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 마련에 대한 고민
우리 나라 인구가 계속 감소중인데, 집 값이 계속 오를리 없지!
아이가 태어난다고 해도 짐이 얼마나 많겠어.
지금 사는 집에서 전세 연장 계약하다가 신축 전세로 또 가면 되지.
큰 돈 안들이고 좋은 집에 살 수 있는데 왜 집을 사는거야?
2014년 9월 22일은 스키마의 쥬니어 지유가 엄마 뱃속에서 세상으로 나온 날이다.
정말 다행히도 스키마의 와이프는 자연분만으로 산모, 아이 건강하게 출산을 하였다.
자기랑 똑 닮은 아이를 보며 스키마는 생명의 신비함을 느꼈다.
처음에 지유를 안을때 조금이라도 힘을 주면 부서질거
같은 느낌이 들어서 제대로 안지도 못하였다.
산부인과에서 퇴원을 하고 산후조리원으로 이동할때도
혹시나 몰라 시속 40km으로 조심 조심 이동을 하였다.
산후 조리원에서 아이를 돌보는 기초적인 방법들을 배우고
스키마의 와이프는 몸을 조금씩 회복하였다.
그리고 산후 조리원에서 집으로 돌아왔을때,
스키마는 자신의 전셋집이 세상 작게 느껴졌다.
고작 자그마한 아이 한명이 가족구성원으로 더해졌을 뿐인데,
그 아이가 써야할 짐은 상상이상으로 많았다.
하지만 얼마전 전세 연장 계약을 했기에 꼼짝없이 2년은 더 집에서 살아야 했다.
시간은 빠르게 흘렀고, 다행히도 지유는 아픈 곳 없이 건강하게 자랐다.
처음엔 누워있기만 했던 지유도 뒤집기를 하고, 스스로 기어다니기 시작하였다.
집이 워낙 좁다보니 거실에서 조금만 기어도 금방 반대쪽 끝편에 도착하였다.
그러던 중 스키마는 여동생의 신혼집을 방문하게 되었다.
여동생은 대전에서 구축이지만 32평 아파트 자가로 살림을 시작했다.
베란다 확장이 되어 있었고, 자가였기 때문에 들어가기 전
인테리어 까지 깔끔하게 한 집이었다.
동생집에 도착한 스키마는 적잖이 충격을 받았다.
널찍한 거실과 깔끔한 인테리어를 보자 자신의 가족들에게 미안했다.
그리고 그 넓은 거실에서 지유는 신난듯 기어다녔다.
하루를 대전에서 보내고 집으로 돌아온 스키마는 생각이 복잡해졌다.
집 값 자체로만 보면 자기가 살고 있는 전셋집이나
동생의 아파트가 큰 차이가 나지는 않았다.
하지만 자신의 집이 주는 안정감이라는 무시하지 못할 요소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생각보다 30평대와 20평대의 차이는 어마무시했다.
그렇지만 어디서 부터 뭘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르는 스키마였다.
지금처럼 유튜브가 활성화되어 있던 시대가 아니라
자기가 원하는 정보를 찾으려면 네이버 카페나 블로그등을 검색해야 하는데,
그조차도 그동안 관심이 없다 보니 뭘 어떻게 질문하고 답변을 구할 수 있는지 몰랐다.
결국 전셋집을 구했던 것처럼 회사 선배, 동료들에게 질문을 할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회사 동료 형으로 부터 스키마 인생을 바꿔준
"아파트 분양"에 대한 정말 중요한 정보를 듣게 된다.
"형 저 요즘 고민이 있는데요. 집은 어떻게 매수해요?"
"뭐 돈만 있으면 자기가 살고 싶은 곳 아파트를 사면 되지?"
"아 그런데 그건 너무 돈 아까워요. 전 왜 그렇게 비싼지도 모르겠어요"
"흠 글쎄, 난 앞으로 집값은 계속 오를거라고 보는데?"
"아니 우리 나라 인구가 계속 줄어드는데 어떻게 집값이 계속 올라요?"
"ㅎㅎ 그런 생각이면 집 못사지, 그럼 분양은 어때?"
"분양이요? 분양이 뭔데요?"
"아파트를 새로 지었을때, 최초가로 매수할 수 있는 권리를 주는거야"
"아 그거면 해볼만 하겠네요. 비싸게 파는게 아니니"
"그렇지, 그런데 당첨 되려면 적어도 청약 통장이 있어야 하는데"
"청약 통장이요? 그건 또 뭐에요?"
"아파트 분양을 받을 때 여러 분야에 가점이라는게 있는데
그 중에 청약 통장이라는걸 만들어 놓고 일정 금액을 납입하면
당첨 우선순위가 올라 간다고 보면 되는거야.
"아 그럼 그건 뭐 그냥 만들기만 하면 바로 자격이 되는거에요?"
"아니 그래도 10년은 납입해야 1순위 조건일꺼야"
"10년이요? 아 전 그런거 하나도 준비 안했는데."
"그래? 지금이라도 빨리 들어
아쉽네 안그래도 내일이 신축 아파트 분양 마감날인데.
너 그거 하면 딱 좋을 거 같은데"
스키마는 자기 스스로가 너무도 한심했다.
나름 30살 나이 먹고 잘 살아왔다고 생각했는데,
분양은 뭐고, 청약통장은 뭔지 모르는게 너무나 많았다.
그런데 불현듯 스키마의 뇌리를 스치는 기억이 있었다.
"스키마야 이거 엄마가 너 위해서 들어두는 통장이니깐
잘 기억하고 있다가 나중에 아파트 살때 써야 된다."
혹시 예전에 엄마가 말했던 나를 위해 만들었다는 통장이
청약통장일까? 내가 대학생 되자마자 만들어 주셨던 거 같은데,
그럼 이미 10년은 되었을 텐데...
스키마는 엄마에게 전화를 걸기 시작했다.
"엄마 예전에 왜 저를 위해 가입했다던 통장있잖아요?
그게 혹시 청약통장이에요?"
"아 그게....."
오랜만에 명절에 본가를 방문한 스키마 가족이다.
부모님은 어느덧 초등학교 5학년이 되는 손녀딸을 보며 흐뭇해 하신다.
아버지가 스키마에게 직장 생활은 잘 되는지 이것저것 물어보시고
지난 일이 생각 나셨는지 갑자기 말씀하신다.
"지금이야 이 녀석이 우리 돈을 주식 투자하면서 수익도 내주고 있지만
그때 아파트 분양도 모르고 청약 통장도 몰랐던 건 정말 충격이었어.
나이 30이 넘었으면 그런건 당연히 알거라고 생각했는데 말이지"
이에 쑥스러운듯 겸연쩍게 대답을 하는 스키마다
"아부지, 그래도 사람이 자신의 잘못을 빠르게 인정하고
개선을 했다는 게 중요한 거 아니겠어요.
그래도 청약 통장은 정말 감사드립니다."
대답을 듣고 입은 살아 있다며 핀잔을 주는 아버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