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당은 다이어트의 적이다
다이어트 식단을 시작하기 전 나의 최애 저녁 메뉴는 떡볶이였다. 끓는 물에 다시마를 넣고 다시물을 만든 다음 고추장, 간장, 설탕, 올리고당, 라면 수프로 간을 맞추고 떡, 어묵, 라면을 넣고 끓인다. 물론 양파와 대파, 양배추도 넣고 채소에도 양념이 잘 베이게 한다. 너무 허기진 상태가 아니라면 삶은 계란도 곁들인다.
원팬으로 쉽고 간단하게 한 끼를 해결할 수 있어서 종종 해 먹었다. 40대가 된 지금도 최애 메뉴가 떡볶이라는 게 이상할 수도 있겠지만 내 입맛에는 딱이었다.
그랬던 내가 다이어트를 시작하면서 떡볶이를 끊었다. 아니 영원히 끊은 건 아니고 5kg을 빼기 전에는 떡볶이를 먹지 않기로 결심했다. 그래서 다이어트 초반에는 떡볶이를 먹기 위해 결사적으로 식단도 하고 운동도 했다.
그렇지만 내가 생각하는 데로 체중이 쉽게 빠지지 않았다. 너무나 사랑하는 떡볶이를 먹기 위해서는 살을 빼야 하는데 체중계 숫자는 요지부동이라 한동안 우울하기도 했었다.
다이어트를 위해 끊은 건 떡볶이 하나만은 아니었다. 브런치 메뉴로 즐겼던 프렌치토스트, 한 번씩 찾아가서 먹었던 시장 칼국수, 여름에 먹는 별미 비빔면, 시장 떡집에서 종종 사 먹던 떡 종류까지 모두 금지 음식 리스트에 올랐다.
다이어트에 대해 말하는 많은 의사들과 식단 전문가들은 한 목소리로 말한다.
'살을 빼려면 빵떡면을 끊어라.'
세상에는 점점 더 다양하고 맛있는 빵떡면이 탄생하고 있다. 쉽고 간편하게 더군다나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빵떡면 삼총사는 왜 다이어트의 적이 되었을까?
왜 살이 찌는가?
살이 찌는 이유는 간단하다.
우리 몸은 생명을 유지하고 활동하는데 필요한 에너지를 사용하고 남는 에너지는 지방 형태로 체내에 저장해 둔다. 혹시 모를 굶주림에 대비해 비상식량을 비축해 두는 것이다.
필요 이상의 에너지가 몸에 남으면 계속해서 지방으로 저장되고 이것이 피하지방, 내장지방 형태로 쌓여 살이 찌게 된다. 특히, 몸에 빠르게 흡수되는 당 성분이 많은 음식을 먹게 되면 더 쉽게 체내 지방이 쌓인다.
당은 뇌의 유일한 열량원이자 우리가 활동하는데 필요한 에너지를 만든다. 당이 부족하면 뇌기능은 물론 기분과 체온, 운동 능력 등 신체 전반의 기능이 떨어진다.
<출처: 국립중앙과학관_과학칼럼_과해서 문제인 당, 줄이는 게 답!>
당은 연결 구조에 따라 단순당과 복합당으로 나뉘는데, 단순당은 포도당, 과당, 갈락토오스로 하나의 분자로 이루어져 있다. 단순당 두 개가 결합된 것을 이당류라고 하는데 설탕이 여기에 해당된다.
단순당이 3개 이상 연결된 것을 복합당 또는 다당류라고 하는데, 3~10개가 연결된 것은 올리고당, 10개 이상 연결된 것은 전분과 식이섬유가 있다.
단순당은 단맛이 난다. 단순당으로 구성된 식품을 섭취하면 혈당을 빠르게 상승되고 인슐린이 과다하게 분비된다. 열량으로 소모되지 못한 당은 체내에 지방으로 저장된다.
반면, 복합당은 단맛이 나지 않고, 소화 흡수가 느려 혈당 상승곡선이 비교적 완만하다.
그런데 건강에 이로울 것 같은 복합당이 정제와 조리과정을 거치면서 단순당으로 구조를 바꾸는데서 문제가 생긴다.
밀가루, 쌀가루로 만드는 빵떡면이 정제 탄수화물의 대표 식품이다. 여기에 설탕과 기름, 버터 등이 함유되면 열량이 높아질 뿐만 아니라 체내 소화, 흡수가 빨라져 쉽게 살이 찌게 된다.
나의 최애 메뉴였던 떡볶이는 당과 정제 탄수화물의 총집합체다. 살을 빼기로 결심한 이상 단순당이든 복합당이든 당과는 가급적 멀리 해야 한다.
건강한 삶을 위해 무엇이 들어갔는지 알고 먹자
다이어트 식단을 하며 한 가지 습관이 생겼는데, 마트에서 장을 보거나 편의점에서 간식을 살 때 제품 뒷면의 영양정보를 살펴보게 된 것이다.
영양정보에는 해당 제품의 영양소별 함유량과 1일 영양성분 기준치에 대한 비율이 표시되어 있다. 처음에는 표를 보면서 충격을 받았다.
라면에는 너무 많은 나트륨이, 과자에는 너무 많은 당이, 아이스크림에는 너무 많은 지방이 함유되어 있다는 것을 그전에는 몰랐었다. 단백질 함량 높다고 크게 적혀 있어서 영양정보를 살펴보면 단백질 보다 더 많은 당류가 포함되어 있었다. 차마 그런 제품을 살 수 없어 제자리에 놓아둔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식품 회사와 식당은 이윤을 추구한다. 그들은 더 맛있게 더 자극적이게 더 중독되게 음식을 만들어 소비자들을 유혹해야 한다. 그들은 소비자들의 건강과 의료비 지출을 염려하지 않는다. 어떻게든 더 중독적인 맛을 만들어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게 할까를 연구한다.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게 되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아니하리라.
내 몸을 사랑하게 되니 건강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내가 먹는 음식에 대해서도 더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정확한 정보를 알기 위해 찾아보고 공부하게 되었고, 그동안 몰랐던 사실에 눈을 뜨게 되었다.
앞뒤 따지지 말고 살찌니까 무조건 먹지 말아야 한다가 아니라, 왜 빵떡면을 멀리해야 하는지 이해가 되니까 자연스럽게 멀리하게 되었다.
건강한 삶을 살기로 선택했기에 기꺼이 변할 수 있었다. 변화의 시작은 사랑과 관심 그리고 이해다. 갱년기를 슬기롭게 맞이하고 건강한 노년을 보내기 위한 나의 변화를 받아들인 지금은 건강한 행복에 눈뜨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