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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헬로쿠쌤 Apr 08. 2024

올해 벚꽃놀이는 따릉이와 함께

이토록 멋진 서울의 봄

벚꽃 시즌이다. 겨우내 한껏 움츠렸던 몸이 기지개를 폄과 동시에 어디든 떠나고만 싶은 날씨가 계속되는 요즘이다. 올해 벚꽃은 예상보다 개화가 늦어 각종 행사를 준비했던 지자체들을 당황시켰지만, 만개한 벚꽃을 보니 마음마저 풍요로워진다. 갈수록 꽃이 좋아지니 나이가 드는 증거일까?


다 같이 따릉이 타고 한강라이딩할까?
이왕이면 한강라면도 먹고 오자.


B의 제안이다. 어린 시절 자전거 타기를 참 좋아했지만, 어느 순간부터 자전거를 탈 일이 많지 않았다. 서울 어느 지역에 가나 쉽게 볼 수 있는 따릉이는 내겐 그저 딴 세상 이야기였다. 야외 활동에 최적화된 요즘 날씨를 외면하긴 힘들었기에, 그리고 늘 실내에서만 이뤄진 모임도 못내 아쉬웠기에 모두들 흔쾌히 수락했다. 나의 저질 체력이 살짝 걱정되기도 했지만 그 걱정을 무마시킬 만큼 당일 아침 날씨는 더할 나위 없이 화창했다.



따릉이를 빌려볼까?


따릉이는 서울특별시에서 2014년부터 시범 운영을 시작하고 2015년 10월부터 본격적으로 정식 운영을 시행한 완전 무인 공공자전거 대여 서비스이다. 2009년 캐나다 몬트리올 시를 순방하던 오세훈 당시 서울특별시자장은 몬트리올의 "빅시"와 비슷한 서울 시내 어디서나 이용할 수 있는 공공자전거 시스템인 '자전거 택시'(당시 명칭)를 도입하겠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했었다.

- 출처: 나무위키-


서울 시민들에겐 너무나 익숙한 이름 따릉이. 한 조사에 따르면, 지난 9년 동안 서울시민들이 1억 7천만 번 따릉이를 빌렸고, 탄 거리를 모두 합쳐보니 지구 1만 1천 번을 돌 수 있는 거리라고 한다. 현재는 4만 5천대의 따릉이가 굴러가고 있고 운영 첫해보다 8배가 늘었다고 하니 대단한 수치다.


게다가 지난 시간 동안 요금이 오르지 않았다고 하니 서울 시민들의 든든한 발이 됨은 물론 환경에 큰 기여를 한 따릉이다. 참고로 대전에는 '타슈', 광주에는 '타랑께' 등의 지역색이 묻어나는 무인공공자전거 시스템이 존재한다고 하니 무척 흥미롭다.


따릉이 앱을 받고 2시간 결제를 해본다. 그리고 근처 따릉이 대여소를 찾아 조심스레 맘에 드는 따릉이 한대를 골라본다. 타이어 압력은 괜찮은지, 브레이크는 잘되는지 혹시 외관상 이상한 점은 없는지 매의 눈(?)으로 살펴본다. 고르고 고른 따릉이에 적힌 큐알코드를 앱에 인식시키면 '딸깍'하는 기분 좋은 소리와 함께 락이 풀리며 내 품으로 오는 따릉이. 안장 높이를 제대로 맞추고 신나게 달려가면 될 일이다.




따릉이로 달리는 한강이란


드디어 따릉이를 타고 한강공원으로 진입했다. 자전거 도로가 워낙 잘 되어 있어서 스피드를 즐길 수도, 보행자 걱정을 그다지 하지 않아도 되어 좋았다. 단, 레이싱 수준으로 타는 자전거족들이 많으니 초보 따릉이러들은 주의해야 한다.


한강변을 걷거나 뛸 때와는 또 다른 공기의 움직임이 얼굴을 스칠 때, '아, 이 맛에 자전거 타나보다'라는 생각이 절로 난다. 라이딩을 함께 온 지인들과 앞서거니 뒤서거니 혹은 조금 기다려주기도 하면서 30분 정도 달렸을까? 초보 라이더들에겐 뿌듯하기 그지없는 라이딩 타임이다.


자전거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사진도 찍고, 담소를 나눈 후 한강라면까지 후루룩.

평소 즐겨하지 않는 라면이 이렇게 꿀맛인가 싶다. 그 유명한 한강라면까지 체험해 본 특별한 봄날이다. 굳이 멀리까지 나가지 않아도 한강변에서 산책도 라이딩도 하니 올해 봄소풍은 참 뿌듯하기 그지없다.




따릉이와 더 친해져 볼까


한강 나들이로, 따릉이 유경험자가 된 나는 길을 걸을 때마다 보이는 따릉이가 그렇게 새로워 보일 수가 없다. 출근하는 직장인들도 역 근처에서 버스대신 따릉이를 타고 가는 사람들도 이제는 더욱 눈에 띈다. 역시 사람은 아는 만큼 보이나 보다.


그래서 나도 따릉이를 또 빌렸다. 이번엔 집 근처 공원이다. 아이들과 함께 새싹 따릉이까지 빌려서 말이다. 주말이라 벚꽃놀이 인파가 공원에 가득했지만, 이 정도야 예상했던 바라 크게 신경 쓰이지는 않았다. 이제는 곧잘 자전거를 타는 아이와 함께 공원 이곳저곳을 구경하니 색다른 기분에 아이도 나도 신이 났다. 점점 다가오는 반납시간 알림이 아쉬울 따름이었다.


이렇듯 올해 나의 봄은, 서울의 봄은 따릉이와 함께 할 예정이다.

따릉이를 통해 건강도 챙기고 환경도 생각하는 서울 시민이 되어보고자 새로이 다짐(?)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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