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를 자른 후 오는 변화들(2)

쓰는 것이 아깝다 생각이 들기 시작하다

by 세아


신용카드 없이 모든 구매는 체크카드나 현금을 쓰기로 마음먹은 지 이주가 되을 때는 제법 내 나름의 변화가 찾아왔다.
집안에 필요한 식료품만 일주일에 한 번 쿠팡 카드로 결제하고 결제한 것도 최대한 빠른 시일 안에, 되도록 다음날 선결제를 하여 카드대금이 쌓이지 않도록 신경을 쓰게 되었다.

그렇게 쓰기 전에 생각을 하고 쓰는 것 자체를 고민하게 되나 보니 쓴다는 자체가 아깝다고 생각이 들기 시작하였다.
예전 같으면 마시고 싶은 커피를 저렴한 걸로 한 잔 마시는 것이 고생하는 나에 대한 보상이라는 느낌이 컸다. 그래서 '이 정도 저렴한 커피 한 잔도 내가 못 마셔?'라는 생각으로 사 마셨다면 이제는 '아 뭔가 사 먹기엔 아까운데.. 집에서 타 마실까?'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였다.
그전에는 '고작 몇 천 원'이었다면 이제는 '삼 천 원이나?'라는 생각으로 단 돈 몇천 원에 대한 나의 마음가짐도 달라지기 시작한 것이다.

남편이랑 지나가다 싸게 파는 빵집에 들렀을 때 나는 '두세 개 정도 사야지' 생각했는데 남편이 여덟아홉 개를 고르는 모습을 보고는 '뭘 저렇게 많이 사는 거야?!!'라며 아까운 생각이 들었다.

오랜만에 언니랑 엄마가 놀러 와서 배달음식을 시켜 먹고 음식이 애매하게 남았을 때도 바로 버리지 않고 '다음 날까지 둬 보자, 내일 한 끼로 먹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음식을 버리는 것이 내 돈을 바닥에 내팽개치는 것 같은 기분이 들고 내 지갑에 들어온 작은 푼돈이 쌓이면 큰돈이 된다는 걸 이제야 체감하기 시작한 것이다.

아직도 갈 길은 멀었지만 이주 동안 나는 많은 것들이 변화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전 같으면 이 주만에 식료품 구매비로 오십만 원 넘게 사용했을 텐데 지금은 그 반 정도도 안 되는 금액만 사용하였다.


조금씩 변화되는 긍정적인 모습에 힘을 얻고 더 똑똑히 소비하는 내 모습을 발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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