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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다이구 Jul 27. 2024

만남은 늘 소중히 합시다

나에게 주어진 것에 대해 소중히

'재미없는 사람의 재미없게 사는 법' 시리즈에서 시간을 생산적으로 보낼 수 있는 몇 가지 취미활동 등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하지만 오늘의 에피소드는 취미활동에 관한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는 고등학교 1학년부터 해외와 국내를 자주 왔다 갔다 했습니다. 그래서인지, 아니면 그냥 제가 내향적인 사람이어서 그런 건지 몰라도 친구가 별로 없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니 제가 남들에게 연락을 자주 하는 스타일이 아닌 것이 가장 큰 이유이지 않나 싶습니다.


저처럼 재미없게 사는 분들 모두 비슷한 경험이 있으리라 믿습니다. 어떠한 이유로 인간관계에 소홀해지거나, 일부러 피하거나, 아니면 그냥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타입일 수도 있습니다. 사람들과 만나는 게 귀찮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재미없게 사는 사람들은 이 만남을 정말 소중히 여겨야 합니다.


저는 친구와 만나면 뭐라도 하나는 제가 살려고 합니다. 그것이 식사가 될 수도, 간식이 될 수도, 커피 한 잔이 될 수도, 아니면 그냥 사소한 것이라도 말입니다. 사소한 선물을 준비해갈 때도 있습니다. 물론 재정상태가 어려울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는 적어도 '텐션'을 떨어뜨리지 않기 위해 노력합니다. 웬만하면 전 날에 일찍 잠에 듭니다. 어쩔 수 없이 컨디션이 안 좋을 때도 최대한 티를 내지 않기 위해 노력합니다. 약속 시간에는 반드시 10분 정도는 일찍 도착하려고 노력합니다. 사진이나 영상을 많이 찍어서 보내기도 합니다. 가끔은 간단한 영상편집을 해서 보내기도 합니다.


길게 늘어뜨려 이야기했습니다만, 어쩌면 당연한 것 드리고 사소한 것들입니다. 하지만 이런 작은 배려가 상대방에게 자신과의 만남을 소중히 하고 있다는 표시가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만남'은 비단 친구만을 뜻하는 것이 아닙니다. 카페 아르바이트생, 같은 지하철을 타고 출퇴근을 하는 사람, 식당 사장님, 아파트 이웃, 늘 같은 시간대에 운동하는 헬스장 회원님 등 우리는 정말 여러 사람을 마주칩니다.


저처럼 재미없게 사는 사람들은 다들 비슷할 거라고 생각됩니다만, 하도 집에 혼자 있는 시간이 많다 보니 표정이 굳어지게 됩니다. 게다가 저처럼 눈이 양 옆으로 길게 찢어지고 입꼬리가 내려가 있는 사람은 무표정으로 있으면 어딘가 아파 보이거나 언짢아 보이기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가끔 거울을 보면서 웃는 연습을 합니다.


처음 보는 사람에게도 웃으면서 인사를 하는 것? 압니다. 내향인에게는 이것 조차 아주 힘든 일입니다. 저도 힘듭니다. 하지만 그냥 참고합니다. 몇 번 하다 보면 익숙해집니다. 그렇게 카페에서, 식당에서, 헬스장에서, 도서관에서, 서점에서,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웃으면서 인사를 하다 보면 재미있는 일이 생깁니다.


제가 자주 가는 카페가 두 곳 정도 됩니다. 지금은 가면 제가 늘 시키는 메뉴를 알아서 주문해주시기도 하고, 이런저런 사소한 이야기를 나누기도 합니다, 식당에서는 서비스를 주시기도 하십니다. 심지어는 처음 간 식당, 혹은 두 번 정도 방문한 식당에서 '청년이 참 예의 발라'하시면서 서비스를 주신 적도 있습니다. 헬스장에서 자주 마주치는 회원님과 쉬는 시간에 이야기를 나누거나 같이 운동을 하기도 하고, 도서관 사서분의 이야기를 듣기도 합니다.


