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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딜리버 리 Apr 13. 2024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

후쿠오카 가족여행

후쿠오카에서 도쿄까지는 직선거리로 약 900km, 후쿠오카에서 오사카까지는 약 500km, 한국의 부산과는 200km 정도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30개_도시로_읽는_일본사(조 지무쇼/전선영 옮김, 다산초당)


옥상에 있는 TV 안테나를 이리저리 돌려가며 전파를 잡던 시절, 부산에선 일본 방송이 잘 잡혔다. 사라(접시), 오봉(큰 쟁반), 벤또(도시락), 오야지 등 생활 언어에도 일본 외래어가 흔하게 쓰였다. 나는 한번도 본 적 없지만 날씨 좋은 날엔 대마도가 보인다고 할 정도다. 그렇게 일본은 가까운 곳이다.


out of sight, out of mind

내가 원하고 선택하지 않았지만 특정 지역에 태어나서 그 지역의 언어를 사용하고, 음식을 먹고, 문화를 익히고, 감정을 쌓는다. 내 의도와 무관하게!


일본 후쿠오카, 비행기 타고 1시간도 걸리지 않는 가까워서 언제든 올 수 있는 곳, 비지트재팬으로 입국 신고해서 QR코드만 찍음 된다. 연세가 있어 이번이 마지막일 수도 있는 엄마를 모시고 막내 동생과 왔다.


숙소에 짐 풀고 근처 한 바퀴 돌아보자며 나섰다. 여기도 벚꽃이 지고 잎이 나기 시작했고, 진달래꽃, 수양버들, 철쭉꽃 그리고 한국에선 본 적 없는 꽃을 보며 관광객이 다니지 않는 골목을 천천히 걷는다. 엄마는 두 아들에게 이건 무슨 꽃, 저건 어떤 꽃인걸 알려준다. 엄마가 식물에 해박하신 걸 몰랐다. 동네 공원에 앉아 별스럽지 않은 얘기를 나누고, 스시 체인점에서 저녁을 먹었다.


여행, 낯선 곳에서 맞는 일상인데 뒤늦게 이제야 엄마와 왔다. 엄마, 늦어서 미안해요,오래 오래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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