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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 기획서 작성하기

책 완성을 위한 정보 5

by 김경희

작가 중에는 출판사와 계약을 맺어 출간되는 ‘기획 출간(계약 출판)’만 중요하게 여기는 이들이 있다. 독립출판이나 자가 출판보다는 작가로서 성장할 기회가 많고, 독자들의 반응이 다르다는 이유에서다. 나는 이에 전적으로 동의하진 않지만, 애써 완성한 원고를 출판사에 선보이는 일은 마다하지 않는다.


출판을 위해선 거의 완성된 원고와 함께 기획서를 제출해야 한다. 1인 출판사의 경우 인연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지만, 대형이나 중견 출판사는 기획서가 중요하다. 출판사마다 요구 항목은 조금씩 다르지만, A4 두 장 분량으로 핵심 내용을 정리하면 된다. 대부분은 정중한 거절로 돌아오지만, 단 한 곳이라도 진심으로 읽고 가능성을 봐주는 곳이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의미 있는 진전이다.


투고는 한 번으로 끝나지 않는다. 거절을 받고 나면 다시 원고를 다듬고, 기획서를 수정해 또 다른 출판사의 문을 두드려야 한다. 작가는 글 쓰는 사람이자, 글의 길을 열어가는 사람이다. 글을 완성했다면, 독자와 만날 수 있도록 손을 내미는 일 또한 작가의 몫이다.


기획서를 쓰는 일은 단순한 절차가 아니다. 작가로서 자신이 쓴 글의 의미를 되묻고, 그것이 세상에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점검하는 기회다. 이런 과정을 번거로운 행정이 아니라, 내 글을 낯선 시선으로 되돌아보는 창으로 여기면 좋다.


출판사로부터 거절당해도 멈추지 말아야 한다. 만나야 할 독자들을 떠올리며, 또다시 기획서를 손에 들고 다른 출판사의 문을 두드리면 된다. 그렇게 한 걸음씩, 책이 세상에 나올 수 있도록 정성을 기울이다 보면 기회를 만날 수 있다. 출판 기획서를 준비할 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실제로 작성했던 내용을 아래에 공개한다. 거절당하고 또 거절당했던 기획서이지만 말이다.


<출판 기획서 예시>


도서명: 『당신의 글도 책이 될 수 있다』

– 글을 책으로 묶는 여정의 모든 것-


1. 기획 의도

“책을 내고 싶다”는 마음은 누구에게나 한 번쯤 스쳐 가는 꿈입니다. 하지만 ‘과연 내 글이 책이 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과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막막함이 그 길을 가로막습니다.

『당신의 글도 책이 될 수 있다』는 에세이처럼 감성적으로 읽히면서도, 실용적인 출판 정보를 담은 안내서입니다. 글을 쓰는 기쁨을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이 책을 통해 ‘글에서 책으로’ 이어지는 여정을 구체적으로 상상하고 실현할 수 있을 것입니다.


2. 타깃 독자

SNS, 블로그, 브런치 등에 꾸준히 글을 써온 일반인,

인생의 이야기를 정리하고 싶은 중장년층,

출판을 꿈꾸지만 막막한 예비 작가,

독립출판이나 전자책을 준비 중인 1인 창작자,

“나도 책을 낼 수 있을까?” 고민하는 모든 이들.


3. 목차

프롤로그-책, 삶을 언어로 묶는 일

1장 책을 내고 싶은 그대에게

기록의 힘/ 글이 목적인가 책이 목적인가/책을 내는 이유/ 책이 되는 글을 쓰기 전에/책 내기 쉬운 시대에 살고 있다/작가의 직업의식/ 작가의식

2장 책이 되는 글의 기본기 다지기

글 아이디어 개발하기/ 주제와 목적에 맞는 글쓰기/글의 구조 잡기/ 글의 논리와 흐름은 자연스럽게/ 리듬 살리는 문장 쓰기의 기술/ 좋은 문장이란

3장 책이 되는 글쓰기의 실제

문학적인 글의 밑거름/ 책이 되는 시/ 책이 되는 소설/ 책이 되는 에세이/ 그림책 쓰기/ 함께 쓰는 책

4장 책 완성을 위한 정보

프롤로그 작성하기/ 목차 구상하기/ 책 제목 짓기/ 퇴고의 미학/ 에필로그 작성하기/ 출판 기획서 작성하기

5장 다양한 출판 방법

계약출판의 장단점/ 독립출판의 장단점/ POD 출판의 장단점/ 자비출판의 장단점/ 전자출판의 장단점

<부록> 출간 후 활동/ 책이 될지 모를 이야기

에필로그- 책 한 권의 온기

참고문헌


4. 독자에게 주는 메시지

이 책은 단순한 출판 기술서가 아닙니다. 글을 통해 나를 발견하고, 삶을 정리하며, 누군가에게 위로를 주는 작가로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삶의 확장 안내서입니다.


5. 예상 분량

46 판형 기준 약 230쪽 내외

200자 원고지 약 700매 내외


6. 저자 소개 (김경희)

국어교육을 전공하고, 기독교 상담학 석사를 마쳤습니다. 전주대학교, 전주 시민대학, 전주교육대학교에서 글쓰기와 상담을 강의했습니다.

2020년 『남의 일기는 왜 훔쳐봐 가지고』의 출간을 시작으로, 『맛의 위로』, 시집 『춘심이 언니』, 공저『일상이 평범함이 특별함이 되는 시간』, 『나를 홀린 글쓰기 32』를 썼고, 문예지『Bletter』에 참여했습니다.

현재 네이버 푸드인플루언서, 100여 명 가까운 회원이 함께하는 블로그 작가협회의 회장, 브런치에서 에세이 분야 크리에이터로 활동하고 있으며 다수의 독서 모임을 이끌고 있습니다.


7. 기존 도서와의 차별성

『당신의 글도 책이 될 수 있다』는 글쓰기와 출판 사이의 간극을 메워주는 실전형 에세이입니다. 문학적 감수성과 함께 출판 현실, 전략, 다양한 출판 방식(POD, 전자책, 공동저서 등)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안내하면서 문학 이론 (시론, 문체론 등)을 아우른 구성은, 이론 중심이나 동기 부여형 책들과는 분명한 차별성을 지닙니다.


8. 출판사에게 드리는 글

책을 내고 싶어 하는 사람에게 필요한 것은 '영감'이 아니라 '지도'라고 생각합니다. 이 책이 지도가 필요한 독자들에게 감성과 전략을 동시에 전하는 책 쓰기 나침반이 되면 좋겠습니다.

(*추신: 본 원고는 복수 투고 중임을 밝힙니다.)


출간 기획서에 복수 투고 중이라는 것을 밝히는 일은 예의다. 동시에 여러 출판사와 계약이 이뤄질 가능성을 줄이고 출판사와의 관계에서도 진정성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홍보전략을 요구하는 출판사의 경우 SNS 활동과 판매전략 등을 밝혀야 한다. 기획서 작성에 있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내가 쓴 글이 왜 세상에 나와야 하는지를 명확히 하는 것이다. 내 글이 책으로 나와야 하는 이유와 작가로서의 정체성을 담아 기획서를 쓰는 시간부터 출판은 이미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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