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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풍 Oct 28. 2024

정신적 고통에서 벗어나기

사람은 오물을 피해서 걸어가고, 상한 음식을 먹지 않는다. 또한 사람은 싫은 사람을 피한다. 그런데 사람은 싫은 생각과 기억을 반복해서 되새김질을 하면서 고통을 당한다. 잘 분석해 보면, 오물, 음식, 싫은 사람은 외부에 있는 대상이고, 싫은 생각이나 기억은 내면에서 생긴다. 그렇다면 자신의 외부에 있는 나쁜 것은 힘들이지 않고도 피할 수 있지만, 자신의 내면에서 형성되는 생각, 기억, 감정들은 힘들게 애써도 피하기 어렵다는 것이 사실이다. 왜 싫은 생각을 싫은 사람을 피하듯이 피할 수 없을까? 그럴 수 있다면, 굳이 잡다한 생각을 없애려고 명상을 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사람이 자신의 생각이나 감정과 진지하게 싸워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사람은 어려서부터 자신에게 떠오르는 생각이나 감정을 내 생각이나 감정이라고 여긴다. 다른 사람과 대화를 나눌 때도 내 생각과 다르면 기를 쓰고 이기려 한다. 자신의 나쁜 생각을 외부에 있는 오물이나 상한 음식처럼 다루지 않고, 뭔가 보호해야 할 것으로 여겨왔다. 그래서 생각과 감정이 오랜 세월 마치 버릇없는 아이처럼 제멋대로 커지면서, 성인이 되면 감히 침범할 수 없는 자율주행을 한다. 이때부터는 아무리 부정적이고 기분 나쁜 생각이나 감정에서 벗어나려고 해도, 오히려 더욱 기승을 부린다. 만약, 어려서부터 주변에 깨달은 부모, 스승, 멘토가 있어서 생각과 감정도 나의 의식과 분리된 외적인 대상과 같은 실체라고 가르쳐주고, 동시에 생각이나 감정을 다루는 기술을 배울 수 있었다면, 성인이 되어서 훨씬 좋은 성품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었을 것이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다. 우리는 자각을 통해서 생각이나 기억, 그리고 그에 부속된 감정이 마치 오물이나 상한 음식과 같은 외부의 대상으로 여길 수 있다. 다만 버릇없는 아이처럼 오랜 세월 응석을 받고 성장해서 주인인 의식의 지시를 따르지 않을 뿐이다. 이제부터는 단호하게 생각과 감정을 다스려야 한다. 생각과 감정이 아무리 나를 불안하게 만들고, 걱정거리를 제공하더라도, 그런 제안이 대부분 거짓말이며, 그냥 습관적인 나쁜 패턴임을 인식하면 된다. 만약 어떤 일을 해야 하는데, 하기 싫다는 생각과 감정이 일어나면, 단호하게 그런 생각을 피해나가면 된다. 불안하고 두려운 생각이 들면, 이런 생각은 세상이 나를 겁주려고 보낸 불량배라고 여기고, 품속에서 정신의 몽둥이를 꺼내서 싸워야 한다. 이 과정에서 강한 의지와 용기가 필요하다.

게으른 생각을 오물로 여기고, 해야 할 일을 멋진 애인을 만난다고 생각하면 된다. 나의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생각이나 감정만 다루어야 할 대상이 아니다. 주변 사람들이나 광고와 뉴스가 나에게 전달하는 생각이나 감정도 그런 방식으로 다루어야 한다. 오히려 주변의 부정적인 생각에너지가 우리를 더욱 힘들게 하는 경우가 많다. 생각이나 감정을 제삼자처럼 다루지 않고 어른이 되면, 대부분의 사람은 주인 없이 떠도는 생각의 배에 쌓인 각종 부유물들로 인해 고통을 받는다. 분노, 화, 불안, 질투, 의심, 조바심, 욕심, 집착, 불평, 비난, 미움, 잘난 체, 비교, 복수 등 수많은 인생의 오물들이 버릇없이 성장한 생각과 감정의 배를 가득 채우며 망망대해를 정처 없이 떠다니고 있다. 이 상태에서는 명상을 하고, 마음을 비운다고 되지 않는다. 오직 생각과 감정을 나의 의식이 단호한 자세로 새롭게 훈련시켜야만 한다. 자신 또는 타인의 생각이나 감정이 제시하는 모든 부정적인 제안을 오물과 싫은 음식으로 여겨야 한다.

대신, 모든 종교와 철학에서 이구동성으로 알려주는 좋은 생각과 감정의 제안을 새롭게 실천해야 한다. 사랑, 용서와 용납, 용기, 강인함, 인내, 봉사, 세상에 기여, 희망, 배려, 돌봄, 온유를 구체적으로 매일 실천해야 한다. 매일매일 더 이상 버릇없이 자라서 오직 부정적인 제안만을 반복 제시하는 생각과 감정을 내 것이라고 붙들고 있을 필요가 없다. 나를 싫어하는 사람을 떠나보내주는 것과 같다. 대신 멋진 친구를 만나는 것처럼 새로운 가치관과 생각을 훈련시켜야 한다. 그러한 변화는 가능하다. 왜냐하면 조금씩이라도 매일매일 선한 생각을 실천하면, 하늘이 돕기 때문이다. 조화와 질서는 우주의 법칙이다. 그렇지 않으면 지금 당장 모든 별들이 궤도를 이탈할 것이다. 사람도 은하계의 어디쯤 지나고 있는 지구라는 배를 타고 여행 중인 우주인이다. 누구나 용기만 있으면, 우주의 질서대로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훈련시켜서, 새로운 성품을 가진 인간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다. 새로운 생각도 생각에만 머물면 안 된다. 늘 실천해야 한다. 우리의 행동만이 변화된 생각에 대한 유일한 증거이다. 바른 생각을 실천하고 기록하는 일기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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