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음식 재료 중에 두부는 몇 위일까? 콩나물과 함께 공동 1위를 차지하지 않을까? 내 생각이지만 말이다.
콩 제품 중에 가장 대중적인 가공식품인 두부는 식물성 단백질의 대표주자다. 중국에서 우리나라에 전해졌다는 두부는 고려 말기 목은집(牧隱集)에 최초로 소개되었다고 한다. ‘나물죽도 오래 먹으니 맛이 없는데, 두부가 새로운 맛을 돋우어 주어 늙은 몸이 양생하기 더없이 좋다’라는 구절이 대사구두부 내향(大舍求豆腐來餉)이라는 시에 나온다고 한다.
두부의 기원을 살피다 보면 농사지은 콩을 불려서 갈고, 간 콩물을 삶아서 거른 다음 간수를 넣어 두부를 만들어 먹었다는 것이 신기하기만 하다. 지금처럼 누군가 비법을 알려주지 않았을 텐데도 말이다. 음식의 역사뿐만이 아니라 인류의 역사를 보면 참 대단한 존재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필수 아미노산을 많이 함유한 단백질 외에도 지방까지 풍부한 두부는 소화 흡수율이 매우 높다고 한다. 밭의 고기라 부르는 콩을 원료로 하기 때문에 예로부터 두부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단백질 공급원으로 이용되어 왔다. 두부의 조리 방법 또한 100종을 넘는다고 하니 두부가 얼마나 우리에게 친숙한 재료인지 알만하다.
우리가 흔히 만날 수 있는 두부 요리의 다양한 방법은 조림으로 찌개로 먹기도 하고, 두부김치, 두부전골, 두부 부침, 두부 두루치기도 만들기도 한다. 요즘은 두부 면과 두부 피도 나오고 있고 두부를 튀겨 만든 유부 또한 널리 이용되고 있으니 두부의 변신은 그야말로 무죄인 셈이다.
어려서 엄마가 만들어 주시던 두부 부침은 두부를 얇게 잘라 프라이팬에 기름을 넉넉히 두르고 노릇하게 부친 다음 양념장을 끼얹으셨다. 시어머님에게 얻어먹던 두부조림은 펄펄 끓는 물에 두부를 잘라 넣고 고춧가루, 마늘, 간장, 파, 들기름을 넣고 바를 바글 끓인 후 졸여내셨다.
엄마에게 얻어먹던 두부 부침도, 어머니에게 얻어먹은 두부조림도 나에겐 추억의 음식이 되었다. 두부를 이용해서 내가 요즘 자주 해 먹는 두부 요리는 두부 부침보다 두부조림이다. 만드는 방법이 쉽기 때문이다.
두부찜 만들기
1. 냄비에 물을 부은 다음 고춧가루 한 큰술, 코인 육수 3알, 국 간장과 액젓, 들기름도 1큰술씩 넣고 팔팔 끓인다.
2. 양념물이 끓어오르면 두부를 도톰하게 잘라서 넣고, 양파 마늘 파도 적당히 넣고 끓이다가 양파가 익으면 불을 끈다.(수저로 국물을 떠서 먹어보고 짜면 물을 붓고 싱거우면 소금을 넣고 조금만 더 끓여준다.)
두부를 이렇게 조림으로 자주 해 먹다가 싫증이 나면 모양도 예쁘고 만들기도 간편한 두부 케이크를 만들어 먹기도 한다. 무엇보다 두부 케이크는 식사 대용으로 먹을 수 있어서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느낌이 든다.
두부케이크 만들기
1. 두부는 듬성듬성 잘라서 뜨거운 물에 삶은 다음, 식혀서 으깬 후 물기를 꽉 짜준다.
2. 애호박, 당근, 양파는 잘게 다진 후 볶아서 소금 후추로 간 한 다음 절반은 으깬 두부에 넣고 치댄다.
3. 오목한 그릇 맨 밑바닥에 블루베리를 한 줄 깔고 볶아둔 애호박, 당근, 양파 나머지를 블루베리 위에 얹는다.
4. 접시를 두부 담은 그룻 위에 덮은 다음 뒤집어 준 후 그릇을 벗겨내면 보기도 좋고 맛도 좋은 두부 케이크가 완성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