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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풍 Jul 25. 2021

진중한 자세

진중하다는 뜻은 점잖고 무게가 있다는 의미이다.  모든 책에는 작가가 담고자 했던 깊은 관점이 여러 곳에 스며들어 있다. 책을 진지하고 신중하게 읽어야 그러한 숨겨진 메시지를 포착할 수 있다. 정말 깊은 뜻은 단어나 말로는 표현할 수 없다. 그래서 같은 책도 여러 번 읽을수록 지난번에 몰랐던 새로운 의미를 이해하게 된다. 반면에 자극적인 제목이나 목차를 중시하는 인터넷 뉴스나 신문 기사들은 빨리 읽게 된다. 문제는 모든 것이 정신없이 빨리 돌아가는 현대 사회에서 중요한 책이나 서류도 빠르게 훑어보게 된다는 점이다. 늘 빠쁘게 살다 보면 아무리 시간이 없어도 천천히 뜻을 파악해야 하는 자료와 급하게 읽어도 되는 자료 사이에 구분이 사라진다. 사람의 말도 자주 표현되지 않은 깊은 의미가 담겨있다. 그럼에도 주변 사람들의 말마저도 대강 빠르게 이해하고 지나가려는 습성이 생길 수 있다. 상대의 진정한 의도를 모르고 성급하게 판단하면 많은 것을 잃을 수 있다. 급하게 살다 보면 삶 속에서 많은 문제가 생긴다. 칫솔질도 급하게 하면 잇몸에 상처를 낼 수 있고, 음식을 급하게 먹다가 치아가 깨지기도 하고, 버스나 지하철에서 급하게 내리거나 타다가 가방이 문에 낄 수도 있고 몸을 다치기도 한다. 사실 몇 초만 차분하게 행동하면 안전할 수 있는 상황에서도 급한 성격이 문제를 일으킨다. 특히 운전할 때 급한 성격은 돌이킬 수 없는 사고를 야기할 수 있다. 인생을 늘 진중하고 차분하게 살아야 한다. 세상이 바쁘게 돌아간다고 나까지 덩달아서 빠르게 행동할 필요가 없다. 물론 급하고 빠르게 처리할 일도 있다. 그러나 빠르게 처리해도 될 일과 진중하게 처리해야 할 일을 구분해야 한다. 정중동과 동중정이라는 멋진 말이 있다. 고요함 정막 속에서도 움직이고, 움직임 속에서도 고요함을 맛본다는 의미로 이해된다. 사람이 일상에서 늘 바쁘게 살다 보면, 개인적 삶의 영위에서 정말 중요한 문제를 일으킨다. 즉 일이 없는 시간을 어떻게 보낼지 모르고 전전긍긍하게 된다. 휴가나 주말에도 혼자 차분하게 시간을 보내지 못하고 무언가를 하지 않으면 답답한 마음에 빠진다. 잡담, 오락, TV, 술이나 게임 등에 의존하지 않고 자신의 공간에서 혼자서도 긴 시간을 무료하지 않게 보낼 수 있는 마음과 정신력이 자라나야 한다. 어차피 인간은 군중 속에서도 외로움을 느낀다. 언젠가는 혼자 살아야 한다. 늘 어디서나 혼자서 우주를 상대할 수 있는 마음을 키워야 한다. 혼자서 잘 지내는 사람이 진중한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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