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하지 않는다
신용카드를 자른 지 일주일이 지나며 변화가 시작되었다.
쿠팡에서 식재료 구입한 것과 아이들 영어학원비 긁은 것 빼고는 신용카드를 이용하지 않았다. 영어학원비는 두 아이 것을 같이 결제하려니 금액이 커서 현금이 부족하여 이번만 신용카드로 결제하기로 하였다.
신용카드를 사용할 때는 길 가다 보이는 모든 것들이 유혹의 대상들이었다.
싸게 파는 빵집 앞을 지날 때는 '아이들 간식으로 좀 사갈까?' 란 생각이 들었고 올리브영 앞을 지나가다도 '뭐 필요한 게 있지 않았나?'란 핑계로 들어가고 싶은 유혹이 들었다.
도서관을 다녀오는 길에 저 멀리 메가커피 간판을 보는 것만으로도 '시원하게 바닐라 커피 한잔 마셔볼까?' 란 생각이 들었다.
내가 결제하고자 하는 금액들이 대부분 '소액'이다 보니 '이 정도는 괜찮지 않나?' 싶은 생각과 쉽게 결제할 수 있는 삼성페이가 늘 곁에 있으니 내가 결정만 내리면 결제하는 건 순식간이 돼버렸다.
그런데 의식적으로 신용카드는 이제 안돼!라는 생각이 머릿속에 들어오다 보니 아예 그쪽으로 눈을 돌리지 않으려 노력했다.
'어차피 사지 않을 거 쳐다도 보지 말자!'라는 생각으로 마음을 다잡기 시작했다.
반찬 고민을 하면서 '야채가게를 가볼까?' 싶다가도 냉장고를 한 번 더 열어보았다.
그렇게 찾다 보면 굳이 새로운 재료를 사지 않아도 대체할 만한 재료들이 보였다. 최대한 식재료 결제를 일주일에 한 번으로 몰아서 하기로 하니 무언가 부족한 것 같아도 대체할 것들을 찾기 시작한 것이다. 그전 같으면 필요한 재료를 그때마다 사 오다 보니 냉장고에 남아있던 재료들이 물러지거나 썩어서 버리는 일도 허다하였다. 그런데 이제는 최대한 버리지 않기 위해 남은 재료를 먼저 사용하거나 새 반찬들도 남은 재료들을 우선적으로 이용하여 만들고 있다. 그리고 한꺼번에 많은 양의 반찬을 하기보다 적게 만들기로 하였다. 아무래도 냉장고에 한 번 들어갔다 나온 음식은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손이 잘 안 가니 하루 이틀 만에 소비할 양으로 조금씩 하고 있다. 그렇게 버리는 음식도 줄이면서 조금씩 더 현명하게 재료를 사고 이용하는 방법을 배워가고 있는 중이다.
신용카드를 사용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벌써 나의 나쁜 소비습관이 바뀌고 있는 것 같다.
세 달 후 완전히 신용카드를 사용하지 않게 되었을 때 나의 모습이 어떻게 변해있을지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