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경희 Apr 05. 2024

라페 사랑

6화

 라페(Raper)는 가늘게 채를 쳐서 만든 유럽식 샐러드다. 프랑스 용어로 강판에 긁어서 작은 조각을 내거나 채를 쳐서 만든다는 뜻이라고 한다.   


 우리 집에서 먹는 라페 종류는 다섯 가지다. 당근 라페, 비트 라페, 콜라비 라페, 양배추 라페, 양파 라페인데 재료만 다르지 만드는 법은 똑같다. 라페는 한번 만들어두면 한동안 먹을 수 있어서 좋다. 접시 한쪽에 오믈렛을 올리고 옆에 라페를 종류대로 얹어 같이 먹으면 서로 궁합이 잘 맞는다.


 스웨덴 여행 중에 채식 뷔페를 먹은 적이 있었다. 육류는 하나도 없는데 어찌나 맛있던지. 그때 엄청난 양을 가져다 먹었다. 그중에서도 깔끔하고 상큼한 맛에 아삭거리는 식감까지 마음에 쏙 들었던 메뉴가 바로 여러 종류의 야채를 믹스해서 만든 라페 요리였다. 각종 채소를 섞어 만든 라페를 가져다 먹으면서 집에 돌아가면 꼭 만들어 먹어야지 생각했다. 여행을 마치고 돌아와서 유럽식 샐러드인 라페 요리를 즐겨 만들어 먹고 있다.      

 요리도 기구 발이라는 말이 있다. 라페를 만들 땐 전동 채칼을 이용한다. 그러면 요리 시간이 단축되고 팔목과 어깨에 무리가 가지 않아서 좋다. 


 라페는 각각의 재료를 잘게 썰면 반절 이상은 완성된 것이나 다름없다. 채 썬 재료 위에 소금 후추, 올리브유, 꿀, 레몬즙, 홀그레인 머스터드, 마른 파슬리 가루를 기호에 맞춰 넣고 조물조물하면 되니 말이다.  


   




 라페의 재료로 사용하는 양배추는 비타민 U가 많이 들어있어 위에 좋다고 한다. 식이섬유 또한 많아서 변비 해소에 좋고 무엇보다 가격이 저렴하다. 양배추도 유기농이나 친환경에서 재배된 것을 사용하면 좋다.


 당근은 요즘 많은 사람이 애용하는 재료가 되었다. 비타민 A의 황제라 불리는 당근은 눈 건강에도 좋고 면역력을 높여주고, 노화를 늦춰주며 피부를 좋게 해준다고 한다. 암 예방에 도움이 되며 비타민 C까지 풍부하단다. 


 당근을 기름에 볶아 먹는 것이 좋다고 해서 익혀 먹는 사람들이 많았다. 하지만 열을 가하면 수용성 비타민이 파괴되기 때문에 생으로 먹되 사과나 기름과 함께 섭취하면 영양소 흡수에 좋다고 한다. 


 비트에 들어있는 베타인이라는 성분은 항산화 작용이 뛰어나다고 한다. 폐렴과 폐암을 예방해 주고 몸에 염증을 가라앉혀 주며 치아와 잇몸에 좋다고 들었다. 


 단, 많이 섭취할 경우 옥살산이라는 성분 때문에 신장 결석이 생길 수도 있고 사람에 따라 복통이 있을 수 있다고 하니 소량씩 섭취하는 것이 좋겠다.


 양파는 나쁜 콜레스테롤 수치를 조절해 주기 때문에 혈관 건강에 좋다는 사실은 많이들 아는 사실이다. 퀘세르틴이라는 성분은 피로를 해소해 주고 몸속 유해한 산소를 제거해 준다고 한다. 


 이 외에도 피부미용과 면역력을 강화시켜 주는 비타민 B와 C가 많아 김기예방에도 좋고, 신경을 안정시켜 주는 알리아신은 불면증 개선에도 도움이 된다고 한다.


 콜라비는 변비를 개선시켜 주는 식품이라고 한다. 칼슘이 많이 들어있어 골다공증 예방에 좋고 나트륨을 몸 밖으로 배출시키는 칼륨도 많이 들어있다고 한다. 


 이 외에도 비타민 C가 많아서 면역력을 높여주고 암세포 성장을 억제해 주며, 혈관을 튼튼하게 해 주고 비타민 A도 많이 들어있어 눈 건강에도 좋다고 한다.     


 여러 가지 채소로 만든 라페를 자주 먹는다고 해서 채식주의자는 아니다. 그리고 채식주의자가 되고 싶은 생각도 없다. 단지 입에 맞는 채소를 자주 먹는 것이 우리 집의 요즘 식사 습관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