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극히 주관적인 에세이 6
작년 여름에 첫 책을 냈다. 그전에 8권의 큐레이션 가이드북을 냈지만 가이드북 콘셉트상 내가 저자로 어필되는 책은 아니었다. 그래서 굳이 따지자면 첫 책이 맞다. 내 이름으로 온전히 세상에 나온 내 책.
그 책을 쓰는 동안 얼마나 괴로웠는지는 그 책이 세상에 나올 때까지의 시간이 꽤 걸렸다는 거에서 알 수 있다. 그렇다. 나는 엄청나게 괴로워하며 책을 썼지만 그 괴로움은 게으름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을.
나의 첫 책은 생각보다 반응이 아주 나쁘지는 않았다. 예스24에서 꽤 높은 순위에 오르기도 했고, 네이버에서는 내 책에 베스트셀러 딱지도 붙여줬었다. 무명작가의 첫 책 치고는 나쁘지 않았다.
그다음이 문제다. 마치 1집이 성공한 가수의 2집은 반드시 망한다는 징크스처럼. 나는 성공한 1집 가수도 아닌데 내지도 않은 2집은 보나 마나 망할 예정이다.
왜냐하면 전혀 창작하지 않으니까 2집은 기필코 망한다. 망하기 이전에 2집은 세상에 나올 수 없다.
뭐라도 생산해야 한다. 창작하지 않으면 작가가 아니다. 쓰레기를 생산하더라도 매일 생산해야 한다.
영감을 원하는 건 아마추어나 하는 일이다. 여전히 나는 영감을 찾고 있는 아마추어다. 나는 진정한 아마추어다. 그래서 브런치를 시작했다. 이번에 9회 브런치 대상이 발표됐다.
아, 맞아. 이토록 글 잘 쓰는 사람이 많은데! 나는 대체 뭘 하고 있는 거지?
망하더라도 2집은 내고 망하자.라고 얘기하고 있지만, 성공한 2집 가수 같은 작가가 되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