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더십과 뛰어난 학업성적, 활동성을 바탕으로 자신감과 성취욕이 넘치는 여성을 가리키는 말
- 2007년 아동·청소년 심리학자인 댄 킨들런(Dan Kindlon)이 펴낸 <알파걸: 신 미국소녀, 그들이 세계를 어떻게 바꾸는지에 대한 이해>라는 책에서 비롯됨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두산백과)
한동안 유행처럼 번졌던 '알파걸' 열풍이 있었다. 위에 사전적 의미를 언급하기도 했지만 알파걸은 '뭐든 잘하는 여성'의 대명사로 알려졌다. 이들은 사회적 불평등을 겪지 않아도 되는 환경 속에서 자라고, 아들과 전혀 다르지 않은 방법으로 교육받았다. 그래서 건강하고, 긍정적이고 자신 있는 태도로 자신의 재능과 꿈을 키워나간다는 특징이 있다고 한다.
실제로 날이 갈수록 각종 시험에서 여성의 합격률이 남성에 육박하고, 알파걸들은 점점 사회의 각 분야에 활발히 진출하기도 했다. 돌이켜보면 대기업에서 대졸 여성 공채를 뽑기 시작한 것이 1980년대 후반이라고 하니 여성의 활발한 사회진출역사는 그리 길지 않음에 또 한 번 놀랄 뿐이다.
나 또한 이 알파걸 속 어딘가에 속한 삶을 살아왔다. 적어도 출산 전까지는 말이다. 남녀차별을 겨의 겪지 않고 자라며 교육받고 사회에서 일을 시작했다. 물론 소위 말하는 '유리 천장'이야 있었지만 그건 어느 곳이나 크게 다르지 않고 점차 환경이 나아지고 있는 것에 위로를 받는 바다.
알파걸이 전업주부가 되기까지
단언컨대 평생 단 한 번도 전업주부가 되고픈 꿈을 꾼 적이 없었다. 지금은 나의 목표이자 로망인 '현모양처'마저도 전업주부와 동일선상에서 이해되곤 했다. 전업주부라면 '집에서 남편과 자식 뒷바라지하는, 경제인구도 아닌 조금은 뒤쳐진 사람'이라는 부정적인 이미지만 가득했다. 그러나 지금은 잘 안다. 이것이 굉장히 위험하고 왜곡된 시선이라는 것을.
잘 나가던 알파걸들이 사라지는 이유를 신문에서 본 적이 있다. 가장 큰 이유는 가사와 육아의 이중고로 인한 경력단절과 기업의 폐쇄적인 조직문화라고 한다. 충분히 공감 간다. 나 조차도 이런 이유로 인해 직장을 그만두게 되었으니 말이다.
직장을 그만두게 된 나의 사연은'출산과 육아'라고 요약할 수 있다. 그래, 그 정도로만 해두자. 대부분 경력단절 여성(경단녀)의 스토리이니 무척 특별하지는 않다. (나의 퇴사 이야기에 대한 더 자세한 내용은 '세 번째 퇴사는 괜찮을 줄 알았습니다'를 참고하시길)
직장은 그만뒀지만 일은 그만두지 않았습니다
직장을 그만둘 때는 후련하다는 심정과 동시에, 그동안의 나의 노력과 삶이 부정당하는 느낌이었다. 그러나 한참 후에야 깨달았다. 나는 직장을 그만둔 것이지 '일'을 그만둔 것이 아니라는 걸 말이다.
가정을 꾸리고 시간이 갈수록 내가 해야 할 역할은 오히려 늘어만 갔다. 아내, 딸, 며느리로서의 역할 그리고 무엇보다도 나의 손길을 가장 많이 필요로 하는 아이들까지.
왜곡된 시선으로 바라본 전업주부는, 집에서 집안일에 육아를 하는 그저 그런 존재였지만 전업주부의 삶은 생각보다 다이내믹하고 여러 분야에서 동시에 잘 관리되어야 하며 체력을 요하는 그런 일이었다.
게다가 내가 잘해오고 노력했던 '업'에 대한 끈을 놓치고 싶지 않아서 아이가 통잠을 자기 시작한 순간부터는 책도 읽고 공부도 틈틈이 하려 노력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둘째가 태어났다는 반전이 있었긴 했지만.
알파걸의 전업주부 생활은 뭐가 다를까?
주부로서의 삶은 집집마다 크게 다르지 않을 테지만, 알파걸이라는 프레임으로 해석한 전업주부 라이프를 기록하는 것은 재밌고 의미 있을 것 같단 생각에 글을 쓰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