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바라보는 방법

by 글밤


일찍 온 초겨울 날씨를 마주하고 나니,

더욱 올해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감각이 일상 속에 스며든다.


벌써 서점에는 내년 다이어리와 달력들이 매대에 늘어서 있다.


그래서인지 2025년이 끝난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한다.

미루어왔던 일들은 지금 시작하기에는 왠지 늦은 것 같고, 새로운 마음으로 새 일기장에 써야만 할 것 같고…….


정말 모든 게 생각하기 나름이라는 말이 맞나 보다.

달라진 거라곤 날씨와 내가 만난 약간의 내년 용품뿐이고, 나 자체는 일주일 전, 어제와도 별반 다를 게 없는데.


하지만 한편으로 별반 다름없다는 것도 문제다.

아마 이대로라면 나는 또 연말을 후회로 가득 채울 것이 분명하니까 말이다.


안 그래도 우리는 자신의 삶을 판단하는 것을 자주 한다.

당장 매일 밤 오늘 하지 않은 일에 대해 자책하기도 하고, 스스로에게 비판적인 평점을 준다.

그리고 연말에 가까워지면 더욱 정도가 심해지기도 한다..


삶은 마지막을 맞이하기 전까지는 쉼 없이 이어진다.

그 과정에서 한순간, 한순간을 떼어놓고 보면 만족스럽지 못할 때도 분명히 있다. 그리고 그 순간들이 삶을 이룬다는 것 역시 분명하다.


하지만 삶 전체를 본다면 우리가 떼어놓고 보는 그 순간순간들은 과정의 한 부분일 수도 있다는 사실을 내가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나무를 볼 때, 나무의 한 부분만을 보고 평가하지 않는 것처럼. 더욱이 겨울이 되어 잎이 떨어져도 나무는 열심히 자신의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아는 것처럼.


내 삶도 그렇게 바라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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