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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후루츠캔디 Sep 27. 2024

앞담화 1등급

앞담화로 서울대도 가겠다

열린 인터넷 환경에서 언제 어디에서든 풍부하게 접할 수 있는 정보들의 교류 보다는 섬세한 감정표현에 주목적을 두고 있는 내 글들의 맥락들에서 알 수 있듯이, 나는 나의 생각과 감정을 자유롭게 상대에게 표현하는 것에  희열을 느끼는 사람이다.


뒷담화가 없는 사람이라고 해서 내가 감정표현을 전혀 할 수 없이 사는 사람이라는 뜻은 아니니 오해마시길.

그냥 뒷담화를 안한다는 거지, 상대를 앞에 두고 하는 앞담화는 정말 어느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티쳐스에 출연을 요청해 나가 나만을 위해 구성돤 앞담화 모의고사 시험문제를 푼다면 나는 1등급을 그냥 발라먹고도 남는 그런 잔인하고 칼발서린 앞담화 실력을 갖고 있다며, 정승재선생님께 감동을 드릴 지도 모른다.


대상이 남자든 여자든, 어리든 나이가 많든 아무 상관이 없다. 내 앞에 두면 나는 고등어 발라먹듯 꼼꼼히 출제자의 의도와 문제양질을 분석하여 서릿발 날리는 촌철살인 정신으로 내 입술을 무장한 채 1시간 이든 2시간이든 혼자서 내 감정과 생각, 느낌에 대해 맘껏 떠들 수 있다.



이 없으면 잇몸으로 먹고, 겨땀을 줄이려 다한증 시술을 받으면 얼굴에서 땀이 비오듯 쏟아져 주체할 수 없듯, 똥꼬를 막으면 몸에 뚫린 어떤 구멍으로라도 가스가 나오게 된다.



뒷담화구멍또한 막히면 앞담화 기능이 터지게 된다. 일명, 방언 터졌다고 할까






사실 이또한 시도때도 없이 흘러내리는 얼굴땀만큼이나 문제다.

부분적 출력 조절 기능 고장이 원인이 된 만큼, 본인 스스로 이 점을 인식하지 못하면, 남들 앞에서 허심탄회하게 속 이야기좀 해 봤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대부분 사람들의 고민 상담들 틈에서, 이게 본인 재능이고 장점이라는 생각만으로 자신에 심취해 스스로의 분석력에 졸도할만큼 감동하여 상대 어려운 줄 모르고 입이  맘대로 터져 주체할 수 없으니 말이다. 부끄럽게도 나와 접하는 인간들 사이에 겪는 우여곡절의 원인이 나에게도 50퍼센트 책임이 있음을 이해하지 못했었으니...


뒷담화만 아니라면, 남에게 쿨하게 감정표현 생각표현 거침없이 할 수 있는 당당한 사람임에 분명하다고 스스로를 오해하던 기간이 있었다. 내가 아는 모든 정보는 자세하고 면밀하게 공개할 수 있는 말빨이 존재한다며 믿어 의심치 않는 기간이 있었으며, 고민을 털어놓는 상대들에게 그들을 찬찬히 파헤치고 심리 분석할 수 있으며, 문제점과 나아갈방향에 대해 상담해주는 것에 누구보다도 자신있으니 나 같은 자원을 놓고 썩히는 그들이 안타까웠다. 사실 사람들은 나의 말에 아파했지만 말 속에 정확한 부분이 존재했고, 핵심을 캐 낼 수록 나는 희열을 느꼈다. 문제는 그것이 때에 따라 무례일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런 글까지 쓰는 마당에, 이제는 함부로 나의 거칠거칠하고 뜨거운 날것의 감정 그대로를 드러내지는 않지만, 상대에게 드는 생각에 대해서는 최대한 솔직하지만 예의있게 그리고 자세하고 섬세하게 표현해야 본성이 풀리는 그런 사람인 건 아직도 변함이 없다.


더불어 공적인 자리라든지, 사람이 삶의 맥락 모든 면에서 시간이 허락되는것도 아니고, 기분이 나쁘지만 그때그때 일일히 설명하기 보다는 넘겨야 할 상황도 있다는 것도 아는 지금에 도달하기 까지, 나의 말에 브레이크를 거는 것은 그 어떤 작업보다도 힘든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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