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겠다

나로 살기의 어려움

by 진이설

나는 예전부터 과거를 연연하는 사람이 아니었다고 생각했다. 몇 가지 이유가 있지만 나는 과거를 자주 망각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나는 원래부터 기억력이 좋지 않았고 살면서 자주 과거의 기억을 망각하고 살았다.

이따금 과거 기억이 떠오르기도 했지만 주변 사람들에 비해 내가 기억하는 총량은 매우 적었다.

그것은 내가 ADHD를 지금까지 겪고 있는 것이 원인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기억하는 건지 아니면 부모님이 얘기해서 알고 있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나는 학창 시절에 한시도 가만있지 못하는 성격이었고 매일 뛰어다니고 수다스러웠고 수업에 집중을 못하는 아이였다.

직장에서도 집중을 잘하지 못해서 야근을 많이 했고, 지금도 컴퓨터 프로그램을 다룰 수 있는 것이 별로 없다.

나는 일은 못하지만 사교성 좋고 유쾌한 사람일 뿐이었다.

딱히 불편하다고 생각한 적은 없었기에 그냥 이렇게 살고 있다.

물론 정신과에 가서 두 가지 종류의 ADHD 치료제를 먹기도 했고 명상이나 운동도 했지만 별로 나아지지 않았다.

언젠가 유튜브에서 ADHD에 대해서 강의 비슷하게 나온 적이 있는데(나는 유튜브 같은 영상을 1.5~2.0배속으로 본다 ; 영상 끝까지 잘 안 본다), 영상 끝까지는 안 봤지만 대충 예전 우리 조상들이 수렵생활일 때는 꽤 유용한 질환이었다고 알아들었다.

비만(이라고 쓰고 지방 축적능력이라고 하겠다)이 빙하시대에 유용한 능력이었듯이, 과거에는 생존에 꼭 필요한 능력이었듯이 말이다.

과거에는 필요했지만 지금 현대사회에서 불필요한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중 하나였다.

나는 그 ADHD를 성인까지 앓고 있으면서 꽤 중증인 상태라고 진단받아 약을 먹고 있다.

이미 ADHD는 삶의 일부이기도 하고 엄청 잘 살고 있지는 않지만 불편하지 않기 때문이다.

가끔 내가 ADHD가 없었다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을 가끔 한다.

그렇다면 좀 내 머릿속이 덜 혼란스러울 텐데 말이다.

46년 정도 나로 사는데 나는 아직도 나를 잘 모르겠다.


두어 달부터 사람들과 소통하는 것에 어려움을 느낀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댓글과 대댓글을 남기는 것에 두려움을 느끼고 있으며 수차례 텍스트를 읽어도 무슨 말인지 이해를 못 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대화도 마찬가지도 두어 번 같은 말을 들어도 잘 모르겠다.


사직서를 품고 지내고 있다.


또한 덧글도 남길 수 없고 대댓글도 달 수 없는 시간이 지속되고 있다.


그나마 개인적 소통은 되는데, 이것마저 막히면 어쩌지 싶다.


내가 쓴 글도 잘 쓰고 있는지 모르겠다.


쓰고 나면 파악이 힘들기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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