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소아과 찾는 법
00 이는 자주 아프네? 혹은 00 이는 또 아파?라는 말을 들으면 마음이 헛헛하다. 진짜 우리 아이만 이렇게 아픈 걸까? 다른 아이는 안 아프고 크는 걸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그런 생각은 “내가 무엇을 잘 못해줘서 자주 아픈 걸까?”라는 생각까지 도달하게 된다.
아프면서 큰다는 어른들의 말이 제일 싫다. 안 아프고 크면 안 되나? 나도 진짜 이렇게 큰 걸까 부모님께 새삼 감사함을 느끼는 오늘의 육아
소아과 폐과 선언. 정말 소아과 가기 힘들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오픈런을 해야 한다. 사실 인기가 없고 별로인 의사선생님(별로의 기준은 제각각)을 피해서 엄마의 육아 방향과 엄마의 마음을 잘 헤아려주는 의사선생님을 찾아야 한다. 거기에 육아에 참여하고 있는 의사선생님이라면 아침 여섯시에 가서 줄 서있을만하다. 육아는 그런 거 같다. 위로를 받느냐 혹은 질타를 받느냐 엄마의 마음을 도대체 어떻게 다스리느냐 가 육아의 질을 결정한다.
병원에서 3박 4일, 조리원서 3주 드디어 집으로 가는 길. 우리는 소아과에 들려서 영유아 검진도 받고 접종도 하기로 했다. 조리원에서 밤새 검색 능력으로 찾은 괜찮은 소아과에 갔다. 우는 아이들이 있었고 아이의 주민등록번호를 외우지 못해 등본을 꺼내며 허둥거렸던 초보 엄마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 의사가 이것저것 물어보고 다음으로 한 말은 “태어난 지 100일이 되면 태어난 몸무게의 두 배가 돼야 해요" 그 말이 내게는 무슨 주문처럼 여겨졌다. 그때부터 더디게 느는 아이의 몸무게는 나를 괴롭게 했고, 그 작은 아이의 몸무게를 하루에 네다섯 번씩 쟀던 것 같다. 영유아용 체중계도 사고 핸드폰엔 g 단위로 기록하면서 괴로운 순간이었다. 도대체 의사는 나한테 왜 그런 말을 해서 나를 괴롭게 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던 건 새로운 소아과 의사를 만나고 난 후였다.
동네에서 제일 유명한 사람. 지역 맘 카페를 시작으로 그 지역 부동산 카페에까지도 이름이 유명한 의사였다. 대기가 길지만 충분히 갈만하다고 하는 평들이 대다수였다. 그 의사를 만나자마자 총알이 박히듯 하소연들을 내뱉었다. “태어난 지 100일이 지났는데 몸무게가 두 배가 아니에요", “변의 모양이나 색이 이상해요”, “설소대는 괜찮나요?” 등등 지금은 잘 기억나지도 않은 고민들이지만 당시에는 매일매일 나를 괴롭히는 문장들이었다.
의사는 차분한 목소리로 말하기 시작했다. 본인은 아이 둘을 키우고 있고 큰애는 어떻게 하고 작은 애는 어떻게 한다. 방 온도는 아이의 기초체온을 고려해서 각각 다르게 설정하고 있다고. 아니 이건 육아를 하지 않으면 모르는 것들인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엄마의 마음을 위로해 주기까지 하다니. 왜 이 사람을 대기 길게 해서 만나고 싶어 하는지 알 거 같았다. 엄마들이 듣고 싶은 말은 의학적인 어려운 용어 설명이나 1분 만에 끝나는 진료가 아니었다. 아이를 보는 게 지치고 힘든 엄마에게 위로와 공감이 섞인 한마디 그 한마디가 필요했던 것이다.
그때부터 나는 그 의사를 00동 허준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나는 그 후 소아과에 대한 추천을 묻는 사람을 만나면, “육아에 참여하는 의사를 찾아라”라고 말하곤 한다. 엄마의 마음을 위로해 주고, 항상 죄인이 될 수밖에 없는 엄마의 죄책감을 덜어 줄 수 있는 육아 동지. 게다가 의사. 그런 의사가 진짜 허준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