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뢰밭똥

바지에 똥 싸는 공무원 세 번째 이야기

by 태리우스

주의!

이 이야기는 100% 실화를 바탕으로 합니다. 응가에 대한 아주 디테일한 내용이 표현되기 때문에 읽으시는 동안 마음이 불편하실 수 있습니다. 평소 비위가 약하시거나 더러운 이야기를 좋아하지 않으시면 절대로 읽으시면 안 됩니다!



저는 군대를 최전방으로 갔습니다. 을지부대라고 12사단입니다. 전방 GOP 철책 근무를 섰습니다. 어느 날이었습니다. 날씨가 화창했던 날로 기억합니다. 최전방은 군인과 군차량이 이동하는 길이 모두 흙길입니다. 아스팔트로 하면 좋을 텐데 흙길을 사용합니다. 전쟁 시에 우리 군이 후퇴하게 될 때 적들의 이동로가 되지 못하도록 쉽게 파괴하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하지만 흙길은 조금만 비가 와도 잘 유실됩니다. 그래서 비가 오면 흙길이 유실되지 않도록 보수하는 것이 군인들의 중요한 일과 중에 하나였습니다.


모두가 아시겠지만 전방은 지뢰밭이 있습니다. 흙길과 지뢰밭 사이에는 지뢰라고 적혀있는 빨간색 삼각형 표지판이 철조망에 연속해서 걸려있습니다. 그날은 길을 걷는데 갑자기 똥이 마려웠습니다.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도저히 참을 수 없어 똥을 쌀 곳을 서둘러 찾았습니다. 아무리 남자들만 있는 군대지만 길바닥에서 똥을 쌀 수는 없었습니다. 지뢰밭으로 들어가서 똥을 싸고 싶었지만 지뢰 표지판을 넘어 지뢰밭에 들어가는 것은 목숨을 거는 행동이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용기를 내서 지뢰밭으로 들어갔습니다. 풀밭이 있는 흙바닥은 지뢰가 있을 수 있으니 징검다리를 건너듯 바위들을 밟으며 포인트를 찾았습니다. 너무 깊이는 안 갔습니다. 지뢰밭 깊은 곳은 정말 위험합니다. 큰일 납니다. 가까운 튼튼한 바위 위에 자리를 잡고 시원하게 똥을 쌌습니다. 마무리는 나뭇잎으로 처리를 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다행히 안전하게 똥을 싸고 지뢰밭에서 나가려고 하는데 어떤 군차량이 앞에 서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어떤 간부가 지나가며 지뢰밭에 들어간 저에 대해 지적을 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날 밤 우리 소대장님이 상부에 보고하면서 김태우 상병 지뢰밭에서 똥 싸다 적발됐다고 말한 기억이 있습니다. 지뢰밭에서 똥 싸다가 걸린 병사가 된 것이 재밌었습니다. 지나고 보니 목숨 걸고 지뢰밭에 들어가서 똥을 싼 게 잘 한 행동인가 싶습니다. 최전방에 있는 지뢰밭은 정말 무서운 곳이기 때문입니다. 그날 화창한 비무장지대의 지뢰밭과 제가 밟고 지나갔던 바위들이 기억납니다. 그 철없던 청년이 보고 싶습니다. 시간은 되돌릴 수 없기에 무엇보다 소중한 것 같습니다.


군대에서 똥이야기를 기억하다 보니 또 떠오르는 일이 있습니다. 저는 6개월 정도 최전방에서 취사병을 했습니다. 취사병은 일찍 일어나서 밥을 합니다. 전방이 힘들다고 하지만 오히려 국가에서 지원을 잘해줘서 편했습니다. 난방 기름도 충분해서 막사가 따뜻했고 뜨거운 물도 잘 나왔습니다. 생명수당 같은 특별수당이 있어서 월급도 많아 저녁에는 내무반에서 간식도 많이 먹었습니다.


많이 먹으면 또 많이 싸겠지요? 아침에 혼자 취사실에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서 배변소식이 자주 왔습니다. 하지만 화장실이 멀리 있고 조리를 해야 하기 때문에 왔다 갔다 하기가 귀찮았습니다. 멀어봐야 바로 앞인데 게을러서 그랬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취사실 중간에 있는 하수구에 대고 똥을 몇 번 쌌습니다. 그러다 어느 날 같이 일하는 취사병에게 걸린 일이 있었습니다. 그 군인은 저를 보자마자 고개를 돌리고 밖으로 나가 못 본 척해줬습니다. 저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날 이후 저는 조리실에서는 똥을 싸지 않았습니다.


제가 취사병을 했을 때는 한 겨울이었습니다. 똥이 마려우면 저는 취사실 밖으로 나가 하얀 눈밭 위에 똥을 쌌습니다. 전방은 눈이 많이 옵니다. 하얀 눈이 가득 쌓인 공터에 아무 데나 똥을 싸는 거죠. 오늘은 여기, 내일은 저기, 아무리 많이 똥을 싸도 눈들이 덮어주니 아무도 몰랐습니다. 저도 제가 싼 똥의 위치를 잘 몰랐습니다. 화장실을 안 가도 되니 너무 편했습니다. 그렇게 겨울을 보냈습니다. 춥고 길던 겨울이 지나고 봄이 왔습니다. 시냇가도 녹고 점점 따뜻해지며 쌓여 있던 눈들이 녹았습니다.


저는 깜짝 놀랐습니다. 겨울 동안 제가 쌌던 똥들이 공터 여기저기에서 그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습니다. 마치 지뢰밭의 지뢰처럼 거무튀튀하고 퉁퉁한 똥들이 취사실 옆 공터 여기저기에 쌓여있었습니다.


그 똥들은 누가 치웠는지 궁금합니다. 제가 치운 기억이 없거든요. 비가 와서 씻겨 내려갔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아무나 갈 수 없는 전방. 비무장 지대를 사이에 두고 서로 총을 겨누고 있는 불안한 현실이지만 아름다운 자연이 고스란히 보존된 전방의 공기를 다시 한번 맡아보고 싶습니다. 빨리 통일이 돼야 가볼 수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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