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수와 땅콩
다음 날,
아침 7시에 영희와 영숙이는 엄마를 모시고 호텔 레스토랑에 내려가서 아침 식사를 했다.
"엄마, 아빠는 일어나지 않았을까?"
"그냥 둬라... 배가 고프면 알아서 내려오지 않겠니?"
"그래, 언니 우리들끼리 오붓하게 아침 먹고 호텔 근처에 산책이나 하고 와요"
"그럼 그럴까? 그 대신 로비에 내려가면 아빠가 계시는 객실로 전화는 한번 하자..."
"그렇게 하는 게 좋을 것 같아..."
7시 20분이 되었을 때, 1층 로비로 내려간 영숙이는 호텔 로비에서 객실로 모닝콜해 주라고 말을 했다.
'따르릉, 따르릉..."
'따르릉, 따르릉..."
로비에서 전화를 걸어도 전화를 받지 않는다고 직원이 말한 것이다.
"(영어로) 네, 그럼 놔두세요. 어차피 시간 되면 일어날 거예요"
"(영어로) 혹시 모르니, 저희가 10분 정도 있다가 다시 연락해 봐 드릴게요"
"(영어로) 네, 감사합니다. 그런데 여기 호텔 조식이 몇 시까지인가요?"
"(영어로) 8시까지이고요. 혹시 8시가 지나더라도 룸서비스를 요청하면 직접 객실로 가져다 드립니다"
"(영어로) 아 네,... 룸서비스는 괜찮고요, 7시 30분에 연락해 주시고 전화 안 받으면 놔두세요"
영숙이는 아이들에게 객실로 돌아가서 TV 시청하라고 말한 뒤에 엄마를 모시고 영희와 함께 산책을 갔다.
그리고 8시가 되었을 때, 로비로 다시 돌아왔다.
"(영어로) 혹시 연락이 되던가요?"
"(영어로) 아니요?"
"(영어로) 네, 알겠습니다."
그렇게 영숙이는 로비 직원에게 말하고 객실로 올라갔다. 그리고 남편이 묵고 있는 객실 초인종을 눌렀다.
"여보, 아직 안 일어났어요?"
그런데 문이 완전히 잠기지 않고 신발이 끼어있는 채로 객실 안으로 들어갈 수 있게 되었다.
"어, 문이 열리네,... 이건 또 뭐야... 신발이 여기 왜 끼어있어?..."
그리고 그 뒤를 따라서 영희가 같이 들어왔다.
"오 마이 갓..."
김부동의 사위들은 침대과 소파에서 과자 봉지를 끌어안고 누워있었다. 그리고 바닥에 누워서 맥주병을 끌어안고 누워있는 사람은 다름 아닌 김부동이었다. 태평하게 코를 골며 자고 있었다.
영희가 말했다.
"영숙아, 여기 술 냄새가 진동하는데, 안 되겠다. 창문이 열리는 곳이 있는지 확인하고 좀 열어놔라"
"그래, 언니 알았어..."
마침 최금란이 객실에 들어갔다가 다시 나오는데, 같이 걸어왔던 딸들이 안 보여서 옆 객실로 걸어갔다. 그리고 문을 열면서 들어왔다.
"아니, 이게 다 뭐라니... 여보! 지금 몇 시인데 아직도 바닥에서 자고 있어요?"
김부동이 잠결에 말했다.
"음... 아... 거기 아가씨... 여기 땅콩 좀..."
"영숙아, 저 양반 뭐라고 하는 거니?"
"아빠가 땅콩 좀 가져다 달라는데요?"
침대 위에 누워있던 영희 남편도 말했다.
"저기여, 승무원님... 여기 시원한 물 한잔 좀 가져다주세요"
엄마가 말했다. "영희야, 너 가서 물 한 컵 갖다 주고 와라. 영숙아, 니 남편은 또 뭐 필요하지 않다고 하니?"
"엄마, 저희 남편은 잘 때는 항상 조용히 순둥이처럼 잘 자요"
소파에 누워있던 영숙이 남편이 말했다.
"여기여... 승무원님~, 저는 물에 얼음 넣어서 한잔 부탁할게요"
"야, 영숙아, 순둥이처럼 잘 자는데, 니 남편이 얼음물을 찾는구나?"
그리고 김부동은 바닥에 누워서 맥주병을 끌어안은 채로 계속 말했다.
"아가씨, 땅콩 좀 더 줘요"
그때 최금란은 욕실 찬물을 컵 두 개에 담아서 영희와 영숙에게 얼굴에 뿌려주라고 말했다.
사위들이 모두 동시에 이구동성으로 말하면서 일어났다. "앗 차가워!"
최금란이 말했다. "여보게, 나야 나... 이제 일어나야지?"
둘은 벌떡 일어났다. "아... 장모님... 방금 찬물에 빠지는 꿈을 꿨습니다."
영숙이가 말했다. "꿈은 무슨 꿈... 여보! 이제 구경하기 위해서 출발해야지..."
그렇게 김부동 가족들은 샌프란시스코에서의 둘째 날을 보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연재소설 '운수가 터져버린 날(제14화)'가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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