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에 삼십만 인파가 모였다 막 해산하려던 무렵이었다. 장장 세 시간의 집회가 끝났다고 안녕히 돌아가시라던 사회자가 마이크를 놓기가 무섭게 다시 "저기 하늘에 무지개가 떴습니다"라고 했다. 사람들은 일제히 고개를 위로 향했다. 신기한 일이었다.
그리고 잠 못 드는 이 밤, 창 밖에는 비가 내린다. 얼굴도 이름도 모르지만 49일간 마음에 하도 새겨 응어리가 진 서이초 선생님이 집회 현장에도 계셨고, 지금 저 하늘에서 울고 계신다는 걸 느낀다. 이 비가 정말 그녀의 눈물이라면, 어제 하늘에서 까만 점으로 모인 우리를 내다보며 어떤 생각이 드셨을까.
모든 꽃을 꺾어도, 봄이 오는 것을 막을 수는 없다고 네루다는 말했다. 우리나라는 오랜 역사 속에서 벼랑에 내몰렸을 때 더 하나가 되어 어려움을 이겨내어 왔다. 아무리 상황이 처참하여도 그걸 극복하는 의인이 있었고, 어려울지언정 힘을 합쳐 올바른 길을 찾아 나아갔다.
오늘의 외침은 헛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공교육은 살아날 것이다. 생을 스스로 마감하는 동료가 또 생기는 걸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 교육부는 교사와 시민의 목소리를 들어라! 당연히 이제껏 지켜주어야 했던 교사에게 계속해서 거꾸로 칼을 겨누는 시대 역행적인 행위를 지금이라도 당장 그만둬라.
그녀가
그가
그리고 미처 알지 못하는 수많은 선생님의 영혼이
충분히 우시고
그런 후에
그곳에서는 누구보다 더 편안해지시기를 간절히 바라마지 않는다.
그리고 부끄러운 생존자가 한데 모여 한 발 한 발 나아갈 용기를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교사는 그저 가르치고 싶다. 단지 그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