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소설
내 이름은 야옹이 10화

학교폭력 전성시대 : 남한 & 북한

by 태리우스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자 그날 밤 기쁜 마음으로 다시 웅이에게 국제전화를 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잘못된 전화번호라는 안내음성이 들렸다.


'그럴 리가 없는데...'


몇 번을 다시 시도했지만 역시 같은 음성이었다.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해서 입국장을 나서니 수많은 인파와 기자들이 몰려 플래카드를 들고 나를 환호했다. 꿈만 같았다. 이 모든 일이 웅이를 만나서부터 시작된 것이었다. 내가 가장 먼저 달려간 곳은 우리 집이 아닌 웅이네 집이었다. 웅이네 집에 벨을 누르니 낯선 목소리가 들렸다. 어떤 아주머니였다.


"여기 웅이네 아닌가요?"


스피커에서 낯선 아줌마의 목소리가 나왔다.


"웅이란 사람은 모르고 전에 살던 사람들은 4달 전에 이사를 갔어요."

"네? 이사를 갔다고요?! 진짠가요?"

"네! 그럼 거짓말을 하겠어요?!"

"아.... 네....."


웅이가 나에게 말도 안 하고 이사를 갔다는 게 당황스러웠다. 웅이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건가 싶어 걱정이 됐다. 복잡한 마음으로 집에 도착했는데 웬 고급 검은 승용차가 집 앞에 서있었다. 집으로 들어가니 검은색정장을 입은 남자 두 명이 엄마와 아빠와 대화를 하고 있었다. 두 분은 심각하게 두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내가 들어가자 엄마가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나를 바라봤다.


“누구세요....?”


낯선 남자들에게 내가 물었다. 아빠가 말했다.


“국정원에서 나오셨데....”

“국정원이요....?”

“양웅 씨 안녕하세요. 국정원 대북대테러 담당 김 차장이라고 합니다. 우선 금메달 따신 거 축하드립니다. 양웅 씨의 천재적인 신체능력을 국가를 위해 다시 한번 사용해 주시길 부탁드리려고 이렇게 찾아뵈었습니다. 대통령각하의 지시사항입니다.”

“네? 대통령이요…?”

“네 아시다시피 국정원 대테러국은 전 세계에 내로라하는 군인, 격투기 출신들이 목숨을 걸고 나라를 위해 일하는 곳입니다. 각하께서 이번 올림픽을 통해 양웅 선수를 눈여겨보셨다고 합니다. 특별 지시사항으로 국정원장님께 영입을 지시하셨습니다. 다른 곳에 스카우트되시기 전에요.”

“조건은 이렇습니다. 국정원 대북대테러국에서 10년 근무를 하게 되십니다. 총 25억이 일시금으로 지급됩니다. 업무 특성상 중간에 불의의 사고를 당할 수 있으며 국가에서는 상황에 따라 요원의 신분을 부인할 수 있습니다. 절대적으로 신분은 극비사항이며 발각 시 제3 국으로 망명을 하게 됩니다.”

“잠시만요…. 저는 한 번도 국정원에서 일할 생각을….”

“네 혼란스러우신 것 압니다…. 하지만 저희도 대통령 각하의 지시사항으로 급하게 찾아뵙게 되어 죄송합니다.”


그때 국정원 직원 핸드폰으로 전화가 울렸다. 바로 전화를 받았다.


“네 원장님. 네 알겠습니다."


국정원 직원은 짧고 정확하게 대답한 뒤 전화를 끊었다.


“각하께서 우선 각하 옆에 두고 싶다고 하십니다. 경호실에서 근무하시는 방향으로 변경되셨습니다.”

“같은 조건으로 경호실에 근무하시게 되면 훨씬 안전하십니다. 걱정 안 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


국정원 직원은 부드러운 말로 부모님을 안심시켰다.


“아…. 네….”


현재 경호실 직원의 연봉보다 5배 이상 높습니다. 이외에 생명수당을 비롯한 특수수당까지 합치면 정말 좋은 조건입니다. 국가와 대통령을 위해 일해 보시죠. 나는 평소에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던 경호실 스카우트 제안에 놀랐지만 이것도 내게 주어진 기회라고 생각했다. 웅이를 만난 것이 내 인생의 기회였던 것처럼. 나는 바로 대답했다.


“네, 알겠습니다.”


언제나 우유부단하게 선택을 못하고 지지부진했던 아들이 결단력 있게 결정하는 모습을 보고 부모님도 놀라시며 자랑스럽게 나를 바라보았다. 무엇보다 국가를 위해 일한다니 기분이 좋았다. 부모님도 경호실은 대우와 처우가 좋다고 알고 있어 좋아하셨다.


“네. 잘 생각하셨습니다.”

“그럼 며칠 뒤 다시 연락드리겠습니다.”


