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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하다 르네상스

천리길도 한걸음부터

인쇄

르네상스 음악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인쇄술의 발달이었습니다.

1450년경, 구텐베르크에 의해 서방 세계에 알려진 인쇄술은,

1470년부터는 성가와 의전 악보를 출판하기 시작했고,

1500년에 들어서는 다성음악과 기악 음악의 악보까지 인쇄하기 시작하면서,

음악인이 아닌 아마추어 음악인들도 여가시간 동안 음악 활동에 뛰어들기 시작합니다.  



교육

르네상스 음악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 것은, 전문 음악인을 배출하는 음악 교육 기관인데요,

대개는 교회의 성가대가 그 역할을 담당했습니다.

교회에서는 여자가 성가대에서 노래를 부를 수 없었기에 변성기 이전의 소년들이 소프라노 성부를 맡았는데, 교회에서는 이 소년들에게 성가만이 아니라, 음악이론, 대위법, 작곡 등의 전반적인 음악 교육을 시켰고,

변성이 된 후 새로운 직장을 찾아 성가대 출신의 음악가들이 유럽 각지에 분포되어 음악활동을 하게 됩니다.

그래서 결국, 서울 교회 출신, 부산 교회 출신 이렇게 선별해서 불리기 시작하는데요,

그 첫 번째가 부르고뉴 공국 내의 교회들에서 교육받은 부르고뉴악파입니다.




여기서 잠깐


언제나 이 부분에 오면 헷갈리는 게 부르고뉴 공국이 도대체 무엇일까?

내가 아는 부르고뉴는 와인 밖에 없는데 와인을 만들다가 작곡도 했어? 하고 벽에 막히는 부분입니다.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00 악파들이 지리적으로 어디에 있었으며 어떤 작곡가들이 어디서 언제 활동했는지.




부르고뉴 공국(1032년 ~ 1477년)은 부르군트 공국에서 유래됐다 하네요.

중세, 근세 시대에 프랑스 동부 지역에 위치했던 공국(왕이 아닌 공작 또는 후작이 통치하는 나라)으로

초기부터 프랑스 왕실과 밀접한 관계를 맺으며 중세 프랑스사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고 합니다.

1361년, 공국의 대가 끊겨 프랑스의 발루아가에게 흡수된 후,

프랑스를 지배하기도 했던 힘 있는 작은 나라였으며,

네덜란드, 벨기에, 룩셈부르크, 프랑스 동북부에 로렌 지방까지 다스렸다니,

그 위세가 프랑스를 압도했다네요.


15세기 부르고뉴 공국 지도

부르고뉴에서 제일 먼저 공작으로 즉위한 용맹 왕 필립(재위 1363-1404)은

유럽에서 가장 아름다운 궁정 예배당을 짓고(교회에 예배하러 가는 것이 귀찮았던 듯)

교회 음악가들을 양성하여

다음 공작인 선량 공 필립(재위 1419-67) 대에는 유럽 최대의 궁정 교회를 만들었다네요.

처음에는 프랑스 북부 지방의 음악가들을 주로 고용했으나,

당시 공작들이 영토의 북쪽에 주로 머물렀기에

벨기에, 네덜란드, 플랑드르 지방의 음악가들을 고용하였으며,

특히 음악을 좋아하던 대담 공 샤를(1467-77)은 이탈리아, 독일, 프랑스에서 온 연주자들로 악단을 만들어 음악을 즐겼다고 하네요.



저는 아직도 잘 이해가 되지 않는 유럽의 15세기 상황이지만,

굳이 이해를 하자면,

통일신라 이후에 발해라는 나라가 있었는데 잠깐 강했다가 금방 없어져서 그 역사는 잊히긴 했지만

그들이 즐겼던 음주가무는 이후에도 계속 그 맥을 이어 갔다고나 할까요?

사실, 부르고뉴악파와 후의 플랑드르악파를 나누기는 하지만,

그 시작이 같은 지방이라 요즘은 그냥 르네상스의 작곡가들의 계보를 5단계로 나누는 학자들도 계십니다.



1992년 봄 학기에 수강했네요


5단계로 나누었네요.

제가 수업을 들은 교수님께서는 르네상스의 작곡가들을 5세대로 세분화하셨고요,



1. 1400년대쯤 태어난 작곡가들: 뒤페, 뱅수아

2. 1420년대쯤 태어난 작곡가들: 오케겜, 뷔누아

3. 144-50년대쯤 태어난 작곡가들: 오브레히트, 이삭, 조스캥 데 프레

4. 1500년대쯤 태어난 작곡가들: 공베르, 빌라르트, 클레멘스 논 파파

5. 1530년대쯤 태어난 작곡가들: 팔레스트리나, 오를란도 디 라소



이 중에서 팔레스트리나 선생님만 빼고는 다 위의 지도에 표시된 플랑드르 지방 출신이시니

르네상스를 플랑드르악파가 접수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겠지요?



일단 이런 기본 지식을 장착하고

음악의 르네상스로 출발하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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