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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풍 Sep 23. 2023

심신을 살리는 라이프스타일


자동차가 달리기 위해서는 휘발유라는 연료가 필요하다. 마찬가지로 사람이 움직이기 위해서는 음식이라는 연료가 필요하다. 하루 세끼 먹은 식사와 물과 공기가 원료가 되어 세포 속에 있는 미토콘드리아에서 사람에게 필요한 에너지가 생산된다. 이상한 점이 하나 있다. 사람들은 자기 자동차의 휘발유를 아끼려고 차를 세워 두고 잘 사용하지 않는다. 또한 집안에 전기를 아끼려고 뜨거운 여름에도 에어컨을 가동하지 않고 절약하기도 한다. 그런데 자신의 몸속에 있는 일정한 양의 에너지를 함부로 낭비한다.

사람에게 필요한 에너지는 칼로리로 표시되며, 체중이 60kg인 성인 남자에게는 하루에 약 1,800칼로리가 필요하다고 한다. 전체 체중에서 불과 2~3% 차지하는 뇌가 소모하는 에너지의 양은 하루 섭취 칼로리의 20~25%를 차지한다고 한다. 문제는 하루에 섭취하는 칼로리의 양은 고정되어 있는데, 뇌가 필요 이상으로 작동하여 너무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는 경우이다. 모든 생각은 에너지를 소비한다. 불필요한 생각을 많이 할 경우에는 뇌가 50~ 60% 까지 과도하게 신체 에너지를 소모할 수 있다. 이 경우에는 소화기관이나 감각기관이 필요로 하는 에너지가 뺏기게 된다. 그래서 생각을 너무 많이 하면, 눈도 아프고 소화도 잘 안 된다. 사람이 먹는 음식은 일정하다. 만약, 매일 불필요한 잡념 속에서 살아간다면 뇌가 비대칭적으로 전체 에너지를 많이 사용하게 되고, 장기적으로 다른 몸의 부분들에 고장이 날 수밖에 없다.

필요한 생각이란 나의 생활과 별로 관련이 없는 일들을 말한다. 내가 어떻게 할 수 없고 통제할 수 없는 뉴스를 매일 보고 흥분하거나, 나의 경제 수준에 어울리지 않는 물건들을 보고 가슴 아파하는 경우를 말한다. 또한 남의 불행을 보고 통쾌해하고, 남의 행복을 보고 질시하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내가 책임질 수 없는 세상 일들에 대해서 무리한 부담을 가지는 경우도 해당된다. 따라서 나의 생존에 필요한 칼로리를 뇌가 지나치게 사용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늘 마음의 평정을 회복하고 생각을 정리해야 한다. 물론 생각이라는 것이 나의 뜻 때로 움직여 주지 않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자신이 늘 피로하고 소화가 안되고 눈이 자주 아프면, 자신이 매일 무슨 생각을 얼마나 오랫동안 하는지를 객관적으로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특히 뉴스나 광고,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트위터 등 SNS를 보는 시간을 대폭 줄여야 한다. 그야말로 나와 상관이 없는 일들이 나의 뇌를 좀먹고 결국 장기적으로 몸속 에너지의 불균형을 야기하여 나를 아프게 한다. 요즘에는 뉴스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이 많다. 맨발 걷기도 의미가 있지만, 뉴스를 하루, 일주일, 한 달간 만 안 보면, 자신의 생각과 마음에 엄청난 변화가 일어난다. 현대인의 몸과 마음을 지배하고 있는 인터넷과 SNS는 IT기업들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방법으로 알고리즘이 계속 변하고 있다. 인터넷 콘텐츠가 사람에게 유용한 것이 아니라, 해당 기업들의 영업이익이 늘어나도록 사람들이 가급적 디지털 기기에 오래 머물도록 유도한다. 광고를 많이 보게 만들기 위해서다. 술과 담배 제조 회사들이 수익을 늘리기 위해서 무차별 광고를 하는 것과 같다.

한편, 사람은 음식을 섭취해서 몸속에 필요한 칼로리를 생산한다. 우리 조상들은 과학 기술이 지금보다 덜 발달한 덕분에 가공음식을 먹을 기회가 훨씬 적었다. 그런데 지금은 세상에 유통되는 수많은 음식이 사람의 건강과 무관하게 식품업체들의 영업이익 극대화를 위해 생산된다.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서 설탕 성분이나 소금을 대량 첨가하고, 유해한 기름과 화학 물질, 그리고 색소나 방부제를 첨가한다.

우리는 사람의 정신건강을 생각하지 않는 IT기업들과 사람의 육체 건강을 생각하지 않는 식품 업체들에 여러 겹으로 둘러 쌓여 있다. 게다가 많은 식당들이 음식값을 많이 받기 위해서 사람이 한 끼 음식을 통해 필요로 하는 칼로리보다 더 많은 양의 음식을 제공한다. 하루 1800칼로리 정도의 음식이 사람몸의 균형유지에 적당한데, 식당에서 하루 세끼를 먹으면 약 3천 칼로리를 먹게 되는 경우가 많다. 직장 생활을 하면서 하루 내 앉아 있는 사람들이 매일 몸이라는 자동차에게 휘발유를 넘치도록 밀어 넣고 있는 것과 같다. 자동차는 과잉 휘발유를 넘치게 만들기라도 하지만, 사람의 몸은 저항 없이 그냥 과도한 칼로리를 받아들인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정신적 육체적인 유해환경이 개인의 잘못이라기보다는 기업들의 눈먼 이익 구조에서 파생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현대 자본주의의 기업들은 인간의 몸과 마음에 상처를 내고 있다. 그리고 수많은 병원이 함께 늘어나면서 사회 전체가 사람들에게 병 주고 약을 주고 있다. 이익의 극대화라는 비인간적인 목표 속에서 돌아가는 세상과 기업들이 스스로 마음을 고쳐 먹을 일은 없다. 현명한 세상이 오기 전에는 개인들이 스스로 자기 몸과 마음을 지켜야 한다. 건강한 음식을 골라서 몸이 하루에 필요로 하는 적정 칼로리만을 섭취하고, 나의 정신을 해롭게 하는 디지털 기기에서 자신을 해방시켜야 한다. 경제적 이익을 위해서 일을 하고 인터넷을 보는 것도 필요하지만, 몸과 마음을 해칠 필요까지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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