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소대 시술 두 번이나 받은 이야기
제왕절개 후 퇴원, 병원에서 적어주는 아기의 특이사항에는 다른 건강 문제는 언급된 것이 없었지만 두 가지 특이사항이 적혀있었다.
황당 수치가 조금 높으니 지켜봐야 한다고.(위험한 정도는 아니지만 차차 떨어져야 하는 수치) 그리고 Tongue-tie 일명 설소대. 뭐지 이게?
대학교 다닐 때나 목동 출신 후배가 발음을 위해 시술받았다고 한 설소대. 그냥 그 정도로 뭐랄까? 조금의 더 나은 상황을 만들기 위한 시술 정도로만 알았지 초보 엄마 아빠에게 어려운 싸움이 될 줄 은 몰랐다.
그때까지만 해도 그래 그냥 그런가 보다. 혀가 좀 짧은 건가? 생각하고 넘겼다. 조리원에서 모유 수유와 씨름하며 호르몬의 노예가 되고 있을 때 나의 직수 자세를 봐주려 조리 원장이 내방에 방문했을 때다. 아이는 고래고래 울고 있었는데. 도저히 네가 무엇을 원하는지 모르겠다 하는 표정으로 바라보고만 있는 엄마가 야속했는지, 입 크게 벌리고 앙 하고 울던 네 모습
“설소대가 많이 짧네요”
라는 원장님의 말 이게 왜 자꾸 언급이 되는 거지?
하는 궁금증이 발생했다.
“그게 뭐가 문제가 되나요?”
수유를 하게 될 때 설소대가 짧으면 수유하기 불편할 수가 있다는 것이었다!! 나는 완모를 할 거야를 외치고 아기를 낳은 상태라 나의 모유 수유에 방해가 되는 것들이 있다면 작은 것이라도 제거하고 싶었다. 그때부터 나의 검색 여행은 시작되었다.
“설소대 시술”, ”설소대 짧으면”, “설소대 후기” 등 네이버에 나오는 모든 설소대 관련된 블로그 글은 다 읽었고, 유명하다는 맘 카페에 설소대 시술 관련 후기나 생각 관련된 댓글까지 모두 정독했던 것 같다. 아 조리원 퇴소하면 바로 시술하러 가야지. 이거 무척 간단한 거구나 하고 남편에게도 말했다.
하지만 남편의 생각은 달랐다. “굳이 그게 문제가 될 수도, 아닐 수도 있는 건데 작은 아이에게 그런 걸 해야 하나?” 하는 입장이었다. 나는 수유에 포커스가 맞춰져있던 터라 무조건 해야 한다. 안 아프다는 인터넷 말들을 믿고 있었는데 남편은 다르게 생각했나 보다. “설소대 시술 부작용”, “설소대 비추천” 등과 같은 별로였던 후기들을 찾아 나에게 보내기 시작했다. 뚫리지 않는 방패와 뚫수 없는 창의 싸움
내가 주 양육자로서 해야 마음이 편할 것 같다. 그리고 의사들도 안 아프다고 하니깐 바로 진행해서 작은 문제가 될 것들이든, 추후에 문제로 발생될 것들이든 제거하고 싶다고 남편을 설득했다. 썩 내키지 않아 보이는 눈치였지만 내가 미친 듯이 집착하는 모습을 보고 안 하면 조리원에서 내내 저러겠구나 하는 마음이 들었는지 동의를 구할 수 있었다.
그렇게 우리 동네에서 영유아 검진을 마치고, 간단한 접종도 하고. 설소대 시술을 하기로 했다.
