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돈 없이는 살지 못하면서도 돈에 대해 잘 모른다. 난 하루도 빠짐없이 일해왔고 누구보다 열심히 살아가고 있지만 여전히 사는게 팍팍하고 어렵다. 자본주의 사회에 살면서도 '돈'에 대해 잘모른다.
20대엔 주6일을 12시간 이상 일하면서도 공무원 월급에도 못미치는 열정페이를 지불해야했고 30대엔 학벌에 대한 차별로 이를 악물고 영문학과에 입학해 대학졸업장을 손에 쥐어 겨우 영어강사가 되었다. 영어강사라고 해도 1타 강사가 아닌 다음에야 초,중 강사는 대기업 초년생 연봉에도 미치치 못한다. 고등학생을 가르칠 정도가 되려면 적어도 석사과정을 밟아야되는데 그래도 대기업 회사원의 연봉이 될까말까?
평범한 삶을 살기 위해 돈버는 일이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 그래서 떠돌지않고 집이라도 장만하려면 월급만으로 안되니 투자를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무작정 투자를하는 것은 아주 위험한 일이기에 경제경영서라도 읽어 기본기를 다져 돈의 감각을 익히는 수 밖에 없다. <돈의 감각>을 쓴 이명로 작가의 책은 돈 자체의 속성, 기원, 역사 등을 설명하면서 독자가 직접 돈의 흐름을 읽고 돈을 끌어오는 장기 전략을 터득할 수 있도록 돕는다.
물가가 낮은데 장바구니는 왜 가벼워지는가?
열심히 일하는데 왜 작은 아파트 한 채 사기도 어려운걸까? 경기가 좋아졌다는데 왜 내 월금은 오르지 않는 걸까? 이러한 질문에 답을 찾는 과정에서 <돈의 감각>은 경제의 정석과도 같은 책이다. 재테크와 투자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실전에 앞서 반드시 독파해야 하는 책이다. 사람은 자연의 일부로 살아가기에 자연의 속성에서 벗어날 수 없는 것처럼 '돈'으로 이루는 재테크 역시 돈의 속성에 영향받기 마련이다. 돈의 속성을 이해하면 어떤 분야에서든 투자에 대한 통찰력이 생긴다.
1장에서는 자본주의 체제의 민낯을 이해하는 밑거름인 돈과 신용화폐 시스템의 구조를 설명하고 있다. 우선적으로 돈은 '권력'을 가진 국가가 '세금'을 걷어 갚겠다고 미래의 소득을 담보로 당겨쓰는 '빚'이다. 우리 지갑에 있는 지폐는 전체 돈의 5%가 되지 않으며 나머지 95%는 은행계좌에 코드로 존재한다. 만약 2억원의 정기적금이 만기가 되었다고 은행에 가서 2억원을 전부 5만원권 현금으로 지급해달라고 하면 은행은 당황한다. 일반 은행이 평소 보유하고있는 현금 총액은 1억원 정도가 다이기 때문이다.
돈이란 현상이고 허상이다. 원화는 한국 정부가 한국 국민에게 세금을 걷어서 갚겠다는 빚의 증서이고 엔화는 일본 정부가 일본 국민에게 걷어서 갚겠다는 빚의 증서이며 달러는 미국 정부가 미국 국민에게 걷어서 갚겠다는 빚의 증서일 뿐이다. 그렇기에 세금을 낼 수 있는 기준이 국가경쟁력이고 돈의 가치가 결정되는 것이다. 신용화폐 시스템의 비밀은 결국 모든 돈은 누군가의 빚이라는 것이다. 돈은 빚이다. 이것이야말로 자본주의가 돌아가는 원리이기도 하다.
은행이 신용이라는 이름 아래 빚으로 어떻게 돈을 만든지 그 원리를 이해하면 신용의 팽창과 축소, 통화량의 증가와 감소 등 주기적인 경제순환 구조를 어렵잖게 눈치챌 수 있다. 그것이 돈의 감각이고 재테크의 기술이다.
경제에서 '종목은 시장을 이길 수 없다'는 것이 철칙이다. 시장은 거시경제의 변수이고 거시경제는 돈의 움직임에 따라 변한다. 돈의 거래는 곧 경제가 된다. 그래서 통화량의 관점에서 경제를 봐야 세상이 넓게 보인다. 금리 인하는 통화량을 늘리기 위한 조치라는 것, 환율 인상은 경제 불안감을 증폭시키는 요소라는 것 등 돈의 본질에 접근해서 돈을 바라보아야 한다.
