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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국진 Oct 03. 2020

예능PD 연애사

일보다 중요한 건 나!

명절에 회사나오는 왕따

공부도 때가 있다!

엄마에게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듣던말...

어느덧 회사의 중견PD가 되어 일의 프로세스도 빨리 파악하고 업무도 많이 줄어들어 시간이 많아지다보니 뭘하며 지내야할지 모르는 잉여시간이 많아지고 있다.

예전엔 명절에 일이 있다고 핑계대며 내 인생을 다독였지만 지금은 일이 없는데 회사를 나온다.

코로나 핑계로 고향에 안 갔지만 명절내내 먹고자고를 반복하니 육안으로 살이 찌는게 눈에 보여 몸뚱아리를 움직이고자 차를 탔는데 갈곳이 회사밖에 없었다. 결혼을 못한 16년차 예능피디는 자연스럽게 왕따가 되어있다.


잘 나가는 피디로 사람을 만나고 싶었다

어느 직종이든 입사초기부터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으려나? 나의 직장에서 인정받는게 우선이고 그 뒤로 나의 인생을 찾아가려는 생각...

지나고나니 이런생각은 가장 후회스런 생각이자 결정이었다.

친구들이 다 결혼하고 아는 동생들이 시집장가를 가면서 노총각이 되어버린 나에겐 관심이 없어진거 같다. 그 흔했던 소개팅도 이젠 없고 내가 구걸해도 코방귀도 꾸지 않는다. 어쩌다 잡하 소개팅에서 나는 나이에 비해 어려보이는 하지만 나이많은 남자로 비춰진다.

거울을 보고 나 아직 괜찮은데 하다가도 소위 시장에 나가면 나는 메리트없는 상대이다.

나는 연애를 하고 싶은,

내 인생이 가장 소중하다고 알게된

회사가 주는 성공보다

내 반려자가 더욱 소중한 가치라는 걸 알게되는데

시간이 이만큼 오래걸렸다.


오해와 고집으로 시간을 낭비했다

예능피디로 좋은 프로그램도 만들고 큰상도 받게되었지만 퇴근 후 나의 일상은 초라하기 짝이 없었다. 다이어트를 명분으로 2년째 운동을 하고 있지만 엄밀히 말하면 뭘 할게 없어서다.

예능피디 후배를 종종 만날때면 일도 좋지만 얼릉 연애도 하고 취미생활을 가지라 조언한다.

후배들이 "지는?" 이라고 생각하는것도 모른채...

30대초중반 수많은 소개팅을 물리쳤던 이유는

두가지.

성공하면 하고싶었고 사람이 아닌 어느어느 직업을 가자 사람을 만나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싫어서였다. 그런 똥고집으로 지금 이렇게 늘 외로워하며 사는건지도 모르겠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결혼을 해서 안정을 찾은 피디선후배들이 일은 더 잘했던거같다.

꼭 결혼을 해서가 아니라 일을 해야하는 목표가 분명해져서가 아닐까?

나의 아내, 나의 아이, 나의 가족을 지키기 위한 방법중하나가 큰 문제없이 회사생활을 해야하는것이고 또 안정이 되니 자연스레 업무에 집중할 수 있던거 아닐까?


내일 뭐하지?

쉬는 날인데 내일 뭐하지?

호감가는 사람에게 말했다 어색해지면 어떡하지?

나이들면 아님말고 식으로 고백하고 사랑을 찾는 일이 더욱 쉬울줄 알았는데 오히려 더 힘들다.

뭐 이런일이 있나 싶다.

나름 좋은 직장을 다니며 열정적으로 일한게 다인데 연애경험도 부족해 요령도 모르고 아는 사람도 다 이 바닥사람들이라 누굴 만나기도 소개받기도 힘들다. 그냥 나는 열심히 일한거였는데 주변에 사람이 많아도 왜 이렇게 외로운가?

말해주고 싶다. 혹시라도 방송계열의 일을 하고싶은 이가 있다면 이 바닥의 환상을 깨라고.

그리고 평범한 삶이 가장 행복한 일이라고.

연애를 하라고...

불켜진 직장을 보며 혼자 커피를 마시며

글을 쓰지않으려면...

인생이 새로고침이 안됩니다.

직장내 성공...그거 우선이 되지않아도 성공한 인생이 많습니다. ...연애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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