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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apiens Apr 16. 2024

연결

-만남


우리는 누군가를, 무엇을, 만나며 살아간다. 마주하는 시선에, 소리에, 감각이 깨어난다. 하지만 그 만남의 시작은 끝을 동반한다. 회자정리, 만나면 헤어지고, 이별 뒤에 또 다른 만남이 기다리고 있듯 그 연속성 속에 우리는 그림을 그리고 얼룩을 지우고 새로운 사물을 그려 넣는다.


때론 익숙한 물건들과도 어느 날 갑자기 이별을 고할 때가 찾아온다. 매일 사용하던 애착 물건이 깨지거나, 닿아졌을 때 우리는 헤어짐의 시간을 갖는다. 그 헤어짐은 또 다른 첫 만남으로 이어진다. 그렇게 우리는 서로 연결되어 존재한다.


오늘 모닝 페이지에 새로운 회원이 들어왔다. 첫 만남은 언제나 설렘이라는 감정을 가지고 온다. 참 기분 좋은 감정이다. 약간의 떨림이 주는 흥분은 세레토닌을 분비해 준다. 앞으로의 함께 할 시간이 기대되는 이유이다.


이렇게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많은 만남과 이별의 반복되는 사이클을 벗어나지 못한다. 그 순간들이 흔적을 남기기도 하지만 때론 까맣게 잊힌 채 어떤 의미도 남기지 않는 만남과 이별이 되기도 한다. 나는 누군가에게 어떤 크기와 모양의 의미로 존재하고 있을까?


글을 쓰고 있는 책상 위, 그 위에 놓여 있는 애착 컵은 매일 나와 교감을 한다. 매일 아침 함께 하고, 매일 씻으며 나의 손길이 스치고 있다. 언젠가 이별을 할 이 친구도 나에게는 의미 있는 존재로 자리하고 있다. 물론 지금 사용하고 있는 패드 또한 마찬가지다. 이들과의 첫 만남의 순간은 기억의 상자 속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일상이 주는 기쁨 중 하나이다.


누군가를 만나기도 하지만 무엇을 함께한다는 것 또한 나에게 가치 있는 순간이 되고 있다. 어떤 공간 속에 처음 머무는 시간도 내 감정의 파동은 가벼운 듯 은은하게 일어난다. 그런 새로움과의 만남은 어색해하기보다 즐기려는 편이다. 일상 속 환기가 되어주기 때문이다.


무언가를 만나는 시간은 매일 펼쳐지는 일상이라는 백지 위에 다양한 색을 칠해주는 역할을 해주고 있다. 그래서 무엇으로 그림을 그리고 채색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나의 하루는 수많은 만남 속 다양한 색으로 채워지고 있다. 그렇게 축적되는 시간의 나이테가 나의 삶을 깊고 풍성하게 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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