저희 같은 내향인에게 '웃음'은 여러 의미가 됩니다. 먼저 저희는 먼저 말을 걸지 못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혼자 앉아서 무표정으로 공허하게 어딘가를 응시하며 멍 때리기만 하고 있으면 다른 사람도, 외향적인 사람도 저희에게 말을 걸기 꺼려지게 될 겁니다. "뭔가 기분이 안 좋나?" 하고 생각하게 될 겁니다. 말은 건네지 못해도 '웃음'은 건넬 수 있습니다. '웃음'을 건네줌으로써 '난 당신에게 호의적입니다.'라는 메시지도 같이 건네주는 겁니다. 하지만 여기서 짚고 넘어갈 문제가 있습니다. 어색한 웃음, 하. 하. 하. 하고 어색하게 꿈틀거리는 입꼬리는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그러니 거울을 보면서 자신의 웃음을 연습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웃음은 '특별함'을 의미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무표정으로 있습니다. 그러니 웃음은 블루 오션 같은 것입니다. 웃는 표정을 지닌 사람은 소수이니 웃음으로 상대를 대하면, 그 상대가 나를 더 잘 기억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저희 재미없게 사는 사람은 자신을 다른 사람에게 각인시킬 수 있는 '끼'가 남들보다 떨어집니다. 애초에 잘 나서질 않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우리를 다른 사람에게 각인시킬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이 바로 '웃음'입니다.


그 잠깐의 대화, 혹은 친절을 얻기 위해 굳이 그런 일을 해야 하는가?라고 물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잠깐의 시간들이 모여 결국에는 하루가 완성됩니다. 잠깐의 친절과 호의가 결국엔 모이고 모여 즐거운, 긍정적인 하루를 만듭니다. 반대로 잠깐의 무관심이 모이고 모여 결국엔 아무 일도 없는 무미건조한 하루가 됩니다.


우리 재미없게 사는 사람들에게 '웃음'과 '친절'이 얼마나 필수적인지 이제 감이 잡히시리라 믿습니다. 쑥스러움과 귀찮음으로 그냥저냥 지나가면 정말 재미없는 하루가 되는 것이고, 그 감정을 이겨내고 친절을 베풀면 그제야 '제대로 재미없는 하루'가 시작되는 것입니다.


"그렇게 살면 우울하거나 외롭지 않아?"라는 걱정의 말을 이따금 듣습니다.


아주 아니라고는 못하겠습니다. 그건 분명 거짓말입니다. 하지만 분명 제 하루는 여러 사람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친절과 호의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서비스업 종사자의 인위적인 미소일지라도 그 미소에 감동하고 감사함을 느낍니다. 먼저 인사를 건네주시는 이웃들에게 감사합니다. 좋은 말을 해주는 직장동료, 몇 달에 한 번씩 만나거나, 안부 연락을 해주는 친구, 관심을 가져주시는 택시기사님, 인사를 해주시는 버스기사님, 저를 알아봐 주시는 단골 카페 사장님과 파트타이머분들, 그리고 집에 들어갈 때마다 반겨주는 강아지까지.


그냥 지나친다면 없는 일이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사소한 친절과 호의에 감동하고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면, 분명 그들도 여러분의 사소한 친절과 호의를 그냥 지나치지 않을 겁니다. 그리고 그렇게 만들어진 하루는 분명 더욱 풍성해질 겁니다. 이왕 재미없게 사는 거, 풍성하게 재미없는 삶을 살아봅시다.


라고 말하지만 저도 어지간히 내향인인지라 아직 어렵군요. 대화가 길어지면 어떻게든 빨리 도망치고 싶습니다. 역시 혼자가 편하긴 합니다. 그래도 이 세상 혼자 살아갈 순 없으니깐요...


재미없게 사는 여섯번째 TIP

사람 만나는 것... 귀찮습니다... 하지만 소중히 여깁시다!

웃음은 생각보다 많은 도움이 됩니다.

작은 친절과 호의를 베풀며 삽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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