설소대 시술의 방법은 몇 가지가 있는데 제일 간단한 게 가위로 커팅 하는 방법이었다. 우리가 방문한 소아과에서도 가위로 커팅을 한다고 했다. 내가 아이를 잡고 있고 남편이 그 장면을 목격했는데 절대 절대 다시 보고 싶지도 않고 안 하고 싶다고 했다. 사실 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접종이랑 설소대 시술을 같이 받은 건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아이에게 무리가 되는 하루였나 보다. 그날 조리원을 퇴소하고, 남편이 출퇴근 가능한 새로운 조리원으로 옮겼는데 조리원에서 아이가 많이 힘들어한다고 말할 때 후회가 가득했다. 아 설소대 시술에 대한 후회는 아니고 왜 이것들을 다 한 번에 했을까 천천히 할 걸 하는 후회. 같은 시간 남편은 그거 진짜 꼭 했어야 하는 후회를 가졌다고 한다.
그렇게 시간이 흘렀고 아이가 소아과에 방문할 일이 생겼다. 설소대 시술을 한 병원으로 방문했는데 그날따라 병원엔 우는 아이들이 많았고 그날따라 의사는 바빠 보였다. 우리 차례가 되어 들어갔는데 차트를 보지도 않았던 것인지 아이 입안을 보고 “설소대가 짧네요”라고 말하는 것이었다. ‘뭐지? 여기서 설소대 시술받았는데’ 하고 의사에게 말했다. “여기서 시술받았다고” 부랴부랴 차트를 확인하고 당황한 의사의 말은, 시술을 했나요? 아 그럼 괜찮아요. 하는 것이었다. 뭐야 본인이 보고 짧다고 했으면서.. 그때부터 의사의 신뢰가 사라졌다. 아 여기 소아과는 안녕이다
가위로 커팅 하는 시술은 아이들이 회복력이 좋아서 다시 붙을 수도 있다는 문구를 지나치다 본 거 같은데, 그 일이 왜 우리에게 일어난 것일까.. 나는 당장 하루라도 시간이 지나기 전에 시술을 받게 해주고 싶었다. 하지만 더 큰산은 남편이었다. 이미 한번 시술을 해서 유착이 되었는데 왜 또 그 아픈걸 해주냐 강력하게 반대했다. 나는 이렇게 우리가 싸울 시간이 없다. 아기의 잇몸에 세포들이 고통을 알게 되게 자라면 더 아파진다. 빨리 결정해서 하자 하는 마음이었는데 정말 완강하게 반대했다. 2-3일은 하루 종일 둘이 말도 안 하고 그 단어는 꺼내지조차 않았다.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 내가 운을 뗐다.
“진짜 더 늦으면 전신마취해야 해”
그 이야기는 정말 안 하면 안 되냐고 하는 남편에게 강력하게 말했지만 그날도 소득 없이 대화는 끝났다. 사실 병원을 찾아놓은 상태였다. 산부인과랑 함께하는 병원인데 전기 칼로 커팅 하면 유착 없이 잘 시술된다고 한다. 그 병원에서 출산을 하면 산모의 동의를 받고 엄마가 퇴원하기 전에 시술을 받을 수 있다는데 갑자기 그 병원에서 출산한 산모들이 부러워졌다. (?)
그렇게 남편은 계속 반대를 하였지만 내 고집을 꺾을 순 없었다. 다음날 출근한 남편에게 진짜 안되겠다. 난 꼭 해야겠다 했더니 그럼 너 혼자 가서 할 수 있겠냐. 난 도저히 그 장면 보고 싶지 않다고 말하는 남편이었다. 지독하게도 회피형 인간.. 안 보면 없던 일이니?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나는 당장 우산을 들고 병원으로 달려갔다.
아기가 태어난 지 약 60일이쯤 된 시점이었는데, 의사가 한말은 생각보다 나를 힘들게 했다. “아이가 자란 상태라 시술하면 많이 아플 거예요” 하.. 늦었어 역시 하루라도 빨리했어야 하는 후회들이 가득했다. 그렇게 시술은 간단히 끝났다. 3명의 아이들이 그때 시술을 받았고 또 입이 찢어져라 우는 아이를 안고 생각했다.
절대 절대 후회하지 말아야지. 내가 무슨 일이 있어도 잘한 선택이라는 걸 입증 시켜야지.
