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은 하류와 상류에 동시에 존재한다.
무엇이 무엇인지 알 수가 없다.
내게 영혼이 존재하는지, 정신이 존재하는지, 인식이 존재하는지 조차 확신할 수 없는데 무엇을 확실할 수 있단 말인가.
이 모든 것은 영혼인지 전기신호인지 모를 것들에 의해 정해지고 있다.
이 세계가 누군가에 의해 창조되었는지, 혹은 우연히 탄생이 된 것인지조차 확신할 수가 없는데 이 세상에 대해 무엇을 알 수 있단 말인가.
이러한 의문들은 잠자기 전 어두운 천장에 떠돌았다. 어둠 속에 겨우 흐릿하게 형체를 유지하는 다양한 물건을 바라본다. 너무나 흐릿해서 어느 물건도 어느 것이라 확신할 수 없다.
피곤에 지쳐 점점 의식에 땅거미가 질 때 문득 한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그것이 정말 중요한 문제인가? 정말 중요한 문제는 지금 내가 어떻게 행동하느냐다."
왜냐하면 그것은 분명히 사실이고 진실이기 때문이다.
싯다르타의 깨달음은 강은 시작부터 끝까지; 가끔은 거품을 만들고, 가끔은 낙엽을 싣고, 바위에 부딪히고, 탁했다가, 투명했다가, 푸른빛을 띠기도, 아이들이 뛰놀기도, 물고기가 물장구를 치기도, 누군가 배를 타고 건너기도, 누군가 그 속에 익사를 하는 그 모든 일련의 사건이 동시에 일어난다. 하지만 강은 그저 강으로 존재한다. 현재에 충실히, 과거에 충실하며, 미래에 충실히. 하류와 상류에 강은 동시에 존재한다.
시간은 허상이다. 과거가 미래에 영향을 주듯, 미래가 현재에, 현재가 과거에 상호 간 영향을 끼친다.
그러니 중요하건 현재의, 아니, 이곳의 '나' 뿐이다. '나'는 과거와 미래를 결정짓는다. 내가 과거의 나에게 말을 건넨다. 미래의 나에게 말을 건넨다.
창조된 세상에 살기로 마음먹고 그렇게 행동하면 이 세상은 창조된 세상이 된다. 탄생한 세상에 살기로 마음먹고 그렇게 행동해면 이 세상은 탄생한 세상이 된다.
영혼이 존재하듯 행동하면 나에게 영혼이 생기고, 없듯 행동하면 영혼이 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