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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로하 Sep 27. 2023

새로운 도전

당신을 자극할 새로운 도전은 언제나 있게 마련이다.

당신을 자극할 새로운 도전은 언제나 있게 마련이다.

                                                                                                               - 숀 코네리


  두 번째 공연도 끝났고 송년회도 파티도 모두 끝났다.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다. 춤을 시작하면서 꿈꿨던 일을, 그것도 두 번이나 했는데도 여전히 연습하러 나오고 있었다. 이제는 저녁에 학원에 나오는 것이 정말 일상, 습관이 되어서 그 시간만 되면 몸이 먼저 움직였다. 학원에는 나왔지만 그전처럼 재미있지는 않았다. 꿈을 이뤘다는 생각에 어느새 지루해졌기 때문이다. 성인반은 또다시 나 혼자뿐이었다. 춤에 대한 의견은커녕 지루함을 나눌 동료도 없었다. 내가 너무 의욕이 떨어진 것처럼 보였나 보다. 어느 날 선생님은 대회에 나가보지 않겠냐며 권했다. 7월에 양구에서 대회가 있다고 했다. 강원도 양구는 한반도의 한가운데, 정중앙에 위치해 있다. 사람 몸으로 치면 배꼽이다. 여기에 착안해서 양구는 국토의 정중앙, 한반도의 배꼽으로 포지셔닝해서 도시를 홍보하고 있다. 매년 7월에 배꼽 축제라는 큰 지역 축제를 여는데, 축제의 가장 큰 행사 중에 하나가 벨리 댄스 페스티벌이다. 배꼽 도시에서 열리는 배꼽 댄스 경연대회인 셈이다.

전국 규모의 대회 중에서도 가장 큰 규모이고 권위 있는 대회란다. 아이들은 지난해에 참가해서 좋은 성적을 거뒀다고. 올해도 모두 참가한다며 내게도 같이 가자고 했다. 대회라니... 그것도 혼자서 하는 독무 부문이다. 말도 안 된다며 거절했다.



그날 집으로 돌아오는 길 내내 선생님의 목소리가 귀에 맴돌았다. 공원을 걸을 때는 선생님과 함께 걷는 것 같았다. 떨쳐 내기 위해 공원을 힘껏 뛰어봤지만 선생님의 목소리는 사라지지 않았다. 집에 돌아와 배꼽 축제와 대회를 검색해 봤다. 참가자들의 동영상을 보니 역시나 아마추어가 끼어들  만한 곳이 아니었다.

‘다들 너무 잘하잖아.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야.’

‘이미 꿈을 이뤘잖아. 이제 그냥 쉬엄쉬엄 해’ 

‘나 혼자 어떻게 해?’ 

‘양구는 너무 멀어’

하지 못할 이유는 많았다. 게다가 당시는 연구원을 하던 때라 매주 과제를 하기에도 시간과 에너지가 부족할 때였다.

‘하지만 하고 싶은 걸. 나도 무대 위에 서고 싶어.’

나도 모르고 있던 속마음의 소리가 끼어들었다. 나쁜 짓을 하다 들킨 것처럼 화들짝 놀랐다. 얼굴이 화끈거렸다. 심장이 두근대기 시작했다.

‘그래, 한다고 하자. 그냥 양구 하루 놀러 갔다 온다고 생각하면 되잖아’

해야 할 이유는 딱 한 가지였다. ‘그냥 하고 싶다’. 대회 준비하는 아이들을 계속 볼 텐데 그때마다 후회할 것 같았다.

다음날 선생님께 말씀드렸다. 공연 때 했던 곡을 충분히 연습했고, 여전히 기억하고 있으니 그 곡으로 하고 싶었다. 하지만 선생님의 의견은 달랐다. 그 곡은 듀오용이고 솔로용 안무는 달라야 한다는 거다. 아직 시간이 충분히 있으니 새로운 음악에 안무를 새로 짜서 연습하자고 했다. 나만을 위한 안무라고? 역시 잘 결정한 것 같았다.

더 이상 연습이 지루하지 않았다. 학생이 한 명이라 개인 교습을 받을 수 있는 것도 좋았다. 물론 선생님께는 너무 미안했지만... 미안한 마음과 고마움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더 열심히 연습했다.



그림 출처: https://eaff.eu/en/festivals/465-2339-international-dance-competition-vienna-dance-op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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