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덧이 심해 먹을 수 있는 음식이 별로 없었다.
그나마 집밥은 간신히 넘길 수 있었는데, 몸져 누워있으니 직접 밥을 차릴 수도 없었다.
결국 친정 신세를 지기로 했다.
아빠는 아침 일찍 신혼집으로 나를 데리러 왔다.
엄마는 따끈한 세 끼 밥을 챙겨주었고,
동생은 말동무가 되어 주었다.
밤이 되면 퇴근한 남편이 친정으로 나를 데리러 왔다.
가족들이 내어준 시간과 마음 덕에
뾰족했던 나는 조금이나마 동글동글 편안할 수 있었다.
나 혼자만의 것이라 생각했던 짐,
그 짐을 나누어 져 준 가족들로 인해
어려운 시간을 보다 수월하게 넘길 수 있었던 것이다.
많은 이의 사랑으로 오늘의 내가 있다는 사실이,
나는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이,
다시 한 번 나를 몽글몽글하게 하는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