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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육아는 안녕하신가요?

by 세아


엄마가 된 지 11년, 하지만 나는 여전히 아이를 키운다는 것에 정답을 모르겠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것이 육아인지 전쟁인지 헷갈릴 때가 많았고 이미 유아를 벗어나 훌쩍 커버린 아이들이지만 나에겐 여전히 아이들을 키운다는 게 쉽지만은 않다.

만으로 25살에 결혼을 하였고 만 26살에 첫 아이를 낳았다.


어쩌다 보니 나는 결혼을 준비하고 있었고 아무 계획도 세우지 않았는데 덜컥 임신이 되었다.


그렇게 육아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 엄마가 된다는 게 무엇인지도 모른 채 나는 '엄마'가 되었다.

초보 엄마답게 나는 혼자서 할 줄 아는 게 아무것도 없었지만 집 근처에 살던 친정엄마의 도움과 남의 집 아이까지도 키워보신 육아 만렙 시어머니의 도움까지 받으며 그럭저럭 육아생활을 헤쳐나갔다.


그렇지만 주변에 도와주는 이들이 있다 해서 아이를 키워내는 게 쉬웠던 것만은 아니었다.


잠들지 못하는 아기를 안아 옥상에 올라가 재우길 수십밤이고 열이 떨어지지 않아 응급실에 달려가기를 몇 번이었다. 이유식 한 숟가락 더 먹이기 위해 쑈를 하기도 했고, 휴게소에서 아기 뒤처리를 해주면서 진땀을 흘리기도 했다.


'이 시기면 무얼 한다는 데 우리 아이는 왜 이러지?'와 같이 내 아이가 잘 커 가고 있는 건지 불안감이 들기도 했고 '지금은 아이한테 무얼 해주면 좋데', '어떤 아이는 어디를 다닌데' 같은 소리들이 계속해서 들려와 해주지 못하는 나의 마음을 들쑤셔 놓을 때도 많았다.


내가 이곳에 쓰는 글들은 나의 지난 육아생활의 반성과 그리움과 행복했던 기억들의 기록들이다.


아이를 키워내며 겪었던 지난 일들을 떠올리며 그땐 몰랐지만 이제는 알 수 있는 이야기들이다.


이 글이 지금 혼자서만 헤매고 있는 건 아닌지 고민하고 있을 어떤 엄마에게, 나는 진짜 못된 엄마 아닐까 죄책감을 느끼고 있을 또 다른 엄마에게, 나 혼자만 그런 게 아니라는 걸 느끼게 해 줄 육아 동지로서 위로의 말을 건네고 싶어 글을 쓴다.

지난날의 나의 경험들이 누군가에게 큰 위로가 되길 작게나마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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