맷돌 궁합
겉과 속 같기는커녕
비슷한 것 하나 없는 너와 나
한 이불 덮고 사는 이유를
자꾸 물어서 뭘 하겠어요
찔러도 바늘만 휘어지죠
아랫돌 배꼽을 눌러줄 만큼
윗돌은 무거워야 하죠
봄을 갈고 여름을 갈아
돌리고 또 돌리면 주르르 흘리는 물
너와 나는 반지르르 해지죠
이런 우리를 두고 누가 어처구니 없다
장담 할수 있겠어요
맞잡은 두 손 꼼짝하지 않더니
벽창호 맷손 따라 나 고분고분
어제도 오늘도 잘도 돌아가요
찌르면 휘어질 뿐인 바늘이라도
끼워 돌릴까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