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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집의 지붕이 새고 있을 때

지금은 스스로를 돌봐야 할 때입니다

by 에밀리아

안녕하세요. 오늘부터 "괜찮아지는 중입니다"라는 제목으로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매주 화요일과 일요일에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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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어떤 글에서 이런 문장을 읽은 적이 있다.

날씨가 아무리 좋아도,

내 집의 지붕이 새고 있으면
그날은 내게 비 오는 날과 같다고.

사실 처음 그 글을 읽었을 땐

그 말의 의미를 잘 몰랐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고 나서야 깨달았다.

종종 내 마음도 그 지붕 같아서
아무리 주변이 환하고 화창해도,
내 안에서 비가 내릴 수 있다는 걸.


사람들은 내 주변의 맑은 날씨만 보고
내가 괜찮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나는 혼자 내리는 비를 맞으며
젖어드는 때가 많다.

그럴 때마다 나는 스스로에게 말한다.

"내 지붕을 고쳐야겠다."


지붕이 새는 집에 살 수 없듯이,
마음에 비가 스며들도록 둘 수 없으니까.

그렇게 나는 마음을 천천히 수리한다.
내 안의 작은 상처들을 돌아보고,
나를 혼자 두었던 마음에 다정히 말을 건다.

그러고 나면, 조금씩 비가 그친다.

나는 이제 안다.
내 집의 지붕을 고칠 사람은 오직 나뿐이라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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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