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버린다고?!!!
미니멀 라이프를 동경한 지도
벌써 4년 차이지만 제자리걸음이다.
큰 진전은 없고,
책은 더더욱 버리지 못하는 나에게
<나는 읽고 쓰고 버린다>는 책 제목부터 충격 그 자체였고,
내용 역시 그러했다.
그럼에도...
나도 버리고 싶어졌다.
거실 책장의 책은 차마 아직 비우지 못하겠고,
서재 책장 주변을 어슬렁 거려본다.
많게는 20년, 적게는 4년 된 전공 계열 책들이 눈에 띄었다.
나중에 재미로라도 볼까 봐,
혹시나 관련된 일을 다시 시작하게 될까 봐,
혹은 그저 나의 일대기를 전시해 놓듯 꽂아둔 책들...
차마 버리지 못했던 그 책들을
이제는 버릴 수 있을 거 같았다.
최근에 내가 자주 뒤적여 보는 책들과
아이 책들도 다 꽂지 못하는 판이었고,
굳이 책장을 또 사기에는
'지금 필요한 책들일까' 의문이 든 것이다.
이제는 우리가 헤어져야 할 시간이라고 생각하니
몇 년을 묵혀두기만 한 책인데도
너무나 아쉬워서 계속 사진을 찍게 되었다.
아쉬움은 있지만 미련은 차츰 옅어졌기에
내 젊음과 열정을 고스란히 다 바쳤던 20대 중반과
30대 초반의 의약대 입시 생활을 다시 할 일은 없다.
안녕...
이것저것 해 보아도 전공의 벽을 넘을 수 없었고,
싫어도 미워도 전공이 재취업에는 가장 쉬운 듯했지만
굳이 그 일을 다시 하고 싶지는 않으니,
이 책도 안녕...
교직 이수는 했지만 교단에 설 일은 없으니,
이 책도 이제 안녕...
대학 시절,
교육학 공부가 재미있어서 시작한 교직 이수 인 데다
교생 실습을 나가보니
역시나 내 예상대로 나와는 맞지 않는 일이었다.
자격증 취득의 기쁨,
입사 지원서 쓰기의 고뇌,
면접의 두근거림,
합격의 영광,
재취업 생활의 혹독함!
그 과정의 시작이었던 이 책도 안녕이다.
육아를 하면서 바닥을 찍었던 내 자존감은
자격증 공부를 하면서 높아졌고,
내가 살아있음을 여실히 느끼게 해 주었다.
막상 비우자니 마음이 약해졌지만
혹시나 만약에 이 책들이 필요한 일이 생긴다면
그때는 최신 정보가 담긴 새 책들을 보는 게 맞겠거니,
마음을 다잡아 본다!
내가 마지막까지 비우지 못하는 것은 무엇일까?
내 가슴을 다시 뛰게 하는 꿈을 찾을 수 있을까?
쌓여 있는 책과 물건들로 인해
이 비움 여정이 고단하고 답답하게만 느껴졌는데
어쩐지 신이 난다.
내일은 어떤 것을 비우게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