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동의 눈물
"그리고 기억이 돌아오지 않은 상태일지라도 잔금 지급일 전에 발견되면, 그 또한 황철수의 소유가 아닌 김부동 씨와 최금란 씨의 소유가 됩니다."
황철수가 말했다. "결국 잔금일과 소유권 이전일이 영향을 주게 되어있다는 것이군요"
대박부동산 사장이 말했다. "네, 맞습니다. 모든 권리의 기준은 등기상 명시된 일정을 기준으로 합니다. 혹시 양쪽 이해관계자 분들 사이에서 추가 질문이나 말씀하실 내용이 있으면 지금 알려주세요. 계약서에 서명이나 도장이 들어가게 된 이후에는 법적 효력이 발생하게 됩니다."
황철수는 속으로 생각했다. '김부동의 기억이 돌아올 일은 전혀 없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잔금 지급일 전에 이 계약이 무효화될 일은 절대 생기지 않을 것이야...'
최금란도 속으로 생각했다. '남편의 기억이 영원히 돌아오지 않을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이라도 좀 더 깨끗한 곳으로 이사 가서 남은 여생을 보내는 것이 현명하다..."
대박부동산 사장이 말했다. "자, 여기 서명 그리고 도장을 찍어 주세요."
그렇게 양쪽 서명과 도장이 모두 들어간 계약서가 마무리되었다.
"원래 잔금 지급일자에 이사가 들어오고 나가야 하는 상황인데, 이 계약서에 서로가 별도의 조항으로 표기한 내용대로 선금, 중도금이 입금 후로부터 일주일 안으로 편하게 이사를 나가고 들어오시면 되겠습니다."
그렇게 모든 절차를 마친 후, 대박 부동산 사장은 돌아갔다.
"저, 제수씨, 어제 미리 얘기해 드린 것처럼 필요하신 물품을 잘 챙기셔서 이사를 나가시면 됩니다. 저는 오후에 은행에 들러서 입금해 놓을게요. 그럼 가보겠습니다."
그렇게 황철수는 은행으로 갔다.
영희가 말했다. "엄마, 여기 계약서 내용대로라면 결국 엄마는 보상금 지급 금액 중에서 일부를 미리 황철수 아저씨한테 받은 것일 뿐이에요. 어차피 여기 집은 너무 낡아서 오히려 잘 된 것 같아요. 엄마, 아빠 귀중품을 조금씩 챙겨놓으세요. 가구들은 그대로 두고 가시고요. 새 집으로 이사하면 필요한 것은 저희가 사드릴게요"
최금란이 말했다. "그래, 알았다. 나도 피곤하구나... 너희도 고생했는데, 이제 들어가서 쉬고..."
영희가 대답했다. "네, 엄마 쉬세요. 아빠한테 저희 다녀갔다고 말해주세요"
김부동은 아직 방에서 조용히 누워서 있었다.
황철수는 은행을 가는 동안 혼잣말로 말했다.
"그래, 잘했어... 내가 부동이 그 자식 내 앞에서 잔소리할 때마다 실은 기분이 너무 안 좋았는데, 이 참에 그 복권은 내가 꼭 찾을 거야... 아무렴... 부동이는 기억을 되찾지 못할 것이고... 하하... 잔금 지급일까지만 기억을 찾지 못하면, 그 집에서 나오는 모든 것은 모두 내 것이다."
황철수는 결국 김부동의 복권을 찾아서 큰돈을 소유하게 될 것이라는 큰 꿈에 들떠있었다.
"안녕하세요,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네, 제 통장의 1억 원을 여기 적힌 최금란 씨의 계좌로 입금해 주세요"
"네, 잠시만요... 여기에 통장 비밀번호 네 자리를 눌러누세요. 그리고 확인버튼 눌러주시고요"
"네, 눌렀습니다."
그렇게 최금란 통장으로 1억 원을 입금했다.
최금란은 방에 들어가서 김부동이 잠을 자고 있는 동안, 옆에 앉아서 말했다.
"당신에게 미안해요. 기억이 없는 당신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된 이후, 우리 두 식구가 좀 더 깨끗한 집으로 들어가서 살았으면 해요. 이제 이 집은 너무 낡았고, 뱀도 당신을 물었던 것처럼 이곳은 더 이상 살아갈 곳이 못 되는 것 같아요. 오늘 영희와 영희 남편이 다녀갔어요. 그리고 황철수에게 이 집을 일주일 안으로 넘겨줄 예정이에요. 당신이 밤마다 저기 마루에 앉아서 누이와 어머니 별을 보고 있었는데, 앞으로는 새 집에 이사 가서 새로운 곳에서 별을 보았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미안해요..."
누워 있던 김부동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나왔다. 아무런 기억을 하지 못하는 김부동은 어찌 된 일인지 몰라도 자신의 눈에서 쉴 새 없이 흘러나오는 눈물을 멈출 수 없었다.
다음 날,
최금란은 집 가까운 은행에 들러서 통장에 돈이 입금되었다는 것을 확인했다. 그리고 돌아오는 길에 시장에 들렀다. 평소 김부동이 좋아하는 사과를 한 봉지 사들고 집으로 돌아왔다.
"여보, 당신이 좋아하는 사과 사 왔어요..."
김부동은 오늘도 마루에 걸터앉아서 장독대 위에 앉아있는 잠자리를 쳐다보고 있었다.
"잠자리가 오늘은 두 마리가 앉아있네요? 당신이 좋아하는 사과애요"
김부동은 그릇 위에 있는 사과조각을 들고 장독대 위에 올려놓았다.
"아니, 사과를 거기에 올려놓으면 잠자리가 먹기라도 해요?"
최금란도 김부동처럼 사과 조각하나를 들어서 장독대 위에 올려놓았다.
"여보, 이제 이곳도 이사를 가야 해요. 앞으로 장독대 위에 사과 올려놓을 날도 며칠 안 남았어요"
김부동은 그저 멀뚱이 잠자리가 날아가는 것을 쳐다보고 있었다.
그리고...
연재소설 '운수 터져버린 날(제26화)'가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