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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풍 Oct 02. 2023

하나씩 일 처리하기

흔히 양손에 많은 물건을 든 채로 집문의 키를 열려고 시도하다가, 열쇠를 떨어뜨리거나 아니면 손에 든 물건이 굴러 떨어지는 경우가 있다. 물건들을 먼저 내려놓은 다음 순차적으로 열쇠를 호주머니에서 꺼내 문을 열어야 혼란이 방지된다. 비닐, 플라스틱, 종이 등 분리수거 쓰레기를 모두 한꺼번에 들고 가려다가 일부가 떨어지면, 모두 내려놓고 다시 정리해야 한다. 처음부터 하나씩 버리는 것이  낫다. 무슨 일을 하거나 한 번에 처리가능한 양만큼만 처리하는 것이 전체적으로 시간을 절약해 줄 수 있다.

오래전에 달라이라마에게 기자가 질문하였다. "히말라야 산맥을 넘어 어떻게 그 먼 길을 왔나요"라는 질문에 대해, "한 에 한 걸음씩 걸어왔지요(one step at a time)"라고 대답하였다고 한다. 우리도 길을 걸어갈 때, 한 걸음씩 간다. 한꺼번에 여러 걸음씩 갈 수 없다. 계단을 오를 때도 한 계단씩 올라가야 다치지 않는다. 물리적인 움직임이나 거리의 이동뿐만이 아니다. 정신적으로 무엇을 생각할 때도 늘 지금 현재 가장 중요한 것에 집중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여러 가지 생각을 동시에 하면 생각이 흐트러지고 산만해진다. 한 가지 일이나 한 가지 생각에 집중하려면 머리를 정리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무슨 일을 먼저 해야 할지 선택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여러 가지 일을 동시에 하려고 하면 몸을 다치는 경우도 있다. 당연히 급하게 처리하려는 마음이 생기고, 그 과정에서 문제가 생긴다. 칫솔질을 할 때 치아를 하나씩 천천히 닦아야 하는데, 급하게 여러 치아를 닦으려고 하면 빨리 칫솔을 위아래로 움직이게 되고 그러다가 잇몸에 상처가 생긴다. 밥과 반찬을 먹을 때도 한 가지씩 천천히 음미하며 먹어야 한다. 그런데 여러 가지 음식을 급하게 먹으려다 혓바닥이나 입술을 깨물기도 한다.

신발도 한쪽씩 천천히 신어야 하는데 양쪽 신발을 함께 신으려다 넘어질 수도 있다. 사소한 일들 같지만 일상생활에서 많은 일을 빨리 처리하려다가 오히려 시간이 늦어지는 경험을 누구나 한다. 그런 습관들이 급한 성격을 만든다. 일본 사람들이 숟가락 대신 젓가락으로 밥을 먹는 이유도 조금씩 천천히 먹으려는 의도라고 한다. 흔히 해외여행을 가서 한 곳에 느긋하게 머물면서 구경하기보다는 여러 명승지를 순식간에 다니면서 증명사진 찍기에 열을 올리는 여행객들이 많다. 삶 속에서 여유를 가지고 매사에 하나씩 차근차근 처리하는 습관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인생이란 하루씩 사는 것이 차곡차곡 쌓여서 일생이 된다. 원한다고 해서 여러 날을 한꺼번에 살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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