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시대 한 계절 나이를 먹어가는 것
1년이 지난다는 것은
축복이라고 여기지 않는다
나이를 먹어가는 것이 싫다.
깊은 후회라고도 생각하지 않는다.
동전의 양면처럼 세월을 지나는 것은 두 모습을 갖고 있다.
한 계절을 온전히 느끼면서 살고 싶다.
시간이 흐르는 것에 온 영혼을 담그고 싶다.
이 순간이 지나는 것이 애처롭지 않기 위해서다.
글을 쓰는 이유가 된다.
시간을 늘리게 돌려줄 태엽을 감는 거다
완전하게 내가 서있는 시공간을 느끼고 싶다.
한 시대 한 해 한 계절을 살아온 우리들을 접속하고 싶다.
이 세상에 우리가 살아있는 것을 기록하고 싶다.
아니 기록하지 않아도 좋다.
헤어지기 전에 이 세상과 나의 삶에 사랑을 듬뿍 칠하고 싶다.
글을 쓰는 것은 기록이 아니라 그림을 그린다고 생각해 본다.
향기 있는 글, 보이는 글, 접속하는 글, 감상하는 글, 공유하는 글이 되고 싶기 때문이다.
나를 사랑하고 나의 가족을 실컷 사랑하고 싶다.
뭉클하게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다.
이 세상에 태어난 이 축복을 허투루 쓰고 싶지 않다.
거짓으로 살고 싶지 않다.
그동안 나를 숨기고 사회에 묻혀서 설명할 수 없는 시공간들을 살았다.
이제는 그렇게 살고 싶지 않다.
진심을 다하여 글을 적었지만 이 글이 나를 가려버렸다.
나를 가리기 위해서 글로 도배하였던 지난 세월이었을까!
억울하게 살지 않았다고 믿어본다.
글은 혈서가 되고, 맹서가 되며, 함성이 되어야 한다.
이제 10년 뒤 은퇴를 준비한다.
10년 전부터 은퇴를 준비하는 이 사람은 미친 것일까?
나는 은퇴를 위해서 경제적인 자유를 꿈꾸지 못한다.
경제적 품위 유지를 위해서 살아왔던 것뿐이다.
중요한 것은 온전히 나를 만나기 위해서 은퇴를 준비한다.
은퇴는 나이를 제대로 먹기 위한 시작이다.
은퇴하는 그 날 이후를 위해서 글을 쓴다.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한 해 한 계절 한 시대를 살아내는 것이다.
이루어낸 것이 없어도 좋다.
앞으로 쌓아가면 그만이다.
남은 생애에 남길 도움이 되는 글을 적으면서 살리라.
나는 사라지더라도 내 글이 세상에 작은 씨앗이 되었으면 좋겠다.
이 시대에 꽃피우지 못하더라도 다음 시대에 피어날 싹이기를 바란다.
사과나무를 심지 못하더라도 글나무를 심고 살겠다.
나는 인기를 누리기 위해서 글을 쓰지 않기고 결심하여 본다.
내 본명도 알려지기 원하지 않는다.
그저 '호프맨작가'라는 내 필명이 좋다.
희망을 잉태하기 위해서 은퇴 후에 더 열심히 진심을 다해 나다운 활동하기 위해서
호프맨작가의 블로그를 적어간다.
쓸 것들이 너무 많다. 다만 나잇값을 하면서 글을 쓰고 싶다.
인생이 무르익고 성숙해지는 성장의 글을 쓰고 싶다.
헤프게 글을 쓰고 싶지는 않다.
한 시대 한 계절, 한 해 지난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체험이 되는지
내가 성장하는 것을 기록하고 싶다.
그 글들이 다른 이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나이를 먹어가는 것은
온전한 자신에게 솔직해지는 것이다.
타인에게도 부끄럽지 않은 나의 삶을 적어가는 것이다.
장 폴 사르트르는 '타인은 지옥이다'라고 하였지만,
내게 '타인은 나를 성장시키는 천국이다'
문우들 - 블로그 이웃들의 글에 빠지는 이유이다.
나이를 먹어가는 것은
한 시대 한 계절, 한 해 지난다는 것은
나 자신에게도 타인에게도 부끄럽지 않은 삶을 만들어가는 것이다.
내가 하루도 빠짐없이 글을 쓰는 이유이기도 하다.
단 하루라도 글을 쓰지 않는 사람은 더 이상 작가라고 부를 수 없다.
공부하지 않은 사람, 사유하지 않는 사람도 더 이상 작가가 될 수 없다.
그렇지만, 부처님께서는 그것도 욕심이라고 하신다.
욕심을 부리지 않고 살고 싶다.
글밥을 먹으면서 그만큼 배부르면 족하다고 살고 싶다.
이 글은 글에 대한 나의 약속이다.
글로서 수양하고 명상하며 일상을 한 해처럼
한 해를 하루처럼 시공간을 넘나들면서 살리라.
한 시대 한 계절, 한 해 지난다는 것은
태풍도 잠재울 수 있는 산들바람도
치맛자락을 흔들거리는 봄바람도
낙엽이 떨어지는 시린 바람도
모두 부등 껴안는 일이다.
죽기 전에 부끄럽지 않도록 진심의 글을 쓰리라!
실오라기 흔드는 바람마저 사랑하게 되는 나이를 먹어가면서...
글을 쓰는 이유는 나이를 먹어가는 것과 같다.
1. 세상에 대하여 경험한 것을 적을 것이 많아진다.
- 세상의 쓴맛, 단맛, 짭쪼른 맛, 신맛, 등 세상의 모든 미각을 알게 되면서 글에 옮겨내는 것이다.
2. 아직 미련이 많아서 적어내는 글보다, 꿈을 꾸는 글이 좋다.
- 과거에 대한 후회보다 앞으로 다가오는 여생에 알뜰하게 꿈을 꿀 수 있는 글이 좋다.
글은 과거에서 가져오는 글감이라도 미래진행형이 되어야 한다.
3. 글은 무조건 자신을 위한 것이어야 하지만, 세상에 선한 영향력의 메시지여야 한다.
- 이 글이 그렇게 세상에 공기처럼 호흡되었으면 좋겠다.
4. 글은 욕심이 아니라, 평점심을 위한 수양이어야 한다.
- 글이 욕망이 되어서는 안 된다. 글을 쓰면서 나를 다스리면 좋겠다.
5. 글은 오늘이 생애 마지막인 것처럼 현재를 쓸 수 있는 기록이다.
- 글을 쓴다는 것은 오늘 이 순간을 붙잡으려는 '열심히 사는 방식'이다.
겨울은 지났다. 한 시대 한 계절, 한 해 지난다는 것이 아쉽게 흘러가지만,
나의 글이 성장하였으면 좋겠다. 세상에 좋은 메시지가 되어 희망을 낳고 싶다.
젊어서 쓰던 글은 한 시대를 미처 살지 못한 글이었다. 한 시대를 온전히 살아온 글을 쓰고 싶다.
한 계절이 오롯이 담긴 글, 한 해가 지나고 새로운 한 해를 맞이하는 희망의 글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