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기본기 다지기 3
<글의 도입, 본론, 결론 구성 방법>
글 쓰기 전, 언제나 머릿속에 조용한 설계도를 그린다. 때로는 메모지 한 귀퉁이에 끼적인 문장들일 뿐이지만, 그 안에는 글의 시작과 전개, 마무리에 대한 윤곽이 담겨 있다. 눈에 보이지 않아도, 글의 뼈대를 짜는 과정은 마치 집을 짓기 전 설계도를 그리는 일처럼 중요하다. 글은 단순한 표현이 아니라 생각을 전달하는 구조물이며, 독자와 소통하는 하나의 길이기 때문이다.
가장 기본으로 삼는 구성은 ‘도입–본론–결론’이라는 삼단 구조다. 이렇게 단순한 형식은 언제나 믿음직한 출발점이 되어준다. 삼단 구조는 생각을 질서 있게 펼치게 해 주고, 독자로 하여금 글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따라가게 한다. 글의 본질이 설득이든, 기록이든, 성찰이든 간에 세 개의 문은 작가가 독자에게 마음을 건네는 가장 효과적인 방식이 된다.
도입은 독자의 마음을 여는 문이다.
글의 시작은 첫인상과 같다. 아무리 깊이 있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해도, 시작이 매끄럽지 않으면 독자의 마음은 문턱을 넘지 못한 채 돌아서게 된다. 도입부에서는 글의 주제를 암시하면서도, 흥미 끌 수 있는 인용이나 질문, 혹은 작은 에피소드가 효과적으로 작용한다. 앞으로 펼쳐질 글의 방향을 살짝 보여주는 것도 좋다.
예를 들어 ‘작가를 꿈꾸는 사람들’이라는 주제로 글을 쓰려한다면, 다음과 같은 문장으로 시작할 수 있다.
“하루에 몇 줄이나 글을 써보았는가? 작가가 되기를 꿈꾸지만, 글 앞에만 서면 막막해진다. 좋은 문장을 쓰고 싶다는 욕심에 첫 문장조차 내딛지 못하고, 영감이 떠오를 때만 쓰는 습관은 결국 작가라는 꿈을 멀어지게 만든다.”
이처럼 도입은 주제와 목적을 암시하며, 독자의 공감을 이끌어내야 한다. 에세이의 경우라면 글쓰기가 힘들게 느껴졌던 솔직한 감정으로 문을 열어도 좋다. 진심이 담긴 고백은 언제나 마음을 움직인다.
본론은 글의 심장을 뛰게 하는 중심부다.
본론은 도입에서 던진 물음이나 주장을 깊이 있게 풀어내는 공간이다. 하나의 소주제를 중심으로 단락을 나누고, 각 장마다 근거와 사례를 덧붙이면 글의 힘은 자연스럽게 생긴다. 구체적인 예시, 통계 자료, 문학 인용, 그리고 자신의 경험담까지 글을 지지하는 다양한 증거들은 독자와의 신뢰를 쌓는다.
위에 소개한 예를 본론으로 쓴다면 이렇게 이어질 수 있다.
“작가는 매일 글을 쓰는 사람이다. 꾸준함이야말로 작가의 첫 번째 자질이다. 특별한 아이디어가 없어도 매일 몇 문장을 써보는 습관은 생각의 흐름을 만들어준다. 길거리에서 마주친 표정 하나, 버스 안의 적막한 공기, 창밖의 빛까지도 글감이 된다. 관찰은 문장을 살아 있게 하고, 독서는 생각을 확장시킨다. 특히 필사는 문장을 체화시키는 데 좋은 방법이다. 또 한 가지 중요한 것은 쓴 글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능력이다. 피드백을 받아들이고, 문장을 고쳐 쓰는 노력은 글의 완성도를 높이는 과정이자, 작가로서 성장하는 통로다.”
이처럼 본론은 논리적이되 딱딱하지 않게, 주장과 감성을 자연스럽게 엮어내야 한다.
결론은 마음에 남는 마지막 문장이다.
글의 끝은 독자의 기억에 가장 오래 남는 자리이기도 하다. 결론에서는 글의 핵심을 되새기고, 독자의 생각에 여운을 남기는 문장으로 마무리하는 것이 좋다. 다정하게, 혹은 묵직하게. 반드시 글의 처음과 연결되는 감정의 실마리를 되짚어야 한다. 앞에서 예를 든 글은 다음과 같이 마무리할 수 있다.
“작가가 된다는 것은 세상을 예민하게 바라보는 감각을 갖는다는 것이다. 날마다 써 내려가는 문장이 거칠고 완벽하지 않더라도, 그 속에 담긴 감정과 생각은 결국 하나의 목소리가 된다. 매일 쓰는 습관, 깊은 관찰, 끊임없는 독서, 고쳐 쓰는 노력, 그리고 분명한 주제 의식. 이 다섯 가지를 품은 사람이 결국 작가가 된다. 그 길은 멀어 보이지만, 지금 이 순간 한 문장을 쓰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이처럼 결론은 글을 정리하는 데 그치지 않고, 독자의 마음에 ‘무엇을 남길 것인가’를 고민하는 자리다.
글의 구조는 생각의 구조다.
도입–본론–결론의 삼단 구조는 단순한 형식이 아니다. 이는 생각을 정돈하고, 감정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기초 설계다. 수필이든, 논설문이든, 창작이든 모두 삼단 구조 안에서 시작할 수 있다. 글쓰기는 복잡한 세계지만, 그 세계를 건너는 데 필요한 첫 다리는 언제나 기본 구조를 이해하는 데서 놓아진다.
생각은 말로 이어지고, 말은 글로 남는다. 좋은 글은 좋은 구조 위에 세워진다. 당신의 글이 독자에게 닿기를 바란다면, 먼저 글의 흐름을 그려보라. 그리고 조심스럽게 첫 문장을 꺼내보라. 진심을 담은 문장 하나는 언젠가 누군가의 마음에 가닿는 가장 따뜻한 통로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