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방초 경전
몸뚱아리 작은 고통을 견디지 못하고
생을 놓아버릴 생각만 하던 내가
갈라진 보도블록 틈새에서
허공 밀고 올라오는 작고여린 풀을 본다
자주내리지 않는 비여도 살아남은 저 끈기
끝끝내 몸 안 어디에 생의 에너지를 저장해두었다가
마침내 꽃을 피우는 것일까
어쩌다 횡포의 발에 짓밟힐 때에도
입 앙다물고 뜬 눈으로 올려다보는 눈
꺾인 뼈마디 끝끝내 일으켜 세우고야 마는
풀들의 발버둥은 애절하다
한 번 내린 뿌리 옹골차게 여문 씨를 날리고서야
마감하는 풀꽃의 일생, 놀라워라
힘들어하던 삶이 너로 인해 환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