듣다: 사람이나 동물이 소리를 감각 기관을 통해 알아차리다(네이버 사전).
보이지 않는 것을
볼 줄 아는
눈이 있는 사람이었으면.
말하지 않는데, 표현하지 않는데 어떻게 알겠느냐고 생각하던 때가 있었다.
화가 난다고, 힘들다고, 위로가 필요하다고 말해준다면
당신의 그 어떤 감정의 파도에도 기꺼이 함께 올라타겠노라고 생각했지만,
당신은 그저 자기만의 시간과 공간 속에서 조용히 침묵할 때가 많았다.
나는 당신을 잘 알아차리지 못했고, 쉽게 오해했다.
이제는 안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만의 시간과 공간을 필요로 한다는 것을,
가까운 사람일수록 그 사람이 자기만의 공간 속에서 오롯이 자기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배려해주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말이다.
그 사람에게 허락된 여유의 시간들은
이내 자기 자신에 대한 위로와 격려로,
또 그를 기다려준 나에 대한 그리움과 사랑으로 채워질 것이다.
붙잡고 있기 보다는 놓아주는 것이
때로는 더 많은 사랑을 길어 올리는 방법이 된다는 걸,
왜 이제껏 몰랐을까.
말하지 않아도 알아차리고 싶다.
당신의 모습을, 당신의 표정을, 당신의 목소리를
잘 듣고 또 읽고 싶다.
그저 당신과 함께 이 시간을 지나고,
견디고, 버티며
울먹이고, 또 도닥이며
당신과 함께하고 싶다.
나는 오늘도 당신을 잘 듣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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