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라앉은 방

by 이설

시간이 접히자

펴지지 않는 하루가 남는다.


말버릇 몇 개가 입 안에 남아 있다.

소리는 밖으로 가지 못하고

혀끝에서 되돌아온다.


바닥에 얇은 선이 생겼다 끊어지자

벽이 운다.


멀리서 사이렌이 울린다.

매캐한 냄새가 올라온다.

숨을 들이켜니

목 안이 따갑다.


나는 누군가의 이름을 부른다.

기운 바닥에 눈길이 간다.

작은 것들이 밀려 모인다.


문이 열린 채 닫히지 않는다.


내 방은

천천히 같은 쪽으로 내려간다.


물도

먼지도

소리도 없이.

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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