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모삼천권지교(孟母三千券之敎)

엄마의 독서는 최고의 사교육이다.

by Cecil

맹자의 어머니가 맹자의 교육을 위해 좋은 환경으로 거처를 세 번 옮겼다는 '맹모삼천(遷) 지교'. 요즘 생각해 보면 세 번 거처를 옮기는 것보다 더 중요한 교육의 핵심은 바로'맹모삼천(千) 지교', 즉 엄마 혹은 주양육자의 3천권 가까운 독서량이다. 아이들에게 책을 읽히려고 최선을 다하는 부모는 많지만 정작 본인들의 독서에는 관심을 쏟지 못한다. 바쁘기도 하고 심적 여유가 없기도 하다는 여러 가지 이유로.


대체로 아이가 태어나 백일이 지나면 창의력 계발을 해야 한다는 생각에 다양한 교구와 유아용 전집을 큰 맘먹고 들이는 경우가 많다. 생애에 제일 독서량이 많은 나이가 생후 3개월부터 36개월 사이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로 엄마들은 이 나이에 '책 읽히기'에 몰입한다. 그리고 아이가 조금 더 자라면 그때부터는 독서를 여러 형태의 사교육을 통해 가르쳐 습관을 만들고자 온 정성을 다하기도 한다.

왜 그렇게 책을 읽히려고 하냐고 물으면 '독해력 증진'을 통해 수능시험을 잘 봤으면 한다는 답이 주로 돌아온다. 책을 읽히는 목적이 대입에 닿아 있으니 읽히는 쪽이나 읽는 쪽이나 영 독서에 흥미를 갖기가 힘들다. 목적 자체가 너무 진부하고 수동적이니 말이다. 대입을 목적으로라도 열심히 읽으면 줗으나 책이라는 것이 참으로 이상하게도 '시험공부용'이면 재미가 없고 강요당하면 호환마마보다도 무서운 존재로 변신하니 강추할 독서 목적은 아니라고 볼 수 있다.

그럼 어떤 목적으로 책을 권하고 읽어야 할까?

엄마가 먼저 그 맛을 알아야 아이에게 책을 권할 수 있지 않을까? 그것도 흥미진진하게 말이다.


아이 없이 엄청난 맛집에서 동료들과 회식을 하거나 워크숍 형태로 여행을 다녀오면 '나중에 우리 이쁜이 데리고 여기 꼭 와야지.'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독서도 같은 축에 있다. '독서를 하니 이런 즐거움이!' , '이 책에 이런 내용을 우리 아이에게 꼭 알려주었으면 좋겠다!' 같은 느낌 말이다. 부모들이 물려줄 수 있는 것은 부동산이나 주식 같은 경제적인 부분만 있는 게 아니다. 좋은 경험을 물려주는 일이 어찌 보면 더 자주 더 엄청난 양으로 아이의 인생의 성패를 가르는 요소가 된다. 행복한 경험, 좋은 경험을 물려주는 일은 아이가 성인이 되었을 때 갖게 되는 자존감과도 큰 연관이 있다고 많은 학자들이 이야기하는 걸 보면 재정적 금수저만큼이나 중요한 좋은 경험의 금수저로 키우는 일은 정말 중요하다.

그렇다고 매일 산으로 들로 나갈 수도 없고 특히나 요즘 같은 전염병 시국에는 발이 묶여 집콕을 해야 하니 더욱 외부 경험을 쌓을 길이 막혀 버렸다. 꼭 전염병 때문에 아니라고 해도 아이들을 주말마다 데리고 나갈 수 있는 나이는 초등시절 정도라서 좋은 경험을 해주는 건 제약이 너무나도 많다.

엄마의 책 읽기는 이때 빛을 발한다. 이런저런 분야의 책을 읽으며 접하게 되는 많은 지식의 경험들은 쌓이고 다듬어져서 아이에게 자연스레 전이된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우리 아이가 내 책을 읽고 있기도 하고 과도하게 재미있었던 내용을 흥분해서 이야기했던 그 내용에 우리 아이도 함께 심취하기도 하면서 새로운 경험의 세계로 초대하게 된다.


아이들에게 좋은 멘토를 만나게 해주고 싶다는 열망 또한 독서를 통해 해결된다. 엄청난 인맥 부자보다 엄청난 독서로 아이에게 좋은 저자와 만날 수 있게 도와주는 일은 수많은 멘토와 연결해 주는 매칭 코치의 역할을 부모가 해 준다는 매력이 있다. 문학 작품을 통해 사람을 이해하는 힘을 기르고 여러 관점의 역사서들을 통해 치우치지 않는 시각을 가질 수 있으며 각종 과학 서적들을 통해 지식 탐구는 물론 의문을 해결하고 정답을 찾아나가는 힘을 기를 수도 있다. 문제는 이 모든 장점들을 아이가 혼자 터득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는 사실이다.

조금이라도 어릴 때 이 모든 경험을 선물로 줄 수 있다면 강남 8 학군으로 이사 가는 것보다 더 엄청난 교육 자산을 선물로 주는 것이다. 모든 공부는 문해력이 기본이다. 문자를 읽고 해독하는 수준을 넘어서 그 문장 안에 숨겨는 의미를 단숨에 파악하는 능력은 하루아침에 길러지지 않는다. 게다가 인생이라는 긴 여정 속에서 마주하게 될 수많은 불안감과 방황에 맞서 자신이 원하는 길로 묵묵히 걸어갈 용기와 영감 또한 지난한 노력의 결과로 얻게 된다. 이런 능력들을 기본기로 갖추고 있는 아이라면 어디에서 무엇을 하건 반드시 성공할 수 있다. 그리고 이 능력들은 읽고 생각하고 고민하는 힘을 갖추었을 때 비로소 완성된다.


아이들에게 최고의 교육자산을 물려주기 위해 엄마들은 '책 테크'에 집중하는 시간이 반드시 필요하다.교육 자산도 경제 자산처럼 쌓아야 물려줄 수 있다. 나는 가진 것이 하나도 없는데 아이에게 무엇을 물려줄 수 있을까? 맹모는 3번 이사를 갔지만 아마도 3번 이사를 다니면서 3천 권은 넘게 책을 읽었을 것이다. 아이들을 멋지고 수월하게 키워낸 어머니들은 책을 읽고 자기 성찰에 에너지를 쏟았던 분들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교육 100년 대계'라고 대학입시 성공이 자식 교육의 끝이 아님을 모두 다 알고 있다. 긴 호흡으로 아이를 볼 때 우리 부모가 해야 할 일은 더 많이 읽고 더 많이 생각하는 힘을 주는 것이 아닐까? 읽히기보다 읽고, 생각하게 하기보다 생각하는 부모가 되기 위해 모두 함께 '三千之敎(삼천지교)' 하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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