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화
우유는 논란의 여지가 많은 식품이다. 건강에 좋은 필수 영양소가 풍부해서( 특히 칼슘이 풍부) 성장기 아이들과 노인의 뼈 건강에 좋다는 주장이 오래전부터 있었다.
반면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하버드대 교수들은 의학 저널 NEJM에 우유가 골다공증과 뼈 건강에 상관이 없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우유 소비량이 많은 국가에서 고관절 골절률이 가장 높았다는 것이다. 이 외에도 세계적인 영양학자들은 우유를 많이 섭취하면 성조숙증과 암 발생률이 높아진다고 주장한다. 특히 암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전문 병원에서는 우유를 아예 식단에서 제외하고 있다는 보도도 있다.
우유라는 식품을 두고 이렇게 서로 다른 의견이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선택은 오롯이 개인의 몫이다. 어느 쪽의 주장을 받아들여야 좋을까?
극단적인 주장을 선호하지 않는 나는 우유가 좋다는 의견에 따라 우유를 매일 꼬박꼬박 챙겨 먹지는 않는다. 그렇다고 우유가 좋지 않다는 의견에 따라 먹지 않는 것도 아니다. 내가 우유를 먹는 방법은 우유에 유산균을 넣어 발효시켜서 요거트로 만들어 먹는다. 요거트로 만들어 먹는 이유는 견과류와 블루베리, 크랜베리를 먹기 위해서다.
나는 우유를 먹으면 뱃속이 더부룩하고 소화가 잘되지 않는다. 그래서 그릭 요거트를 만들어 먹는다. 그릭 요거트는 달지 않아 맛이 담백하고 고소하며 먹어도 속이 불편하지 않다. 그리고 집에서도 쉽게 만들 수 있다.
그릭 요거트 만드는 법
1. 우유 1000ml에 유산균 2g을 넣고 따뜻한 상태에서 8시간 숙성시켜 준다. (요거트 전기 제조기를 사용하면 쉽다.)
2. 8시간 숙성된 요거트를 면포에 붓고 요거트가 새지 않게 감싸서 면포 끝을 고무줄이나 실로 묶은 다음 실온에서 누름돌로 1시간 정도 눌러 준다.
3. 냉장고에서 5시간 정도 보관하면서 마지막 유청까지 빠지고 나면 꾸덕꾸덕한 그릭 요거트가 완성된다.
1000ml 우유로 만들면 그릭요거트가 대략 300ml 정도 나온다. 조금씩 여러 번 만드는 것이 번거로우면 오크나 전기밥솥에 넉넉하게 만들어두고 냉장 보관하면서 먹어도 좋다. 집에서도 쉽게 만들 수 있는 그릭 요거트는 몸에 좋은 효능이 많다고 한다.
우유에 함유된 유당을 소화하지 못해 우유를 먹으면 속이 더부룩하고 복통 및 설사, 피부 트러블을 일으키는 유청 불내증이 있는 사람들도 먹으면 문제가 없다.
수분이 낮아 단단하고 (꾸덕꾸덕하다는 표현이 더 잘 어울림) 맛이 진하며 비타민과 미네랄, 비타민 B1, B2, 무기질도 풍부하다고 한다. 또 유익균인 프로바이오틱스가 풍부해서 변비를 예방할 수 있다고 한다.
일반 요거트를 3배로 농축시킨 것이라 단백질과 칼슘 함량도 높아 약 200g의 그릭 요거트는 기름기 없는 살코기 200g에 해당하는 단백질이 포함되어 있다고 한다.
이외에도 만드는 과정에서 단백질 고형분만 남기 때문에 점성이 높아 포만감이 오래가고 나트륨 함량도 낮아서 체중 감량에도 도움이 된다고 한다.
단, 그릭 요거트 섭취 시 주의할 점은 한꺼번에 너무 많이 먹으면 설사를 유발할 수 있으니 적당량을 섭취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그릭 요거트 만들 때 걸러낸 유청이 아까워서 세안을 하는 사람도 있다고 하던데 나는 유청에서 나는 특유의 냄새(소젖 누린내)가 싫어서 그냥 버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