2장에서는 경제 사이클의 원리이다. 현재 우리 사회는 '경제위기설'로 불안해하고 있다. 과연 경제위기는 현실이 되는걸까? 한국은 GDP에서 수출과 수입을 합한 대외 무역 비중이 약 69%나 되고 내수는 약 30%에 지나지 않아 작은 대외 변수에도 주식시장이나 환율에 변동성이 많이 생기는 구조이다. 그런데 최근 미중 무역 분쟁에다 일본 대외 변수까지 발생해서 이것이 경제위기를 낳는 요인이 되지 않을까 염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이머징 국가인 한국에 경제위기가 오려면 부채가 사라지든지, 자금이 한국을 빠져나가 환율 폭등 상황이 발생해야하는데, 우선 부채위기는 어디에도 없다. 그리고 한국의 외환보유고 현황은 일본의 금융 공격을 걱정할 수준이 아니다. 그렇다면 경제위기설은 과장된 것이 아닌가.
이제 우리가 확인해야 하는 것은 경상수지 흑자여부다. 대한민국 경제위기는 언제나 환율에서 왔다. 자금과 같은 대외 변수에 경상수지 적자가 실제로 발생한다면 환율은 더 상승하고 주가는 재차 하락할 수 있지만 반대로 경상수지 흑자가 지속된다면 금융시장은 안정을 찾아갈 것이다.
3장에서는 돈의 흐름으로 부동산 시장을 예측하는 법을 소개한다. 부동산 사이클의 감을 잡는 3가지 조건이 있다. 첫째 인구 증가, 둘째 소득 증가, 셋째 부채를 감당할 수 있는 성장의 지속이다.
4장에서는 환율과 금리를 통화량 관점에서 분석하고 5장과 6장에서는 미국과 중국의 역사와 현실을 살펴보며 두나라가 당면한 문제점과 앞으로의 분쟁국면 등 글로벌 경제에 대해 전망한다.
이명로 작가도 투자실패를 반복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때 심기일전하여 돈 공부에 빠져들었고 그때 깨달은 것을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적극적으로 쉽게 알려주고자 책을 쓰게 되었다. 결국 돈은 사람을 향한 것이다. 돈을 움직이는 것은 사람이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줄 알아야 돈의 흐름을 간파할 수 있다. 그래서 온갖 잡다한 책을 독파한다. 사실상 책은 과거의 기록이다. 저자는 하루도 빠지지 않고 새벽 5시에 일어나 미국경제를 중심으로 기사를 찾아 읽고 해외 유명 블로거들의 글을 탐색한다. 돈의 감각을 내 것으로 유지하는 일은 결코 만만한 작업이 아니다.
투자란 그 감각으로 세상의 방향을 예측하는 것이다. 현재 이명로 작가가 주목하는 인물은 워런 버핏이 아니라 비전펀드로 유명한 일본 소프트뱅크의 손정의다.
비전펀드는 정식명칭이 '소프트뱅크 비전펀드'지만 엄밀히 말해서 소프트뱅크의 자본은 아니다. 비전펀드는 2017년 5월 약 1,000억 달러 규모로 조성된 공동 투자 펀드다. 사우디아라비아의 공공투자펀드와 아부다비의 무바달라인베스트먼트가 자본금의 3분의 2정도를 출자했으며, 애플, 폭스콘, 퀄컴 등이 여기에 참여했다.
손정의는 당시 중국 디디추싱, 미국의 우버와 엔비디아, 영국의 ARM 등 창업자의 비전과 열정이 돋보이는 인터넷모바일 기반 기술 및 플랫폼에 투자해서 성공했다. 수익률 논란이 있긴 했지만 그럼에도 비전펀드 2호를 출범하고 AI 운용 회사에 더 많은 투자를 기획하고 있다.
워런 버핏이 전통적 가치투자의 대표라면 손정의는 미래투자의 선봉에 서 있는 사람이다. 가치투자가 과거지표를 보면서 전통적 해자에 의한 투자를 하는 것과 달리 손정의는 세상의 방향을 탐색하는 미래투자에 모든 것을 건다. 손정의는 우리나라 기업 쿠팡에도 투자했는데 현재 쿠팡은 적자이지만 플랫폼만 확실히 구축된다면 장기적으로 누구도 넘볼 수 없는 한국의 아마존이 될 것이다.
세계적 투자가 짐 로저스는 <세계경제의 메가트렌드를 주목하라>는 책에서 북한에 투자할 것을 권유했다. 확실히 미래는 다른 시선으로 봐야 길이 열리는 법이다. 경제를 보는 프레임에 따라 부의 크기가 결정되는 것이다. 우리에게 남북경협이 중요한 이유는 북한의 젊은 자원이 유입됨으로써 또 한번의 경제부흥을 꿈꿀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또한 돈의 감각으로 위기 속에서 기회를 찾는 길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