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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자글방 Jan 06. 2024

츠케멘을 맛보는 길

[그곳에 같이 갈래요?] 테오

츠케멘을 아시나요? 일본 라멘의 한 종류인데요, 츠케멘은 라멘 면을 국물에 찍어 먹는 라멘입니다. 이 츠케멘을 파는 곳은 서울에도 몇 군데 없습니다. 건대, 홍대, 강남 등 지명을 듣기만 해도 사람들이 북적이는 모습이 상상이 되는 곳에만 존재하는데요. 아쉽게도 아직 비건으로도 즐길 수 있는 츠케멘 가게를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제가 츠케멘이 생각나면 가는 맛집 ‘멘쇼’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멘쇼’를 가는 길은 조금 험난합니다. 일단 언제 어디서 타든 사람이 많은 2호선을 타야 합니다. 앗! 7호선도 가능합니다. 일단, 2호선과 7호선이 있는 건대입구역에 도착해야 합니다. 건대입구역 3번 출구로 나와 건국대학교를 마주 보고 가야 하는데요. 건국대학교 맞은편은 인파가 많은 편이니 사람에 치이지 않게 주의하세요. 건국대 예술디자인 대학의 건물이 보이면, 이제 왼쪽 골목으로 한번 들어가야 합니다. 이때 갑자기 튀어나오는 취객들을 조심해야 합니다. 이 길을 들어 올 때쯤에 차라리 안 먹고 말지!라는 생각이 들어 주변가게에서 밥을 먹으면 오늘은 츠케멘의 맛을 보지 못하는 겁니다. 포기하시면 안 됩니다. 이제 당신은 최근에 폐교된 화양초등학교가 보일 겁니다. 잘 왔습니다. 이제 초등학교 정문 바로 옆에 가게인 ‘멘쇼’를 발견하실 수 있을 겁니다! 이제 츠케멘의 맛을 보실 수 있습니다. 


이미 가게 안에 사람이 가득하다고요? 괜찮습니다. 당황하지 않고 가게에 들어가 기계에서 주문하고 기다리면 됩니다. ‘멘쇼’에서 파는 츠케멘의 종류는 두 가지입니다. 매운 츠케멘과 일반 츠케멘입니다. 매운츠케멘은 정말 매우니, 신라면이 맵다고 생각하시면 일반 츠케멘을 주문하시면 됩니다. 그 외 음료와 토핑은 취향껏 고르시면 됩니다. 면의 양도 고를 수 있습니다. 카드 결제만 되니 꼭 카드를 챙겨서 가야합니다. 그럼 다시 밖으로 나와 대기를 기다립니다. 곧 직원분이 주문표에 적힌 번호를 불러 주실 겁니다. 


“30번 손님 계십니까?” 


오, 당신의 번호를 부르네요. 이제 가게에 들어가 바 테이블의 빈자리에 앉을 수 있는 자격을 받으셨습니다. 가게가 좁으니 몸을 최대한 접어서 들어가야 합니다. 가게에 들어가자마자 느껴지는 일본의 냄새를 느낄 수 있습니다. 역시나 오늘도 익숙하지만 잘 모르는 일본 노래가 나오고 있군요. 자리에 착석해서 주문표를 직원분이 가져가실 수 있게 높은 테이블 위에 둡니다. 그럼 이제 10분 정도만 기다리면 우리가 기다렸던 츠케멘을 먹을 수 있습니다. 


먹는 법은 어렵지 않습니다. 면과 국물이 따로 나오는데요. 면 위는 반숙(거의 익지 않는) 달걀과 죽순이 함께 나옵니다. 국물 안에는 돼지고기가 작게 잘라져 있습니다. 


“츠케멘 나왔습니다”

말하는 도중, 츠케멘이 나왔네요. 자, 빨리 젓가락을 듭니다. 면을 국물에 조금씩 넣으면 됩니다. 그리고 잘 섞이도록 휘저어주세요. 그래야 국물이 스며든 면을 먹을 수 있습니다. 토핑도 면과 같이 국물에 넣어 먹거나 따로 먹으면 됩니다. 취향에 따라 고춧가루와 후추를 더 넣을 수 있습니다. 아, 모두 일본어로 되어 있으니 어떤 것이 고춧가루인지 후춧가루인지 잘 봐야 합니다. 

이제 오롯이 식사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맛있게 츠케멘을 드셨나요? 탱글탱글하고 두껍고 쫄깃한 면에 감칠맛이 맴돌게 짭짤한 국물이 당신의 입맛을 사로잡았다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저는 당신의 맛집 지도에 멘쇼가 등록되었음을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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