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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apiens Oct 08. 2024

메멘토 모리

-나의 장례식



진리란 변하지 않는 사실을 의미한다. 살아가면서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 하지만 단 하나, 누구나 죽는다는 사실이다. 그렇다 피어나는 모든 생명체는 소멸하여 사라지게 되어 있다. 나라고 제외일 수 없다. 잘났건 못났건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진 시간이 있고 결국 마감의 시간은 찾아온다.


메멘토 모리, 죽음을 생각하라는 말은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에 해답을 열어주는 질문이다.


그날도 어김없이 새날이 밝을 것이다. 햇살이 비출 것이고 차갑게 식어버린 육체를 빠져나와 왔던 곳으로 돌아가기 위해 마지막으로 사랑하는 사람들과 작별 인사를 하고 있을 것이다. 그녀는 삶의 고뇌였던 무겁고 낡은 육체를 벗어버리고 가벼운 영혼으로 홀가분한 기분을 만끽할 것이다. 잠시 왔던 지구라는 별에서 벗어나 끝없는 우주 속으로 한 줌의 재가 되어 흩어져 사라질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어쩌면 죽음이라는 건 축제일 수가 있다. 마지막이라는 제한된 표현이 삶을 가치 있게 해 주듯이, 소멸이라는 말도 마지막이라는 의미를 함축하고 있어 의미 있는 의식을 치르게 한다.


그녀의 마지막은 한바탕 굿을 하듯 신명 나게 놀다가 떠나는 모습이 될 것이다. 그래서 살아있는 동안 그 어떤 제한을 두지 않았다. 모든 것을 허용하고 도전하는 삶을 살았기 때문이다. 그 속에서 고독을 탐미하고, 자신과의 소통 속에서 내면의 성장을 사랑했다. 가끔 찾아오는 통증은 그를 괴롭혔지만, 그 끝자락에는 굳은살이 박이고 단단한 흔적으로 더욱 탄탄하게 내면을 채워주었다.


그 속에는 이별도, 타인의 배신도, 허망함도 삶의 재료가 되어 자기만의 무늬를 만들어 가는 한 폭의 그림으로 완성되었다. 그렇게 잠시 왔다가는 삶이 그녀에겐 어떻게 살 것인가? 의 질문에 해답을 찾는 길이 되어주었다. 그 속에서 타인과 소통하며 가치 있는 삶을 살아가는 발걸음이 되기도 했다.


메멘토 모리, 그녀는 항상 죽음을 생각했다. 그래야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자신만의 인생을 스케치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녀의 마지막은 불현듯 세상에 찾아오듯 의도하지 않은 시간에 마지막 순간을 맞이할 것이다. 그 순간이 불행이 아니라 행복한 감정 속에서 맞이하기를 소망한다. 그러기 위해 순간순간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살아내려고 한다.


또한 다가오는 손길을 외면하지 않으려고 한다. 거친 손길에도 온기는 남아있기 때문이다. 누구에게나 그 자체로 고귀한 존재이기에 서로 감정을 나누려고 노력한다. 한 사람이 그 자체로 한 세상임을 알기에, 그 세상 속으로 걸어가 뒤섞이며 또 다른 세상을 만나고 우리는 수많은 감정의 굴레 속에서 살아내는 것이 아닐까?


그녀는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을 감사하며 사랑으로 채워갈 것이다. 그렇게 어느 날 죽음의 순간을 만날 때 환한 웃음을 지으며 맞이하고 싶다. 그렇게 우리는 소멸해 또 다른 연결 속으로 들어가게 될 것이다. 모든 것은 연결되어 있으므로 삶과 죽음이라는 고리를 벗어나 또 다른 세계 속으로 끝없이 끝없이 사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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