나는 대통령 경호실에 들어갔고 3년을 근무했다. 나는 대통령의 최근접 경호원으로 임명되었다. 대통령 찍히는 사진에 매번 함께 나오는 경호원으로 다시 한번 유명세를 탔다. 선글라스를 끼고 있었지만 사람들은 모두 나를 알아봤다. 유도왕 경호원이라 별명으로 대통령의 그림자가 되어 일했다. 바쁜 경호 업무 속에서도 웅이를 찾아보려고 했지만 찾을 수 없었다.


대통령 임기를 6개월 남기고 우리나라에서 G7 국제회의가 열리게 되었다. 그런데 국정원에서 첩보가 수집되어 대통령 경호실로 통보되었다. 이번 회의 때 북한에서 테러를 감행한다는 첩보였다. 서방국가의 대북 압박과 보수정권의 남조선 대통령이 북한과의 관계를 냉전체제로 만든 것에 대한 심판론이었다. 북한 정예 특수부대원 4명이 남파된다는 첩보였다. 국정원과 경호실의 긴급회의가 잡혔다. 이번에 남파한 북한공작원에 대한 정보였다. 3년 전 헝가리 테러범으로 지목된 북한 공작원 4명이 유력하다고 했다. 모니터 화면에 사진이 떴다. 나는 숨이 멎는 것 같았다. 웅이와 너무 닮은 청년이었다. 웅이보다 훨씬 나이 들어 보였지만 시간이 지나면 웅이가 저런 청년이 되어있을 것 같았다.


“이름 불명 나이 불명 모든 것이 불명합니다. 유일한 단서는 3년 전 헝가리 테러의 유력한 용의자로 북한 특수요원으로 추정되며 최근 인천 부둣가에서 비슷한 인물이 발견되었다는 첩보입니다. “


국정원 직원의 브리핑이 이어졌다. 여자 1명, 남자 2명의 사진을 더 보여줬다. 처음 보는 인물 사진이었다.

모두 이름 불명, 나이 불명 국적만 북한 추정이었다. 현재 경찰이 이들의 신원을 확인 중이며 국제회의 전에 체포 및 사살해야 한다는 상부지시라고 전했다. 지난주 인천의 한 모텔에서 4명의 행적이 파악되어 경찰 특공대 20명이 작전에 투입되었다가 우리 측 모두가 당했다고 추가 설명했다. 특이하게 팔다리에만 총격을 입어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다고 했다.


707 특공대에서 2차 작전을 진행 중이며 포위망을 좁히며 추격 중이라고 했다. 현재 성남 쪽으로 이동 중인 것으로 파악되며 G20으로 국내외 언론과 외신의 이목이 집중되어 있어 극비 작전을 진행 중이라고 했다. 다행히 민간인 피해는 없다고 했다. 707 특공대, 국정원, 경호실 특수분대, 수도방위사령부가 합동으로 작전을 진행한다고 설명하는데 군인 한 명이 브리핑을 하는 중령게게 달려와 귓속말을 했다. 중령의 표정이 더욱 심각해지며 말했다.


"경호팀도 금일 성남으로 출동하셔야 합니다.”


우리나라의 CCTV 수량과 기술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AI기술을 기반으로 인물추적기술이 개발되어 추적률이 98퍼센트에 이른다고 했다. 성남의 2개의 모텔로 북한 공작원의 위치가 파악되었다. 목숨을 건 작전이었다. 부모님께는 야간 근무라고 하고 안심을 시켜드렸다. 위치를 파악하고 성남 무궁화모텔 3층으로 40명가량이 잠입했고 백록담모텔에 40명이 잠입했다.


무궁화모텔 옥상에 10명 1층에 10명 2층에 10명 3층 10명 투입되었다. 특수부대들이 3층 302호로 서서히 다가갔다. 그런데 갑자기 2층에서 총소리가 났다. 2층 창문 깨지는 소리와 함께 검은색 옷을 입은 누군가가 추락했다. 떨어진 사람은 비명과 함께 바닥에 뒹굴었다. 옥상에 있던 요원들이 총을 겨누자 빨간색 포인터 불빛 수십 개가 남자의 머리와 가슴 위로 어지럽게 움직였다.


“살려주세요! 쏘지 마세요! 저 짜장면 배달부예요!”


남자가 소리쳤다. 망토를 벗으니 20대의 청년이었다.


“어떤 여자가 짜장면을 시키고 갑자기 저를 잡아서 창문에 던졌어요.!”


짜장면 배달부가 주목을 끈 사이 2층에서 다시 총소리가 들렸다. 우리 측 요원들이 당했다는 무전이 들렸다. 다른 호수 2층 창문에서 한 사람이 뛰어내리며 도망쳤다. 3층에서도 갑자기 총성이 들렸다.


'피융 피융 피융!'


순식간에 7명이 당했다. 팔과 다리에 총을 맞고 쓰러진 요원들이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그리고 무언가 내 뒤통수를 강하게 내려쳤다. 나는 본능적으로 쓰러지면서 몸을 돌려 총을 쐈다.