사실 이렇게까지 고집을 피웠던 것 수유 자체가 너무 어려웠다. 아이가 입이 짧았던 탓도 있고 그 덕에 뱃골이 늘지 않아 많은 양을 먹지 않았는데, 다양한 이유들이 있었겠지만 설소대 탓을 하고 싶었던 거 같다. 그래서 이게 편해지면 아이가 수유하는데 수월해지지 않을까? 이런 생각에 고집을 피웠던 것 같다.
문제는, 집에 와서부터였다. 첫날은 너무 아팠던 건지 그래도 받았던 진통제 덕분이었던 건지 괜찮았는데, 다음날부터 아이가 수유를 거부하는 것이었다. 완모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젖병은 더더욱 안 물었고, 쪽쪽이부터 직수까지 모든 걸 거부하기 시작했다. 약 60일 된 아이가 수유를 거부한다니 시술한 병원에 전화했더니 간호사가 그래도 먹여야 한다고 강력하게 말하고 전화를 끊었다. 안 먹는다는 아이를 어떻게 먹여야 하는 거지.. 아파하는 아이의 모습을 보며 괴로웠지만 나는 후회할 자격이 없었다. 절대 후회하지 않기로 했으니깐
그날 의사에게 전화가 왔다. 살면서 의사가 직접 전화 온건 처음이라 무척 감동하기도 했고 고맙기도 했다. 의사는 숟가락이나 다른 방법을 써서라도 수유를 해야 한다고 했다. 아이가 탈수 오면 위험할 수도 있다고. 정말 숟가락으로 떠먹여 주니 조금씩 먹기 시작했다. 또 아이가 잠들기 직전에 수유를 하니 잠에 취한 건지 수유를 하는 것이 아닌가! 이 얼마나 다행인 일인지
마음고생을 많이 했지만 남편에게는 말하지 않았다. 그럼 또 나의 선택이 잘못된 것이라고 싸움이 될 것이 뻔하니깐. 그렇게 일주일 정도 지나니 아이는 원래의 컨디션을 찾았다. 왜 다른 설소대 시술 후기에는 아이가 안 아파하고 잘 넘어갔다는 글만 보였을까. 뭐라도 씌웠던 걸까. 나는 그렇게 나의 블로그에 아이가 정말 아파했고 힘들어했다는 설소대 시술을 두 번이나 받은 후기를 적었다. 여전히 비슷한 또래의 엄마들의 고민 댓글들이 많이 달리고 있다. 그때마다 꼭 물어보는 게 “후회하시나요?”, “다시 가셔도 하실 건가요?”라는 질문들이 많이 달리는데 나는 여전히 강력하게 말하고 있다. 다시 가도 할 것이고, (힘들었지만) 후회는 절대 안 한다고!
엄마가 후회하면 모든 것을 부정하게 되는 거 같으니 오기로라도 후회는 없어라고 강력하게 생각하는 것. 나는 어쩌면 아이를 힘들게까지 하면서 내가 거슬린 부분을 “아이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아이를 힘들게 했던 것 일 수도 있다. 지금 글을 쓰면서도 나 너무 이기적인 엄마였나 싶다. 하지만 그 이후로 쫙쫙 수유를 잘 하는 아이를 보면서 불편하긴 했구나 싶은 마음이 든다. 또 아랫입술까지 혀가 나오지 않으면 시술을 해야 한다고 했는데, 시술 후에 메롱 메롱 혀가 아랫입술까지 내려오는 걸 보고 얼마나 감사하게 생각했는지 모른다.
이거 뭐 다 별거 아닐 수도 있는 일이겠지만, 초보 엄마가 처음 겪어야 하는 마음에선 너무나 고통스럽고 괴로운 일이었다! 시간이 이렇게 지나니 이렇게 글을 쓸 수도 있고
시간이 약이야~ 다 순간이야~ 할 수 있는 일로 남아서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