 것 같은데요, 이는 하나님에게 돌아오라는 사제의 면회가 시작되며 뫼르소의 속내가 표출됩니다. 이유도 모른 체, 뫼르소의 속에서 폭발해 버립니다. 고함을 치고, 욕설을 퍼붓습니다. 기쁨과 분노가 솟구쳐 마음을 쏟아붓습니다.

그는 삶에 대한, 죽음에 대한 확신이 있고 그것을 진리라 믿고 있습니다. 자신의 죄를 인정하기에 그에게 다가올 죽음을 부정하지 않습니다. 자신이 살아온 부조리한 전 생애 동안, 미래의 깊숙한 곳으로부터 한 줄기 어두운 바람이, 아직 오지 않은 세월을 거슬러 올라오고 있음을 말합니다. 누구나 사형 선고를 받고, 그것은 신부 역시 마찬가지라도 말이죠. 그의 외침이, 사람들이 사제를 뫼르소에게 떼어내고, 간수들이 그를 위협하는 상황이 됩니다.

그렇게 쏟아부은 후에야, 뫼르소는 평정을 되찾습니다.



참으로 오래간만에 처음으로 나는 엄마를 생각했다. 엄마가 왜 한 생애가 다 끝나 갈 때 ‘약혼자’를 만들어 가졌는지, 왜 다시 시작해 보는 놀음을 했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거기, 뭇 생명들이 꺼져 가는 그 양로원 근처 거기에서도, 저녁은 우수가 깃든 휴식 시간 같았다. 그토록 죽음이 가까운 시간에 그곳에서 엄마는 마침내 해방되어 모든 것을 다시 살아 볼 준비가 되었다고 느꼈던 것 같다(p.147).


엄마와 평소 관계가 소원해 보인다는 다른 이들의 평판과 달리, 뫼르소는 엄마를 생각하고 엄마를 그리워합니다. 때론, 엄마의 감정을 헤아리며 이해하기도 하고요. 뫼르소는 죽음을 앞두고, 엄마를 생각하며 해방감을 맛봅니다.



세계가 그토록 나와 닮아서 마침내 그토록 형제 같다는 것을 깨닫자, 나는 전에도 행복했고, 지금도 여전히 행복하다고 느꼈다. 모든 것이 완성되도록, 내가 외로움을 덜 느낄 수 있도록, 내게 남은 소원은 다만, 내가 처형되는 날 많은 구경꾼들이 모여들어 증오의 함성으로 나를 맞아 주었으면 하는 것뿐이었다(p.147).


살인을 한 뫼르소는 그에 응당한 대가를 치러야 함은 타당하나, 뫼르소가 아닌 레몽이나 마리와 같은 캐릭터가 그 자리에 있었더라도 사형선고를 받았을까 하는 아쉬운 생각을 해 봅니다.

뫼르소는 다른 사람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자신이 생각하는 바를 그대로 표현하며 살아가는, 특별히 포장이라는 것을 하지 않는 인물이니까요. 대부분의 사람은, 자신의 상황을 어떻게는 둘러대며 자신을 지키는 게 먼저인데 말이죠.

거짓말은 하지 않는 그의 인생이, 삶과 죽음에 대한 실존적 의미가, 그의 마지막까지 뫼르소만의 길에 서게 한 것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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