'억!'


누군가 총에 맞은 것 같았다. 검은 복면을 쓴 사람이 한쪽 손으로 팔을 잡고 나를 향해 총을 조준하며 서있었다.


“총 내려놓으라우. 뒈지고 싶지 않으면 존간나 새끼야.”


남자가 말했다. 그런데 목소리가 낯익었다. 나는 눈앞에 싸늘하게 날 향해있는 남자의 총구를 보고 죽음의 공포에 온몸이 벌벌 떨렸다. 하지만 나도 그 사내를 향해 겨눈 총을 거두지 않았다. 복면을 한 사내가 나와 눈을 마주치더니 흠칫 놀랐다.


“아니. 이게 누구냐. 웅이냐?”


'나를 알아?'


북한공작원이 내 이름을 안다는 게 놀라웠다. 그 사람은 복면을 벗었다.


“나 못 알아보겠니?"


어디선가 많이 본 중년의 남자가 보였다. 그 사람은 교장선생님이었다.


"교장선생님...?"

“기래. 맞다야. 니 교장선생님이디. 세상 좁구만 기래, 너를 여기서 보구!”


그때 북한 공작원 두 명이 더 올라왔다.


"동무 빨리 쏘고 나오라요! 오서!”


그들이 소리쳤다.


“야야~ 이게 누군 지 아네?”


교장선생님 말했다.


“무슨 상관입니까? 고조 어서 죽이고 내려오시라요!”

“얘, 웅이야! 웅이!”


나는 교장선생님 뒤에 있는 사람들을 보기 위해 몸을 움직였다. 복면을 쓴 남자와 여자가 있었다.

여자가 총구를 겨누면서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웅이 오빠…?”


'영구?'


영구의 목소리 같았다. 그때 여러 대의 경찰차 사이렌이 울렸다. 교장선생님은 손으로 내 어깨를 툭툭 치며 말했다.


“웅아. 만나서 반가웠다. 살아야 한다. 반드시 살아야 해!”


말하며 총을 거두고 돌아섰다. 다른 남자는 나에게 총을 겨누고 쏘려고 했다. 하지만 교장선생님이 움켜쥔 총을 막으며 말했다.


"쏘디 마라."


남자는 천천히 총을 거두고 뛰어 내려갔다. 나는 총구를 겨누고 있었지만 그들을 쏘지 못했다. 쓰러진 체 자리에서 움직이지 못하고 거친 숨이 몰아치고 혼란스러웠다. 이를 악물고 정신을 차려 일어섰다. 창문 쪽으로 가보니 검은 차에 3명이 서둘러서 타고 있었다. 운전석에는 검은 옷을 입은 사람이 한 사람이 있었다. 나는 그들을 향해 다시 총을 겨눴다. 그때 운전석의 남자가 나를 올려다보았다. 잠깐 우리는 서로를 봤다. 그 남자는 나를 향해 총을 겨누지도 않고 멈춰있었다. 검지 손가락으로 방아쇠를 당기려 하는데 설마 하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설마.... 웅이....?'


나는 결국 쏘지 못했고 테러범들은 도주했다.


'설마. 웅이일까?'


나는 털썩 주저앉았다. 지역경찰들과 응급차가 왔다. 다른 요원들은 모두 총격상을 입었고 오로지 나만 후두부에 가벼운 찰과상 치료를 받았다. 병실에 누워 있는데 어떤 간호사기 들어왔다. 간호사는 쪽지를 하나 주고 갔다. 쪽지를 열어보았다.


'비상구로'


나는 일어나 주위를 살핀 뒤 비상구로 갔다. 비상구 문을 열자 여자 한 명이 서있었다. 여자가 몸을 돌리니 얼굴이 보였다. 오랜만에 보는 영구였다. 영구 얼굴이 많이 야위고 차갑게 느껴졌다.


“영... 영구야....”

“쉿!”


조용하라며 손짓을 했다.


“영구야. 잘 지냈니? 웅이는?”

“오빠… 긴 얘기 못해… 오빠 이번 작전에 빠져… 우리가 오빠를 죽일 수는 없어. 제발. 이 말하려고 목숨 걸고 온 거야."

“웅이도 같이 있니?”


영구가 고개를 끄덕였다.


“영구야. 내 말 잘 들어 지금이라도 자수해 그러면 살 수 있어 내가 각하에게 말해볼 게”

"진짜...?"


영구가 놀라서 물었다. 하지만 잠시 고민한 영구는 힘없이 고개를 저었다.


“아니야. 오빠…. 우린 당의 임무를 수행해야 돼. 안 그러면… 우리 가족은 다 죽어…”

“오빠. 부탁이야. 제발 이번 작전에 오지 마. 계속 병원에 있어야 돼… 알았지?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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