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를 즐기면 영어가 늘까? (4)

중간 점검을 해보았는데 이대론 안 된다.

by 윤슬

모든 일에서 속도보다는 방향이 더 중요하다.

사공들이 힘차게 노를 저어도 결국 배는 산으로 가는, 그런 상황을 방지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두 달여 전쯤 야심차게 시작했던 '영어를 즐기면 영어가 늘까?' 프로젝트의 진행 상황을 중간 점검 해보았다.

일단 애초에 설정했던 영어 학습의 방향은 이랬다.


1. 영어 스터디:

- 목표: 초중급 실력을 가진 사람들에게 적합한 영어 콘텐츠로 말하기와 문법을 함께 학습!

- 멤버 구성: 주된 학습자는 선희 언니(초급)와 나(중급), 영어를 잘하는 영준이는 보조 역할(물으면 알려주고 조언해 줌.)

- 선택한 콘텐츠: 유아용 영어 동화(level 1 수준), 슈퍼팬 어플(중고급 수준의 영어 유튜브 영상)

- 모임 주기: 한 달에 1회


2. 나 홀로 진행할 영어 학습 루틴

- 출근 전: EBS 입이 트이는 영어 라디오 방송 듣고 교재로 공부

- 회사에서: Culips.com이라는 영어 청취 방송 듣기

- 퇴근 길: 슈퍼팬 어플로 영어 유튜브 듣기

- 퇴근 후 집: 영어회화 100일의 기적이라는 책 암기, 영어로 동화책 읽기, 영어로 기도하기



그러나 실상은 이랬다.




1. 영어 스터디: 한마디로 말해 ‘너무 가끔 만나고 영어로 의사소통하는 시간이 부족하다’

- 첫 번째 모임: 빵집에서 만나, 유아용 영어 동화책 level 1 한 권 읽고 영준이가 문장 설명해 줌.

- 두 번째 모임: 유원지(고령 강정보)에서 만나 돗자리 펴놓고 안 되는 영어로 대화 나누기 30분 정도 하다가 한국어로 노가리 1시간.(인간관계 고민, 영어 고민 등)

- 결론: 친목 도모는 확실히 되고 있다.


2. 나홀로 진행하려고 했던 영어 루틴: 한마디로 말해 ‘어영부영하다 폭망의 길을 걷고 있다’

- 출근 전 새벽: EBS 입트영을 듣고자 했으나 3회 정도 듣고 말아버림. 늦잠 자다가 회사에 뛰어가기 바쁨.

- 회사에서: 업무하기도 시간에 쫓긴다.

- 퇴근 길: 슈퍼팬 어플을 귀로 들으며 집에 가려고 했으나 ‘melon'으로 김동률 노래만 듣는다.

- 퇴근 후: 영어 동화책 X 영어 기도 X 집에 오면 힘이 없다.

- 결론: 영어회화 100일의 기적이라는 책만 하루에 1챕터씩 암기하고 있다.




그리하여 내린 최종 결론! 두둥!


아무리 재미있고 나와 맞다고 생각되는 영어 콘텐츠도 혼자 공부하면 오래 지속이 안 된다는 것.


(물론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나는 평범한 직장인 1인이며, 회사에선 바쁘고 집에 돌아오면 매우 피곤한 사람인데다가, 미국 드라마나 영화로 스트레스를 푸는 취향도 아니어서, 아무리 내가 그나마 좋아해서 선택한 영어 콘텐츠라 하더라도 혼자서는 꾸준히 보게 되지 않는다는 것.


나처럼 평범한 의지와 노력을 가지고 있는 영어 학습자 1인에게는 영어 원서로 공부하기, 유튜브로 공부하기, 미드 구간반복하기 이런 것들은 허울 좋은 허상에 불구하다는 것.


아무리 내용이 재미있다 하더라도 혼자만의 의지와 노력이 필요하기에 지속이 되지 않고 포기하게 되니, 죽도 밥도 안 되었다. 설령 이런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학습한다 하더라도, 1000가지 문장 중에서 내가 표현하고 싶은 문장은 운 좋게 1개가 포함되어 있을지도 모르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 게다가 input 위주의 듣기 학습이기에 실제 상황에서 바로 입 밖으로 튀어나와줄지도 의문스러운 일.


휴. 결국 중간 점검을 통해 내린 앞으로의 공부 방향은 “나에겐 output이 더 필요하고, 영어를 꾸준히 사용할 수 있게 도와주는 사람들과의 정기적인 만남과 대화가 필요하다”는 쪽이다.


그리하여 영준, 나, 선희 언니는 한 번 만나고 말 사이가 아니라, 앞으로 더 자주 볼 사이가 될 것처럼 일단 친해지기로 하였고, 영준이가 아는 외국인 친구 zoe를 끼워서 포항으로 놀러 가기로 하였다.


그러나, 나는 외국인 공포증이 있는데 이를 어찌할지...



그 뒷 이야기는 다음 화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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