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극히 주관적인 에세이 3
지난 회사는 여행 스타트업이었는데, 여행 기자를 오래 하고 간 탓이라고 해야 하나. 요즘 정보의 트렌드라고 해야 하나. 아니면 매스한 정보를 다뤄야 하기 때문인가. 아무튼 콘텐츠 제작하는 시스템이 참 이해가 가지 않았었는데, 그 정보들이 꽤 꾸준하게 잘 소비되고 있다는 점이 아직도 의아하다.
왜 이해가 가지 않았냐면 대부분의 콘텐츠를 직접 가보지 않고 인터넷에서 서칭해서 제작한다는 점이었다.
나는 여행기자를 하면서 직접 하지 않은 건 전혀 제작하지 않았기 때문인지, 가보지도 않고 그 정보에 대한 확신을 독자에게 전한다는 자체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여전히 이해가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사진에 꽤 의존하는 경향이 있었는데, 정말 멋진, 좋아 보이는 사진 사용하는 걸 우선시 여기는 듯했다. 내 기준엔 진짜 인스타그래머블하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나쁘다거나 틀리다거나 하다는 의미는 아니다. 다만, 요즘 사람들이 이런 걸 원하는구나 싶었을 뿐.
막상 그곳에 가보면 실망하는 경우가 왕왕 있었다. 나 역시 가보지 않고 제작한 콘텐츠였기 때문에 직접 가보고 싶은 곳은 되도록이면 콘텐츠 제작 후에도 내 돈 들여 가곤 했는데, 역시나 실망스러운 곳이 여럿이었다.
나 역시 기성화 되어서 그런지 이제는 경험하지 않은 건 믿을 수가 없다. 그건 진정성이 없다고 느껴진다. 예쁜 사진 한 장으로 떠나게 되는 여행도 있지만 어쩌면 그건 허상을 좇아 떠나는 여행과 같다. 실제로 그런 이미지는 그곳에 없다.
예쁘게 포장된 건 실상을 들여다보면 그 포장이 다 인 경우도 있었던 것 같다. 물론 포장이 다 인 인생도 있겠지만.
인스타그램을 하다 보면 정말이지 나만 이런 일상을 살고 있나 싶을 때가 있다. 화려한 카페, 럭셔리한 호텔, 멋져 보이는 취미활동 등 매일 그렇게 사는 사람들만 존재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나의 하루하루는 매일 똑같이 아무 의미 없이 흘러가고 있는데 남들은 다 매일 같이 즐겁게만 사는 것 같다.
이 역시도 그 여행 스타트업의 카페 콘텐츠 같은 거겠지. 제일 예쁜 곳을 잘 크롭해 찍은 사진만 골라 올리면 그곳은 정말 힙한 카페가 된다. (실제로도 힙하다) 하지만 실제로 가보면 그 사진에 있던 곳이 맞나 싶을 때가 많은데 인스타그램에서 잘 살고 있는 사람들도 그렇겠지.
인생을 예쁜 곳만 잘 크롭해 올린 거 아닐까. 남들도 다 나같이 무채색 같은 일상을 살고 있지 않을까.
무튼, 여행도 어떤 콘텐츠도 진정성이 없으면 읽는 사람은 귀신같이 알아차린다.
사실 나는 그 콘텐츠를 읽자마자 가지 않고 썼다는 걸 알았다. 뭐 그들에게는 아무 의미 없겠지만, 더 길게 가려면 진정성을 더 담아야 하는 거 아닐까.
그래 남 걱정 말고, 내 글에나 진정성을 담자.
점점 자기 검열을 심하게 하게 된다. 그냥 무채색 같은 내 일상을 다 그대로 드러내는 것이 정답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