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했다가 취소했다가 난리부르스

지극히 주관적인 에세이 13

by 김유정

최근 옷이나 가방, 사소한 물건을 사지 않기로 결심했다. 그동안 너무 많이 사온 탓도 있고 이번에 계절이 바뀌면서 옷을 정리해보니 안 입는 옷이 투성이다. 그러면서도 나 입을 옷이 없네라고 하고 있다. 그러면서 또 사게 되는 것이다. 그러면서 옷들은 쌓여가고 버리지도 입지도 못하고 있다. 그래서 절대로 옷은 더 사지 말아야지 하고 결심한 것이다. 가방도 마찬가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그재그, 네이버 쇼핑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이유는 대체 뭘까. 보면 사고 싶다. 보통은 자기 전에 핸드폰을 하면서 쇼핑몰 유랑을 하기 때문에 덜컥 주문하고 만다.

절대 사지 않는다, 라는 정책이 절대 깨지고 있는 것이다.


그 다음날 아침에 깨어나면 그제야 정신이 바짝 든다. 아, 나 어제 대체 뭘 한 거지. 그 옷 맞지도 않을 텐데(살이 무지 쪘다). 입을 옷이 이렇게 많은데 또 사다니. 이 어리석은 자여. 그래 놓고 바로 취소 버튼을 누른다. 이 짓을 거의 매일 반복한다.


언제쯤 되어야 소비를 줄일 수 있을까. 왜 새로운 옷이나 (막상 보면 그렇게 새롭지도 않다. 그 밥에 그 나물) 가방을 보면 꼭 사고 싶은 것일까. 쇼핑을 지나치게 한다는 것은 마음이 허한 탓도 있는 것 같은데, 그 허한 마음이 어디서 비롯되는지도 모르겠다.


새 옷, 새 가방은 기분을 좋게 해 준다. 하지만 금방 시들해지고 만다. 그래서 필요 없는 건데도 왜 이렇게 샀다 취소했다를 반복하게 되는 걸까.


다이어트도 마찬가지. 오늘까지만 먹어야지. 내일부터는 철저하게 다이어트해야지 해놓고 그 내일은 항상 존재한다. 내일의 나에게 맡긴다. 매일매일.


매일매일 다짐하는 일들이 매일매일 깨진다. 이토록 나약한 나는 언제쯤이나 굳건한 사람으로 변할 수 있을까.

어제도 주문했다가 오늘 취소했다. 오 마이 갓. 나의 미니멀 라이프는 어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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